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의 안대제3화
이 화는 약 1931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무슨 뜻이야? 나를 인스타에 올려서 공개적으로 망신 주겠다는 거지? 내 마음을 돌리려고 이러는 거야?!]
[어떻게 수법이 갈수록 더러워지니! 난 너 같은 사람은 절대 안 좋아해. 난 도훈 오빠만 좋아한다고!]
[마누라가 바람피우는 게 자랑스러워? 누가 더 망신인지 두고 보자고!]
성하연은 계속해서 악담을 퍼부었다. 내가 아무 반응이 없자 아예 나처럼 인스타에 글을 올렸다. 정말이지, 그녀와 이도훈은 생각하는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똑같았다.
그녀의 인스타 글:
[사랑 없는 결혼은 감옥일 뿐. 비록 강제로 결혼했지만, 내 몸은 영원히 내 사랑에게 충실할 거야.]
우리는 공통 친구가 많았기에 누군가는 댓글에서 그녀를 비난했다. 하지만 성하연은 전혀 개의치 않고 모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나는 아무에게도 답하지 않았다. 이 결혼 생활에서 나는 부끄러울 것이 없었다.
내가 인스타에 글을 올린 건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더 이상 내 뒤를 쫓아다니며 애교를 부리던 어린 소녀가 아니었으니 나 역시 이 짝사랑을 정리해야 할 때였다.
조용히 그녀의 인스타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뒤, 나는 알림을 끄고 세수하고 출근 준비를 했다.
나와 성하연은 어렸을 때 이웃이었다. 고급 주택 단지에서 비슷한 나이 또래 아이들이 모두 함께 어울려 놀았지만 나는 유독 귀엽고 사랑스러운 성하연에게 특별히 신경을 썼다.
숙제를 봐주고 등하교를 시켜주는 것은 물론 머리를 땋아주고 치마를 입혀주고 간식을 챙겨주는 것까지 다 해주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은 농담 삼아 내가 어린 신부를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럴 때면 성하연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었다.
“커서 나는 지민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
하지만 그녀는 이도훈을 만나자 그 말을 깔끔하게 잊어버렸고 나만 진심으로 받아들였었다.
쓴웃음이 나왔다. 진작에 포기했어야 했는데.
마음을 추스르고 출근 준비를 하는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장인어른이었다. 수화기 너머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고 장모님은 무언가 소리치고 있었다.
성권휘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고 기운이 없었다.
“지민아, 내가 부탁할게. 우리 지금 청운정에 있는데 한번 와주겠니?”
성하연의 날카로운 외침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저 이혼 안 시켜주면 엄마 아빠 보는 앞에서 죽어버릴 거예요!”
무언가 가구가 쓰러지는 소리와 장모의 울음소리가 함께 들렸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알겠어요.”
나는 이혼 서류를 챙겼다. 아마 그녀가 원하는 건 이것일 거라고 생각했다.
청운정 안은 엉망진창이었다. 머리를 풀어헤친 성하연은 내가 들어오자 사납게 노려보았다. 그녀는 과도를 손목에 꽉 대고 있었는데 손목에서는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성권휘는 마치 갑자기 수십 년은 늙어버린 듯 관자놀이에 흰머리가 눈에 띄었다.
그는 성하연을 노려보며 몹시 지쳐 보였다.
장모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칼을 내려놓으라고 울며 애원하고 있었다.
원래 성권휘는 성하연을 찾아 나에게 사과시키려고 했다. 비록 이렇게까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 둘이 잘살아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성하연은 격렬하게 반응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과도를 집어 들었다. 부모 말은 전혀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그래서 성권휘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던 것이다.
아마 내가 성하연에 대한 마음 때문에 그녀를 용서하고 설득해서 결국 화해할 거라고 생각했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성하연의 행동이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었다. 그렇게 결혼하기 싫었으면 왜 결혼 전에 이러지 않았는지 말이다. 지금은 결혼의 자유가 있는 시대인데 내가 그녀를 억지로 결혼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그대로 물었다.
그런데 성하연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오빠가 나랑 결혼하고 싶어 했잖아. 어때, 좋았어? 난 도훈 오빠에게도 내 사랑을 증명하고 싶었어. 비록 강제로 결혼했었지만 난 오직 도훈 오빠 한 사람 것이고 그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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