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의 죽음 앞에서, 남편은 사랑을 선택했다제2화
이 화는 약 2238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납치범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나는 긴 고민 끝에 결국 납치사건을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일은 경험도 많은 전문가인 경찰에게 맡기는 게 맞아.’
나는 신고를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경찰서로 향했다.
아직 경찰서에 도착하기도 전에 핸드폰에 익숙한 번호가 발신자로 된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발신자의 이름을 확인하고 살짝 눈살을 찌푸린 채 전화를 받았다.
[형수님.]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심상훈의 사촌 동생, 이광희이었다.
이광희의 태도는 여전히 불쾌하고 무례했다.
[거짓말로 신고하고 다니는 게 재밌어요? 우리 형이 형수님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이렇게까지 유치하게 구는 거예요?]
심상훈의 가족들은 나를 깔보는 데 200퍼센트 진심이었다.
그나마 시부모님만이 나를 따뜻하게 대해 주셨기에, 나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고마웠던 두 분을 구해내야 했다.
나는 차분히 말했다.
“경찰관님, 설마 심상훈 씨가 내가 거짓 신고했다고 했나요?”
이광희의 침묵은 곧 긍정의 의미였다.
나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관이 경찰로서 시민의 도움 요청을 받고도 출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나를 모욕하고 조롱하다니. 지금 당장 출동하지 않으면 내가 경찰관님을 정식으로 신고할 겁니다.’
그러자 이광희는 체면 따위는 집어던지고 고함을 질렀다.
[형수가 상훈 형이랑 결혼했다고 뭐 대단한 줄 알아? 형수 같은 시골 깡촌 출신이 우리 집안에 들어온 게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지 몰라? 내가 형수라면 지금 당장 죽어버렸을 거야!]
[설아 누나가 갑자기 해외로 나가지만 않았으면, 상훈이 형이 형수님 같은 여자를 쳐다보기나 했을 것 같아? 꿈 깨. 정말 자기 분수도 모르는 여자네. 형수 같은 게 설아 누나 발톱의 때만큼이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무표정하게 전화를 끊고 다시 신고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이광희를 명백히 고발하는 신고도 추가로 넣었다.
...
나는 경찰서로 달려가 시부모님이 납치된 전말을 경찰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납치범이 사용한 전화 녹취와 전화번호를 모두 제공했다.
기술팀이 긴급히 추적에 나섰지만, 경찰들의 얼굴엔 점점 난감한 기색이 스쳤다.
“음성 변조기를 써서 목소리를 알아낼 수 없고, 전화번호도 등록되지 않은 대포폰이라니... 이걸로는 위치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답답함에 속이 타들어 갔지만, 나는 최대한 침착하려 애썼다.
“제 통장에 20억이 있어요. 그걸로 우선 급한 불이라도 끄죠.”
나는 카드를 꺼내려고 손을 뻗었지만, 꺼내 보니 칩이 훼손되어서 사용이 불가능한 카드였다. 나는 어쩔 줄 몰라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심상훈이 내 카드를 망가뜨렸고, 통장도 지불정지 시킨 것이다.
‘이 사람... 지금 이런 다급한 순간에도 나를 막겠다는 거야?’
깊게 숨을 들이쉬며, 나는 회사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회사 자금 중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죠?”
[30억 정도 가능합니다.]
“지금 바로 제 계좌로 송금하세요.”
추적이 불가능하다면 협상은 불가피하다. 상대방의 요구 금액이 많더라도 시부모님을 구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아직 10억이 모자랐다.
머릿속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들을 정리하다가, 나는 심상훈의 외삼촌 장민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삼촌, 상훈 씨 부모님이 납치됐어요. 지금 몸값이 40억인데, 아직 10억이 부족합니다. 당장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 두 분을 구해낸 후 바로 갚겠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장민철은 매우 놀란 듯 외쳤다.
[뭐라고? 우리 누나가 납치됐다고? 이 일 상훈이가 알고 있긴 한 거냐?]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담담히 말했다.
“제가 말했지만, 상훈 씨는 믿지 않아요. 지금 부설아 씨와 함께 병원에 있어요. 삼촌밖에 도와주실 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알겠다, 지금 당장 보내줄게!]
전화를 끊자마자 납치범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 왔다.
[시간이 거의 다 됐다. 돈은 준비됐냐?]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요구하신 금액, 한 푼도 빠짐없이 드릴 겁니다.”
납치범의 목소리는 점점 더 초조하고 불쾌해졌다.
[지금 당장 40억 들고 와. 한 푼도 모자라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
나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또렷한 목소리로 답했다.
“30분만 더 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시부모님이 무사히 살아 계시기만 한다면, 요구하신 돈은 정확히 드릴 겁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화기 너머에서 시부모님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납치범은 차갑고 잔혹하게 말했다.
[30분 뒤에도 돈을 못 가져오면, 네가 왔을 때는 시체를 수습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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