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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 남친이 그녀에게 감옥을 사줬어제3화

이 화는 약 1598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급히 경비실로 가 경비원 아저씨에게 혜리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저씨, 혹시 저기 아래 세워진 아이오닉 5가 이 여자분 차인가요?"

경비원은 내 휴대폰 화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남자친구가 승진 축하한다고 선물로 뽑아줬다던데요."

예상대로였다.

정말 손도 크셔라. 혜리에게는 4천만 원짜리 신차를 고민 없이 턱턱 사주면서.

나한테는? 온갖 핑계를 대며 돈을 뜯어내고, 나를 마르지 않는 샘물 취급해 왔던 것이다.

당장 전화를 걸어 욕바가지를 퍼부어주려던 찰나, 마침 그 빌어먹을 인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너 지금 가출이라도 한 거야? 짐은 왜 싹 빼갔어? 이게 무슨 뜻인데?"

며칠이 지나서야 알았단 말인가? 그동안 혜리의 집에서 먹고 자느라 정신이 없었던 게 분명했다.

"너 집 계약금 때문에 화난 거 알아.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최근 프로젝트 자금 회전이 안 돼서 급하게 먼저 융통한 거야. 다음 주에 공사 잔금 들어오면 바로 채워 넣을게!"

알고 보니 그는 자기가 뺀 돈이 우리 결혼 집 보증금인 줄 알고 있었다.

우리는 결혼할 때 그가 집 보증금을 내고, 내가 혼수로 차를 사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그 멍청이는 잊고 있었다. 자기가 다니는 회사 프로젝트의 예비비 법인카드와 우리 주택 청약 통장 카드의 비밀번호가 같았고, 발급받은 카드 모양까지 거의 비슷했다는 사실을.

그 프로젝트 예비비는 회사가 자재 구매용으로 지정한 목적성 자금이었다.

그는 그걸 사적으로 유용해 혜리에게 차를 사준 셈이다. 이건 빼도 박도 못할 횡령이자 직무침해였다.

사실을 알려줄까 하다가, 그가 내 말을 가로채는 바람에 그냥 두었다.

"화 풀렸으면 적당히 하고 돌아와. 우리 애도 아니고 별것도 아닌 일로 꼬투리 잡지 말자. 이따가 자리 만들 테니까 혜리한테 정식으로 사과해. 둘이 절친인데 앙금 남겨서 뭐 하냐?"

나는 기가 차서 실소를 터뜨리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곧바로 현우가 다니는 회사의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인 김 부장님께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 내용은 평범한 안부 인사처럼 보였지만, 날카로운 가시를 품고 있었다.

"김 부장님, 요새 바쁘시죠? 지난번에 자재 들어올 때가 다 되었다고 들었는데, 오늘 회사 근처 지나가다가 생각나서 여쭤봐요. 진행은 잘되고 있나요?"

메시지를 전송하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지난 3년 동안 그의 프로젝트 스케줄을 대신 챙겨주던 날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비록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우리는 같은 업계에서 일하고 있었다.

지난 1년간 업계 동향이나 거래처의 신용도, 납기 문제 등 어떠한 허점도 생기지 않도록 매번 가장 먼저 그에게 정보를 알려주었던 것은 나였다.

그가 혜리의 차를 고르느라 정신이 팔려 있던 이번 주는 하필 자재 납품이 완료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내가 잔소리하지 않았으니, 그는 까맣게 잊고 있었을 터였다.

김 부장님은 내 메시지를 받자마자 자재 대금 지급 내역을 확인하러 갈 것이다.

돈은 이미 현우에게 집행되었으니 정상적인 절차라면 자재가 공사 현장에 쌓여 있어야 맞다.

하지만 현우가 그 특수 자금을 유용해 혜리의 차를 사는 데 써버렸으니, 대리점은 돈을 받지 못했을 것이고 자재 납품은 무기한 보류되었을 터였다.

일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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