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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 남친이 그녀에게 감옥을 사줬어제2화

이 화는 약 1680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두운 얼굴로 소파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현우가 보였다.

"한지아, 너 지금 당장 혜리한테 전화해서 사과해!"

한지아? 그가 내 이름을 성까지 붙여 부른 것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험악한 태도로 나를 윽박지른 것 또한 처음이었다.

그 모든 화풀이가 다름 아닌 내 절친, 내가 온 마음을 다해 모든 비밀을 털어놓았던 그 기집애 때문이라니.

콧날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지만, 그의 배신을 떠올리며 억지로 눈물을 삼켰다.

"혜리가 아까 전화로 숨도 못 쉬고 울더라. 걔도 다 우리 잘되라고, 차 때문에 감정 상할까 봐 좋게 말하려던 건데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모욕해?"

정의의 사도라도 된 양 분개하는 그의 모습이 지독하게 가증스러웠다.

나는 현관 벽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그를 비스듬히 쳐다보았다.

"내가 뭘 모욕했는데? 둘이 왜 그렇게 안달이야? 내가 뼈라도 때렸어?"

현우는 쾅 하고 소파 팔걸이를 내리쳤다. 소파 쿠션이 바닥으로 툭 떨어질 정도였다.

"한지아, 너 진짜 말 안 통할래! 혜리는 네 가장 친한 친구야. 좋게 타일러 주려던 사람한테 억측이나 부리는데 어떤 사람이 그걸 참아?"

그의 뻔뻔한 태도는 마치 내가 아무 이유 없이 심술을 부리는 미친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몰아세웠다.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 사이에 언제 싸움이라도 났었니?"

내 질문에 그는 엉겁결에 말문이 막힌 듯했다.

"무슨 화해를 주선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네가 원래 매사에 그 기집애 끼워 넣는 게 습관이라 그래? 걔는 또 질질 짜면서 네 동정심이라도 유발하고 싶었고?"

현우의 얼굴이 푸르게 질렸다가 붉게 달아올랐다. 한참을 씩씩대던 그는 억지로 목청을 높여 소리 질렀다.

"너 오늘 왜 이렇게 사납게 굴어? 고작 차 몇 번 빌려 탄 거 가지고 왜 이래? 기름값 주면 되잖아, 왜 엄한 혜리를 끌어들여?"

"예전에는 이런 걸로 쩨쩨하게 구는 일 없었잖아! 너 대체 왜 이렇게 이상하게 변했어?"

그는 문이 부서져라 닫고 나가버렸고, 그 요란한 소리에 벽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 후 사흘 동안 현우는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방해꾼이 없으니 속이 후련했던 나는 조용히 내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흘째 되던 날 아침, 나는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어머, 지아야. 마침 네 아빠랑 연말에 언제가 좋은 날인지 알아보고 있었단다."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입을 열었다.

"엄마, 아빠. 결혼식 취소해 주세요. 저 결혼 안 해요."

수화기 너머로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고, 곧이어 어머니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지난 사흘 동안 수집해 둔 혜리의 SNS 캡처 사진들을 한 장씩 전송했다.

현우가 수입차 대리점에서 그녀와 차를 고르고 있는 옆모습, 전시장 앞에서 다정하게 찍은 사진, 심지어 그가 무릎을 꿇고 그녀의 시트 조절을 해주는 사진까지.

어머니의 울먹이는 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한참의 침묵 끝에 어머니는 깊은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다.

"그런 놈은 당장 버려라. 엄마가 더 좋은 사람 찾아줄 테니까 절대 네 자신을 깎아내리지 마."

일주일 뒤, 거래처 미팅을 하러 가던 길이었다.

혜리의 회사 앞을 지나치는데, 내 차와 완전히 똑같은 기종의 아이오닉 5가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동시에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가 은행 앱을 켜보니, 주택 청약 통장에서 무려 4천만 원이 빠져나가 있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사라진 4천만 원, 똑같은 차종, 혜리의 SNS에 가득했던 시승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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