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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임신 4개월 차일 때 남편의 애인이 살해당했습니다제1화

이 화는 약 1989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남편의 애인이 강간당한뒤 살해되어, 그날 오후 남편과 나는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나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이 끔찍한 살인 사건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도 영원히 그 어둠 속에 갇혀 있었을 것이다.

경찰은 살인범을 특정하기 위해 우리 두 사람의 지문을 채취하고, 사망 당시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 캐물었다.

사망자는 28살의 회사원 윤미리로, 2019년 7월 30일 저녁 11시쯤 사망했다. 사인은 날카로운 도구에 의한 경동맥 손상으로 인한 과다 출혈이었다.

오늘은 윤미리가 죽은 지 삼 일째 되는 날이다.

3일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나는 그날의 기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날 밤 남편은 밤새 나랑 함께 있었고, 게다가 아주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나는 있는 사실 그대로 형사들에게 얘기했다.

물론 남편과 나는 따로 격리되어 조사를 받았다.

내 담당 형사는 30살의 강력팀 부팀장 이혁과 27, 28살 쯤 돼 보이는 예쁘게 생긴 여형사 문세정이었다.

남편이 바람을 폈다는 사실을 내가 조금 전에야 알게 됐다는 걸 안 그들은, 불그스레해진 내 눈가를 보며 행여나 내가 충격을 견디지 못할까 봐 조사 내내 온순한 말투였다.

특히 문세정이 부드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임서희 씨,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세요. 사건 당일에 남편이 정말로 집 밖에 나간 적 없습니까? 임서희 씨가 자는 중에 몰래 나갔을 수도 있잖아요."

그 말에 멈칫한 나는 잠시 생각하다 이내 입을 열었다.

"형사님, 제가 임신한 뒤로 잠이 많아져서 매일 일찍 잠에 들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제가 잠들기 전과 깨어났을 때는 남편이 집에 있었어요."

문세정과 이혁이 서로를 쳐다보자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형사님, 피해자 몸에 남아있는 유전자는 없었나요? 제 남편이 의심된다면 유전자 검사해 보시면 되잖아요."

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속으로 나는 전혀 다른 생각이었다.

이미 불륜 사이인 마당에 굳이 강간을 했을 리가.

살인자는 분명 내 남편이 아닐 것이다.

내가 한 질문에 문세정이 고개를 저었다.

"범인이 꽤 영리하게 특정될 만한 증거를 남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 수사가 복잡해진 거고요."

"그렇군요."

문세정이 뱃속의 아이가 몇 개월 됐는지 물었고 나는 4개월이 조금 넘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배가 꽤 부른 걸 보니 쌍둥이일지도 모른다고 웃어보이며, 임신부는 호르몬 변화로 감정이 격해질 수 있으니 좋은 일만 생각하고 태아에게 집중하라는 위로도 잊지 않고 건넸다. 그녀가 건넨 위로에 나는 감동을 받았다.

그들과 인사를 나눈 뒤 경찰서를 떠나려 남편을 기다렸지만, 이혁이 남편은 아직 참고인으로 협조할게 남았다며 자금 당장은 집에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는 집에 혼자 돌아가야만 했다.

아파트로 돌아오자 경찰들이 조사를 다녀갔었다고 이웃들이 내게 알려줬다. 그들은 아파트 단지 내부의 CCTV를 조사한 뒤, 7월 30일 저녁부터 새벽까지 우리 집 현관문 소리를 들었는지도 물었다고 한다.

이웃들은 아무 소리도 못들었다고 답했다며 나더러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사실 그대로 진술했지만, 그래도 그 말에 나는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그가 오늘은 경찰서에서 하룻 밤 보내야 할 줄 알았다. 그래서 혼자 저녁을 먹고 잠에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돌아왔다.

남편은 여전히 태연한 모습이었다.

내가 음식을 데워주려고 몸을 일으키자 남편이 막아섰다.

"여보, 아까 내가 전화했었는데 왜 안받았어?"

내 질문에 남편은 경찰서에서 문자와 통신 기록을 조회해야 한다며 휴대폰을 압수해갔다고 답했다.

그 여자와 서로 애정행각을 부리며 통화했을 걸 생각하면 역겨웠지만, 뱃속의 아이를 생각해서 결국 난 참기를 택했다. 어차피 그 여자가 죽은 마당에 더 신경 쓸 것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틀렸다.내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신경 쓰지 않는 건 결코 아니었다.

잠결에 목구멍에서부터 숨이 턱 막혀오는 갑작스러운 질식감에 나는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남편이 미친 듯이 내 목을 조르며 나를 죽이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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