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내 가게를 불륜녀에게 선물한 남친 · 제2화설정≡

내 가게를 불륜녀에게 선물한 남친제2화

이 화는 약 1550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신호음은 길게 이어졌지만, 끝내 기계적인 안내음만 돌아왔다.

다시 전화를 걸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분홍 머리는 팔짱을 낀 채 나를 훑어보며 비아냥댔다.

"어머, 아직도 연기 중? 이제 남편한테 전화해서 이 건물 사달라고 떼쓰는 장면인가?"

주변은 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상대할 가치를 못 느껴 시열의 비서 번호를 찾으려는데, 레스토랑 안에서 세련된 정장을 차려입은 여자가 걸어 나왔다.

"밖이 왜 이렇게 시끄러워요?"

여자는 짜증 섞인 표정으로 줄 서 있는 사람들을 훑었다.

분홍 머리는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

"와! 묘묘 영상에 나오는 그 점장님이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이곳 점장은 유정숙 씨입니다. 당신은 누구죠?"

여자는 나를 한 번 쓱 훑더니 피식 웃었다.

"유정숙? 그 메뉴판 하나 제대로 못 만들던 고리타분한 아줌마요? 묘묘가 진작에 잘랐어요. 외식 경영의 기본인 '바이럴 로직'조차 모르는 사람한테 12년 경력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펴며 덧붙였다.

"내 이름은 서란, 묘묘가 직접 스카우트한 새 점장이에요. 유 점장이 있을 땐 하루에 테이블 하나도 안 차던 곳이, 내가 오고 나서 어떻게 됐는지 똑똑히 보라고요."

자신만만한 그녀의 태도에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 레스토랑은 애초에 수익을 바라고 만든 곳이 아니었다.

나는 유 점장에게 늘 당부했다.

내가 필요할 때만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다면 평소엔 문을 닫아도 상관없다고. 만약 손님이 온다면 그 수익은 전부 직원들의 보너스로 가져가라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 유 점장은 행방불명이고 시열은 연락 두절이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아르바이트생 하나가 내 직원을 해고했다니.

서란은 더 이상 나를 신경 쓰지 않고 대기 줄을 향해 상냥하게 웃어 보였다.

"묘묘가 그러네요. 연휴에 여기까지 와주신 분들은 모두 진정한 가족이라고요. 그래서 오늘 전 메뉴 50% 할인 들어갑니다! 차액은 묘묘가 전부 쏜대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분홍 머리는 감격에 겨워 박수를 쳤다.

"세상에, 역시 우리 묘묘! 줄 서서 기다린 보람이 있네!"

"내 이럴 줄 알았어. 묘묘는 원래 금수저잖아. 취미로 영상 찍는 거래두."

"누구는 인생 참 편하게 산다. 돈 많지, 예쁘지, 남자친구는 또 얼마나 다정한데."

"맞아, 지난주 라이브에서 그랬잖아. 묘묘가 영상 찍고 싶어 하니까 허 대표님이 아예 이 레스토랑을 통째로 선물했다고."

그들의 열광적인 표정을 보고 있자니 문득 실소가 터졌다.

내가 고용한 적 없는 직원, 얼굴도 모르는 점장, 그리고 내 소유의 공간을 타인의 성지로 여기는 낯선 이들.

그리고 모든 걸 책임지겠다던 허시열은 전화를 피한 채, 이 팬들의 입속에서 '임묘묘의 다정한 재벌 남자친구'로 소비되고 있었다.

영국 출장을 가 있는 몇 달 사이,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채용하겠다던 시열의 가벼운 제안을 수락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사소한 배려가 이런 거대한 희극으로 돌아올 줄이야.

휴대폰 시계를 확인했다. 주 회장님과의 약속 시간이 코앞이었다.

더는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치고 가게 입구로 직진했다.

도어록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띠리릭—

지문 인식이 성공하며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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