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임신 4개월 차일 때 남편의 애인이 살해당했습니다제2화
이 화는 약 1965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그를 밀면서 고통스럽게 말했다.
"여... 여보, 나 당신 아이 임신 중이야... 나랑... 나랑, 아이 둘 다 죽일 작정이야?"
내 말이 결정적인 순간에 효과를 발휘했다. 그는 천천히 내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풀었다. 대신 내 어깨를 억세게 누르고 핏빛 어린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임서희, 말해! 네가 사람을 써서 윤미리를 죽인 거야?"
그의 화난 모습에 두려웠던 나는 몸을 떨었고, 이내 재빨리 해명했다.
"여보, 당신... 당신이 뭘 오해하고 있는 거야. 나는 그럴 배짱도 없다고."
"허, 그래? 네가 한 짓이 아니길 바라. 그렇지 않으면 내 손으로 널 죽여버릴 거니까."
남편은 나를 죽일 듯 노려보다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날 밤, 남편은 침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뒤척이며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그의 화난 모습이 머릿속에 사로잡혀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초인종 소리에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초인종 소리가 계속 울리는 걸 보니 집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난 그제야 아래층으로 내려가 문을 열기 위해 느긋하게 일어났다.
계단을 내려와 눈 앞에 펼쳐진 거실에 나는 두려움에 비명을 질렀다.
남편이 소파에 기대어 축 처져있었다. 그의 발밑에는 피가 고여있었고, 테이블에는 아직 피가 묻은 수술용 메스가 던져져 있었다. 내 남편이 손목을 그어 자살을 한 것이다. 그 끔찍한 장면에 나는 또 한 번 비명을 질렀다.
어찌나 끔찍한지 감히 다시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는 온몸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벌벌 떨었다.
바깥 초인종은 계속 울리고 있었고, 내 비명 소리를 들었는지 초인종을 누르는 손길이 더욱 다급해졌다. 일어나 문을 열고 싶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저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문이 밖에서부터 열리며 이혁과 문세정이 들어왔다. 그들의 뒤에는 제복을 입은 두 명의 경찰도 함께였다.
남편을 본 그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이혁은 곧바로 과학수사대에 전화를 걸었고, 문세정은 바닥에 앉아, 울고 있는 나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과학수사대는 빠르게 도착했다. 초보적인 수사 결과는 자살이었고, 사망 시각은 새벽 2시쯤으로 추정됐다. 죽기 전에 끔찍한 일을 겪은 듯 남편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이혁이 말하길 내 남편이 윤미리를 죽인 범인이라고 한다. 내가 믿지 못하자 이혁이 증거가 확실하다며 다시 한번 내게 확신을 줬다. 게다가 경찰에서 이미 우리 아파트와 윤미리가 거주하던 아파트 CCTV 기록을 입수했다고 한다.
비록 내 남편이 우리가 사는 아파트 단지 내의 모든 사각지대는 피했지만, 윤미리의 아파트 단지에 대해선 익숙지 않았던 탓에 사건 당일 저녁 10시경에 한 CCTV에 포착됐다고 한다.
듣고도 여전히 믿지 못하는 내게, 이혁은 남편의 핸드폰에 윤미리와의 문자 내역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이틀 안에 만나기로 약속돼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첫 수사를 남편이 범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살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몹시 괴로워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몸을 떨었다.
남편의 시신은 경찰서 사람들이 이송해 갔고 나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집은 사건 현장이 되었고, 거실 전체에 플리스 라인이 둘러싸여 있었다. 특히 땅바닥에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어 보기만 해도 끔찍하고 무서웠다.
진술서를 작성한 뒤 문세정은 나를 매우 동정했고, 한참이나 내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를 건넸다.
그러더니 조심스럽고 낮은 목소리를 내게 물었다.
"혹시 진도하 씨께서 가정 폭력을 휘둘렀습니까?"
그녀의 물음에 난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눈물을 닦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젯밤에 제가 바람피운 것에 대해 물었었어요. 그래서 남편이 화를 내며 저한테 손을 댄 거예요..."
문세정은 생각에 잠긴 듯 한참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목을 조르는 건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에요. 남편분이 서희 씨를 죽이려 들었는데 왜 신고하지 않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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