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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죽음제2화

이 화는 약 1794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딸을 위해서라면 기진우의 얼굴을 할퀴어라도 응징할 작정이었다.

그때 병실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송연지가 창백한 얼굴로 문을 붙잡고 나타났다.

기진우는 곧바로 나를 밀쳐내고 그녀에게 달려가 반쯤 끌어안으며 애틋한 눈빛을 보냈다.

그는 송연지는 늦게 만난 자신의 구원이며, 인간이 인간을 잡아먹는 이 세상에 지쳐버린 자신에게 유일한 빛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딸을 위해 나와 이혼하지 않겠지만 나에게 남은 사랑은 없고, 그의 사랑은 오직 송연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왜 일어났어? 내가 다 알아서 한다고 했잖아. 어디 불편한 데라도 있어?”

송연지는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마치 애원하듯 연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아 언니, 다 내 잘못이야. 화가 나면 나한테 풀어. 때려도 좋아. 제발 진우 오빠를 원망하지 마. 그동안 날 곁에서 돌보느라 너무 지쳤어.”

“다 내 몸이 문제야. 진우 오빠도 내가 신장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오래도록 찾아다니다가 영애 몸에서야 간신히 찾았어. 엄마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거 알아. 하지만 영애는 착한 아이야. 분명 괜찮을 거야.”

입으로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내 심장을 찌르는 독설을 던졌다. 나를 어린아이만도 못한 나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 도발적인 눈빛과 은근한 승리감,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건 눈먼 기진우뿐이었다.

나는 울분에 차 소리쳤다.

“넌 내 딸을 죽인 살인자야, 내가 널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내가 손을 들어 올리자 송연지는 적절한 순간에 눈물을 두 방울 뚝뚝 떨어뜨렸다.

“진우 오빠, 말리지 마. 지아 언니가 날 때려야 속이 풀린다면 얼마든지 맞을게. 나한테 화풀이해도 괜찮아.”

“다만, 지아 언니... 영애를 그렇게 저주하지 마. 아직 어린애잖아.”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꼭 감고, 고개를 살짝 치켜들었다.

송연지의 말과 행동은 기진우의 마음을 깊숙이 찌르고 말았다. 그는 송연지를 더욱 힘껏 끌어안고 나를 노려보았다.

“임지아, 이게 바로 네가 연지를 영원히 넘볼 수 없는 이유야. 네 성질머리, 막무가내인 태도, 진짜 천박하기 짝이 없어.”

“또 한 번이라도 내 딸을 저주해 봐.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그러고는 다시 송연지를 다정하게 달래기 시작했다.

“연지는 아무 잘못 없어. 아무도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게 아니잖아. 세상이 연지를 불공평하게 대했을 뿐이야. 그러니까 난 더 이상 네가 다치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나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비아냥댔다.

“그래? 그럼 오늘은 제대로 천박하게 굴어볼까?”

“연지한테 손끝 하나라도 대면 넌 진짜 후회하게 될 거야...”

짝!

딸을 잃은 나는 이제 더 이상 두려울 것도 없었다.

나는 있는 힘껏 손을 내리쳤고, 송연지의 창백한 얼굴에 즉시 붉은 기가 스며들었다.

놀람과 분노를 애써 억누르는 그들의 표정을 보니 묘한 쾌감이 밀려왔다.

“임지아! 너 미쳤어?!”

나는 다시 그들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누군가 내 팔을 세게 붙잡았다.

“형수님, 때릴 만큼 때리고 욕할 만큼 했잖아요. 대표님 말씀대로 이제 그만하시죠.”

‘형수님’이라고 부르면서도 송연지가 나타난 순간부터 그들은 나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그녀의 비위를 맞추며 기진우에게 잘 보이려고 아첨하는 것들이나 다름없었다.

송연지는 나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몸을 힘없이 기울이며 기진우 품에 쓰러졌다.

기진우는 다급히 그녀를 안아 들고 병실로 뛰어 들어가면서 그녀의 이름을 불러댔다.

그러자 건장한 남자 셋이 나를 강제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문 앞을 지키고 서서 나를 VIP 층에 다시는 못 올라가게 막아섰다.

차가운 영안실에서 혼자 누워 있는 딸을 생각해 나는 아픈 몸을 끌며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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