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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게를 불륜녀에게 선물한 남친제3화

이 화는 약 1967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문이 열리는 순간, 등 뒤에서 분홍 머리의 경악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어? 저 여자 진짜 들어갔어!"

서란의 당황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 지문은 묘묘랑 허 대표님만 등록되어 있을 텐데…."

소란을 뒤로하고 레스토랑 안으로 발을 들인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이곳이 정말 내 가게란 말인가?

우아하고 정갈했던 모던 동양풍의 인테리어는 온데간데없었다.

고급스러운 먹색 나무 파티션이 사라진 자리에는 조잡한 네온사인 벽이 세워져 있었고, 그 위에는 '묘묘의 작은 둥지'라는 유치한 글자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벽 중앙에 걸려 있던, 내가 경매에서 2억을 주고 낙찰받은 거장의 수묵화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메이드복을 입고 손가락 하트를 날리는 임묘묘의 대형 화보가 걸려 있었다.

숨이 막혀왔다. 안쪽으로 더 걸어 들어갔다.

품격 있던 로즈우드 테이블 세트는 사라지고, 싸구려 소파 좌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테이블마다 스마트폰 거치대가 놓여 있는 꼴이, 먹는 장면을 촬영하라는 노골적인 의도로 보였다.

바닥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다.

해바라기씨 껍질, 구겨진 휴지, 말라붙은 밀크티 자국들이 발에 채였다. 공기 중에는 불쾌한 기름 냄새와 저렴한 방향제 향이 섞여 코를 찔렀다.

절망감이 밀려오던 중, 관상용 대형 수조 앞에 멈춰 선 나는 결국 무너져 내렸다.

4년 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금룡 이었다. 마리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녀석이었고, 수조 시스템에만 억 단위의 돈을 들였다.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올 때마다 '성공의 상징'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던 나의 자랑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이 허연 배를 드러낸 채 물 위에 둥둥 떠 있었다. 이미 죽은 지 한참은 되어 보였다. 수조의 물은 탁한 초록빛으로 변해 있었고, 여과기는 멈춘 지 오래인 듯했다.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드는 통증이 느껴졌다.

다도실로 발길을 옮겨 문을 연 순간, 나는 머리 끝까지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을 느꼈다.

시중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빈티지 보이차 병차가 무자비하게 부서져 있었다. 찻잎 가루가 테이블 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찻잔에는 미처 비우지 못한 찻물이 눌어붙어 있었다.

장식장에 진열해 두었던 나의 컬렉션 와인과 독한 증류주들도 자취를 감췄다.

30년산 고량주는 빈 병만 굴러다녔고, 항아리에 담아둔 귀한 술들도 누군가 멋대로 퍼 마신 흔적이 역력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내 팔을 세게 꼬집었다.

꿈이 아니었다. 이 선명한 통증은 허시열이 내 소중한 공간을 이토록 철저하게 유린했다는 증거였다.

눈을 감자 시열을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뒤를 따라 우리 할아버지의 생신 연회에 왔던 소심한 청년. 나를 보자마자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 하던 모습. 나중에 업무로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명주 씨, 제 배경이 명주 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어요. 당신은 제가 본 여자 중 가장 빛나는 사람입니다."

당시엔 그 태도가 신선했다. 다른 이들처럼 아첨하지 않으면서도 당당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1년 동안 나를 지극정성으로 쫓아다녔다.

지나가는 말로 특정 지역의 디저트가 먹고 싶다고 하면, 밤새 차를 몰아 새벽 4시부터 줄을 서서 사다 주곤 했다. 기개가 있는 남자가 좋다는 내 말에, 3년간 기른 머리를 단숨에 자르고 정장을 갖춰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할아버지께서도 "그놈, 진심이 보여서 좋다"며 교제를 허락하셨다.

지난 몇 년간 나는 그에게 아낌없이 투자했다. 내 인맥을 동원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주었고, 그의 사업이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뿌듯해했다.

만약 그가 마음이 변해 임묘묘라는 여자에게 빠진 거라면, 차라리 깔끔하게 헤어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질렀다. 감히 내 소중한 공간을 이렇게 짓밟다니.

온몸이 분노로 떨려오던 그때,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영상 속의 그 임묘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어? 당신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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