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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이들 죽인 그 남자의 선택제2화

이 화는 약 2216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아이를 낳기 위해 내 손으로 직접 밑을 찢고 헤집었다.

간신히 첫 번째 아이를 꺼냈지만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상처 때문에 하체에서는 피가 콸콸 쏟아졌고 두 번째 아이는 그렇게 너덜너덜해진 상처 사이에 걸려 버렸다.

끈적거리는 피가 내 머리카락에 엉겨 붙었다. 나는 피투성이가 된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눈을 뜬 상태로 숨을 거뒀다.

배찬규가 그 모습을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러나 지금 배찬규는 박시윤을 안고 있느라 여념이 없었다.

배찬규는 미안함 가득한 목소리로 자책하듯 말했다.

“내 탓이야. 임신한 강진솔이 네 앞에서 얼쩡거리게 하지 말아야 했는데. 괜히 네 마음만 상하게 했네. 맹세할게. 강진솔이 내 아이를 갖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 될 거야. 그리고 앞으로 절대 그 어떤 임산부도 이 집에 드나들지 못하게 할게.”

“너는 모르겠지만 강진솔은 내 마음이 약해지길 바라서 거짓말까지 했어. 글쎄 뭐라는지 알아? 태아가 너무 커서 위험할 수도 있다고, 의사 선생님이 당장 입원해야 한다고 권유했다는 거야.”

“야외에서 사흘 동안 굶고도 살아남은 애가 아이를 낳는 걸 무서워한다니, 말이 되냐고!”

나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은 통증에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임산부의 몸 상태는 일반인들과 달랐다. 게다가 나는 쌍둥이를 가졌을 때부터 임신 증상 때문에 다양한 불편함에 시달리며 고통받았다.

그리고 나는 임신하면서 몸이 굉장히 약해져 몇 번이나 유산 위험으로 병원에 입원했었다.

막 다락방에 갇혔을 때 나는 제발 나를 내보내달라고 온갖 말로 배찬규에게 애원했다.

정말 사흘 동안 다락방에 갇히게 된다면 아이도, 나도 모두 죽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찬규는 내 앞에서 큰 목소리로 집사에게 지시했다.

“열쇠는 더러운 강에 던져 버려. 아무도 나 몰래 문을 열어줘서는 안 돼. 사흘 뒤 나는 강진솔이 시윤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 거야!”

살아남기 위해 나는 벽에 걸린 그림을 뜯어냈고, 그 그림으로 창문의 잠금장치를 부쉈다. 그 과정에서 손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손톱이 들리거나 부러졌다.

나는 뼈를 찌르는 듯한 고통을 견디며 온 힘을 다해 창가로 기어갔다. 그리고 창밖의 빗물받이 위에 올라가 기와를 필사적으로 움켜쥔 채 조금씩 걸음을 옮겨 다른 방으로 뛰어들어 도망치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그때 다락방 아래 정원에서 배찬규가 박시윤을 힘주어 끌어안은 채 진하게 입을 맞추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거리낌없이 서로를 탐했고, 곧 다음 단계까지 밟을 듯했다.

그런데 박시윤이 갑자기 배찬규를 밀쳐 내고 고개를 들어 다락방 쪽을 바라보더니 비명을 질렀다.

고개를 든 배찬규는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내 모습을 보고는 매우 분노했다.

배찬규는 내가 또 일부러 박시윤의 앞에 나타난 거라고 단정 지었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크레인을 가져오게 한 뒤, 직접 조종해서 그랩 버킷으로 내 배를 밀어붙여 나를 다락방 안쪽으로 들이받았다.

복부에서 전해지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다리 아래로 피가 끝도 없이 흘러내렸다.

결국 나는 눈을 커다랗게 뜬 채로 피투성이가 된 아이를 품에 안고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배찬규는 가져온 우유를 박시윤의 입가에 가져다 대서 직접 먹여 주었다.

“사람을 보내서 강진솔을 데려오라고 했어. 이따가 강진솔은 네게 사과할 거야.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사람을 시켜 병원으로 보내주고, 성의가 없다면 다락방에서 출산하게 할 거야.”

박시윤은 우유를 조금씩 받아 마시다가 사레가 들려 아주 가련하게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기침을 했다.

“찬규 오빠, 진솔 언니한테 그러면 안 돼. 여자에게 아이를 낳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배찬규는 한숨을 쉬더니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의 품속에 안긴 박시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그러니까 강진솔 같은 애한테 괴롭힘을 당하지. 강진솔은 야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전문가야. 마실 것도, 먹을 것도 없는 곳에서 사흘 동안 버틴 애야. 너랑은 달라. 너는 몸이 너무 약해서 우유를 마실 때도 사레가 들리잖아.”

배찬규는 박시윤의 코끝을 살짝 꼬집으면서 말했다.

“그러면서 여자가 아이를 낳는 게 위험하다고? 꼭 아이를 낳아 본 적 있는 것처럼 말하네.”

박시윤의 눈빛에 당혹스러움이 스쳤다. 박시윤은 이내 고개를 푹 숙이며 아련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직 오빠만이... 강한 겉모습 아래 숨겨진 내 연약한 마음을 알아봐 주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박시윤은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고, 입술은 깨문 탓에 번들거렸다.

박시윤은 배찬규의 목에 팔을 감은 채 일부러 가슴을 내밀어 은근히 배찬규의 가슴에 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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