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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 나는 네 사랑이 필요 없어제2화

이 화는 약 1982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몇 번이고 되뇌며 웃었다.

7일 후는 백연우의 생일이었다.

동시에 나와 백연우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는 날이기도 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어렴풋이 눈을 뜨니 백연우가 내 화장대에 흩어진 화장품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룻밤을 꼬박 새운 탓인지 백연우의 눈가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어났어? 네가 또 화장품을 어질러놔서 내가 정리했어.”

나는 백연우의 준수한 얼굴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연우는 항상 이렇게 다정했다.

작게는 내 화장품을 정리해 주는 것부터, 크게는 내가 놓친 생활 곳곳의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잘 챙기는 사람이었다.

15년 동안 한결같이, 진정으로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그런 남자가 정작 내 생일에 다른 여자와 정을 나누고 있었다.

아마도 내 감정의 변화를 눈치챘는지, 백연우가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백연우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눈 가득 애정을 담아 말했다.

“어젯밤 네 생일에 집에 못 온 건 너를 위해 반지를 맞추러 갔기 때문이야. 위에 박힌 다이아몬드는 내가 온갖 노력 끝에 찾은 ‘영원의 마음’이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라고!”

잠시 멈췄다가 백연우는 다시 말했다.

“이걸로 우리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자. 연지야, 나는 영원히 너를 사랑해.”

백연우의 말을 듣고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백연우가 건넨 반지를 받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백연우는 애교스럽게 내 허리를 안고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 나는 너를 위해 밤새 반지를 만들었어. 나한테 뭔가 상으로 줄 거 없어?”

그러면서 백연우는 목소리를 낮추고, 큰 손으로 내 허리를 더듬기 시작했다.

나는 표정을 담담하게 유지하며 백연우의 손을 막았다.

이렇게 뻔한 변명도, 백연우가 외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나는 백연우의 말을 그대로 믿었을 것이다.

어쨌든 15년 동안 백연우는 나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임서현이 나타난 뒤 모든 것이 달라졌다.

결국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었다.

그저 때가 오지 않았을 뿐이었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밤새 고생했으니 피곤할 텐데, 먼저 쉬어.”

그러자 백연우는 더욱 열정적으로 나를 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비볐다.

마치 주인에게 애교를 부리는 커다랗고 순한 강아지 같았다.

“우리 연지가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다니,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야!”

백연우가 말하고 나도 따라 웃으며 손에 있던 정교한 상자를 집어 들었다.

백연우는 상자를 받아 들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곧바로 열어보려 했다.

나는 백연우의 손을 누르고 천천히 말했다.

“미리 주는 생일 선물이야. 생일에 열어봐.”

백연우는 아주 놀랐다.

“6일이나 미리 주는 선물이라고?! 지금 당장 네가 뭘 준비했는지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

백연우의 얼굴에 떠오른 기쁨은 진심이었다.

우리는 평범하고 행복한 부부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가짜라는 것을.

백연우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백연우는 더욱 열심히 연기했다.

상자 안에는 지난 1년 동안 임서현이 내게 보낸 메시지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두 사람의 은밀한 대화 기록, 친밀한 사진, 백연우가 임서현에게 사준 온갖 물건들...

심지어 임서현이 보낸 영상까지 나는 다 정리해서 USB에 담았다.

이것들 외에도 내가 이미 서명까지 마친 이혼 합의서도 들어 있었다.

6일 후, 백연우의 생일날 그가 이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길 바랐다.

오후가 되자, 백연우가 나에게 회사로 서류를 좀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오늘 아침에 급하게 나오느라 그 서류를 놓고 왔어. 오늘 해외 자본 유치에 꼭 필요한 중요한 서류인데, 가져다줄 수 있어?]

백연우는 말할수록 목소리가 작아졌고, 끝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

[다 내 탓이야. 내가 깜빡하는 바람에 네가 여기까지 서류를 가져오게 됐잖아.]

예전에 백연우의 죄책감 어린 말을 들었다면, 나는 반드시 그를 위로했을 것이다.

회사에 한 번 다녀오는 게 뭐가 힘드냐며, 괜찮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나는 그저 가볍게 대답했을 뿐, 그 뒤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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