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은 이제 내 하인이 되었다제2화
이 화는 약 1677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남편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그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곁눈질로 익숙한 심진아의 프로필 사진이 보였다. 주윤호는 서둘러 화면을 끄더니 아이를 달래듯 나를 속이려 들었다.
“일단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생겨서.”
“새로 이사 간 집 주소 보내줘. 나중에 집으로 갈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황급히 달려갔다.
그와 이혼한 뒤, 나는 회사도 팔고 공들여 꾸몄던 빌라와 그가 골라줬던 차까지 전부 처분했다. 그는 내가 팔 수 있는 건 다 팔았다는 사실만 알 뿐, 이혼한 지 두 달 만에 내가 재혼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심진아를 테스트한다는 것이 가짜였고, 그를 빈털터리로 만든 것이 나의 진짜 계획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익명의 번호로 영상 하나가 도착했다. 배경은 어느 바의 공용 라운지였다. 주윤호가 진한 화장을 하고 배가 살짝 나온 심진아를 품에 안고 있었다.
심진아가 교태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이제 1년 조금 더 남았네. 그럼 돈 다 돌려받는 거지? 나 오빠가 그 늙은 여자랑 재결합하는 거 싫어. 그냥 좀 더 기다리면 안 돼?”
주윤호는 길고 매끄러운 손가락으로 심진아의 하얀 얼굴을 만지며 은밀하게 속삭였다.
“너 지금 임신 중이잖아. 우리 아기를 돈 때문에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조금만 참아. 임은서랑 재결합만 하면 너 바로 예전처럼 화려하게 살게 해줄게.”
심진아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주윤호의 가슴팍을 가볍게 때리며 입술을 내밀었다.
“처음부터 그 늙은 여자 말을 듣는 게 아니었어. 재산 다 포기하고 나오는 바람에 이 고생이잖아. 오빠, 설마 나에 대한 내 사랑을 의심하는 거야?”
주윤호는 그녀의 작은 주머니 같은 주먹을 쥐고 미소를 지으며 달랬다.
“알았어, 알았어. 앞으로 얌전히만 있어. 절대 실망 안 시킬게.”
심진아는 분이 덜 풀렸는지 위협적으로 자기 배를 툭툭 치며 소리쳤다.
“내가 힘들게 오빠 애까지 가졌는데, 오빠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사실은 그 늙은 여자한테 미련 남아서 재결합하려는 거 아니야? 우리 핑계 대지 마!”
주윤호는 그녀의 손을 제압하며 조금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했잖아, 네가 사고만 안 치면 원하는 거 다 해준다고! 솔직히 말할게. 나 은서랑 이혼한 거 후회해. 내 곁에 있고 싶으면 얌전히 있어.”
그의 서늘한 눈빛에 겁을 먹었는지 심진아는 더는 떼를 쓰지 못했다. 눈가에 눈물을 매달고 가련한 척 물었다.
“그럼... 재결합하는 건 그냥 재산을 되찾고 싶어서인 거지? 그 여자가 오빠 사업 도와주길 바라서 그런 거지? 오빠 마음속엔 내가 제일 중요한 거 맞지?”
주윤호의 눈에 안쓰러움이 스쳤다. 그는 다정하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둘 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자들이야.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 은서는 내 조강지처야. 이혼하고 지내는 동안 정말 고통스러웠어. 그리고 내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 건 그 사람뿐이야. 다시는 아무것도 없는 거지새끼로 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재결합하는 거 방해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그럼 다른 건 다 네 뜻대로 해줄게.”
심진아는 못마땅한 듯 보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주윤호는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고, 두 사람은 소파 위에서 엉켜 들었다.
나는 휴대폰 속 영상을 응시하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띄웠다. 그가 어떤 목적으로 재결합을 원하든, 그에게 기회 따위는 영원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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