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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대신 6년을 아파준 내가 이번엔 목숨까지 내놓았다제2화

이 화는 약 1993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몰랐을 때, 아빠가 마침내 나를 데리러 왔다.

아빠는 내게 방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내 방은 작은 창고였고, 난방이 들어오지 않았다.

집 안은 형의 치료용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게 남은 방은 이 작은 공간 하나뿐이었다.

형을 치료하느라 돈을 전부 써버려서 난방이 들어오는 곳도 형의 방 하나뿐이었다.

나는 작은 침대 위에서 몸을 웅크렸다.

옆집 아주머니가 내게 준 온기도 금세 사라져 버렸다.

그때 형 방에서 엄마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호준아, 착하지. 약 먹으면 금방 나을 거야.”

“넌 엄마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야.”

“내 목숨을 준다고 해도 엄마는 꼭 너를 살릴 거야.”

이어서 아빠의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무서워하지 마.”

“아빠랑 엄마가 여기 있잖아.”

나는 침대에 웅크린 채 엄마와 아빠의 따뜻한 목소리를 들었다.

눈물이 흘러내리면서 입안으로 들어왔다.

씁쓸했다.

손목에 찬 생명 팔찌에 숫자 하나가 떠올랐다.

[12시간.]

시간이 줄어들고 있었다.

‘다행이야. 형은 곧 100살까지 살 수 있겠어!’

...

내가 어떻게 잠들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꿈속은 아주 따뜻했고, 엄마에게 온전히 안긴 것 같았다.

그런데 눈을 뜨자 온몸이 찢겨 나간 것처럼 아팠다.

새로운 상처가 곳곳에 생겨 있었고, 진물이 배어 나온 상처가 옷에 달라붙어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그제야 아래층에서 엄마 아빠가 형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세 사람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다.

햇빛을 받은 형의 새하얀 머리카락과 속눈썹은 정말 동화 속 왕자님처럼 눈부셨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피가 배어 나오는 내 몸의 상처를 바라봤다.

마치 눈사람의 차가운 손이 심장이 있는 곳을 꽉 움켜쥔 것처럼 서늘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계속 다짐했다.

‘진호는 아프지 않아.’

‘진호는 아픈 거 하나도 안 무서워.’

나는 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허둥지둥 솜옷을 걸쳤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나를 보자 형의 눈이 반짝거렸다.

어제 그렇게 무너져 울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밝은 표정이었다.

“진호야, 빨리 와!”

“우리 눈사람 만드는 거 도와줘!”

아빠가 옷에 묻은 눈을 털어내며 말했다.

“진호 왔네.”

“마침 잘됐어. 형이랑 조금 놀아주고 있어.”

“아빠랑 엄마는 올라가서 밥할게. 형 먹을 국도 끓여야 하니까.”

엄마도 내게 당부했다.

“형 잘 돌봐.”

나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 내가 형을 꼭 지킬게!”

두 사람은 그렇게 돌아서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형은 신이 난 얼굴로 내 손을 잡아끌었다.

햇살이 형의 몸을 비추고 있었다.

그 순간, 형이 받아야 할 고통이 전부 내 몸으로 옮겨왔다.

팔의 피부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따끔거렸다.

그런데도 나는 행복했다.

“야! 저기 흰머리 괴물 좀 봐!”

그때 몇 명의 남자아이들이 지나가다가 형을 가리키며 웃었다.

형의 웃음이 굳어지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는 곧바로 그 앞을 막아서며 두 팔을 벌렸다.

“비켜! 우리 형 괴롭히지 마!”

“너 뭐야? 꺼져!”

앞장선 남자아이가 나를 거칠게 밀쳤다.

나는 눈밭에 강하게 넘어졌다. 무릎은 돌에 부딪혀서 피가 흘렀다.

아이들은 그 틈을 타 형을 둘러싸고 손을 뻗어서 형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와! 진짜 하얗다!”

“괴물이네! 진짜 괴물이야!”

“우리 형 놔줘!”

나는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형이 울부짖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꺼져! 다 꺼져!”

그 순간 엄마의 날카로운 비명이 공기를 찢었다.

엄마는 아래로 달려와 그 남자아이들을 거칠게 밀쳐냈다. 그리고 울고 있는 형을 품에 꼭 끌어안아서 빈틈없이 감쌌다.

아이들은 겁을 먹고 뿔뿔이 흩어졌다.

엄마는 온몸을 떨며 형의 몸을 이리저리 살폈다.

“호준아, 괜찮아? 어디 아픈 데 없어?”

“아프면 엄마한테 말해.”

형은 그저 흐느끼기만 했다.

엄마는 곧 고개를 돌려서 나를 바라봤다.

“진호야!”

엄마는 몇 걸음 만에 내 앞으로 달려왔다.

“내가 형 잘 돌보라고 했지!”

“그런데 너는 옆에서 보고만 있었어?!”

“형이 괴롭힘을 당하는데 넌 대체 뭘 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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