와시 첫날밤의 안대 · 제2화설정≡

첫날밤의 안대제2화

이 화는 약 1702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내가 세수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이도훈의 문자가 왔다.

[하연이는 내가 잘 챙길게. 오늘 밤은 내 신부니까.]

도발적인 문자와 함께 사진 한 장이 전송되었다.

사진 속 키 큰 남자는 한 손으로 여자 주인공의 머리카락을 잡고 세면대에 밀어붙인 채, 다른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세면대 거울을 통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진의 각도 때문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있었지만 중요 부위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여자의 얼굴은 매우 선명했다.

성하연의 쾌락에 젖은 표정과 몽롱한 눈빛에 마음이 욱신거렸다.

하지만 곧 가슴을 쓰다듬으며 씁쓸하게 웃었다. 더 이상 그녀에게 기대할 것도 없었으니까.

이도훈은 그녀와 결혼해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속물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녀가 좋다니 나는 기꺼이 도와줄 생각이었다.

나는 그에게 답장하지 않고 머리를 말리고 자려고 했다.

그런데 내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다시 인스타를 확인해 보니 그가 올린 게시물이 있었다.

글:

[여자는 마음을 준 남자의 곁에서 잠을 잔다. 비록 가문의 이익을 위해 일시적으로 타협해 사랑 없는 사람과 결혼한다 해도 그녀를 속박할 수는 없다. 첫날밤, 그녀는 모든 걸 무릅쓰고 내 곁으로 올 것이다. 그녀의 몸은 결코 다른 남자에게 보여주지 않을 것이니까. 그런 그녀가 내 아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는 사진이 무려 아홉 장이나 올라왔다.

여자가 행복하게 남자의 가슴에 기대어 있는 옆모습,

두 사람이 하얀 침대 시트 위에서 손가락을 깍지 낀 모습,

여자의 쇄골에 가득한 키스 마크를 클로즈업한 사진까지...

솔직히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내게 더 이상 마음 약해지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다.

나는 이도훈이 올린 사진을 캡처하여 내 인스타에 글과 함께 올렸다.

[첫날밤, 아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고백하여 평화롭게 헤어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휴대폰 전원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밤새 잠 못 이룰 줄 알았는데, 의외로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전원을 켜자마자 집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호되게 꾸중을 들을 각오를 했다. 하지만 5초 동안 침묵이 흐른 후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그만 포기하고 앞으로 잘 살아라.”

단 한마디의 비난도 없었다.

예상치 못한 아버지의 말씀에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네.”

나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의 쓰라림을 억누르고 부모님께 사과드렸다.

“죄송해요. 엄마 아빠께 면목 없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나는 얼마나 철이 없었을까. 내 자존심만 생각하고 부모님까지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만들었으니.

아버지는 무겁게 한숨을 쉬며 한마디만 남기셨다.

“너만 괜찮으면 됐다.”

부모님께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억지로 하는 결혼은 좋을 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성하연과 그녀의 첫사랑은 단지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고 결국 그녀는 현실적으로 적합한 사람과 결혼할 것이며 그 사람이 바로 나라고 확신했다.

심지어 성권휘가 찾아왔을 때도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었다.

‘역시 그렇지. 나만큼 하연에게 적합한 사람은 없어.'

정말 부모님께 죄송했다. 결혼은 두 사람만의 사랑이 아니라 집안끼리의 문제이기도 했으니까.

전화를 끊자, 수백 개의 읽지 않은 문자와 부재중 전화 알림이 떴다.

장인 장모와 성하연이 각각 여러 번 전화를 걸었고 친척들의 전화도 있었다.

친한 친구들도 문자를 보내 안부를 물었고 심지어 사업 파트너들까지도 의례적인 안부 인사를 건넸다.

성하연은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나에게 카톡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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