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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미망인의 결혼식 함정제2화

이 화는 약 1336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은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당혹스러워했다.

“미션 다 끝났다는데, 왜 신랑이 제일 먼저 안 달려와?”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나은아, 이따 신랑 오면…… 너무 괴롭히지 마.”

나은이는 잠시 멍하더니 이내 입을 가리고 웃었다.

“알았어, 알았어! 민준 씨 그렇게 아끼는 거 티 내지 좀 마!”

“그래, 3년 동안 너 하나 보고 달려온 정성을 봐서라도 좀 봐줄게. 들러리들한테도 살살 하라고 문자 보낼게. 팔굽혀펴기 스무 개 정도만 시키라고.”

그녀는 신이 나서 문밖의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신부님이 봐주래! 신랑 체면 세워주자.’

나는 대답 대신 입가에 엷은 미소만 띠었다.

원래라면 얼마나 달콤했을 장면인가.

나은이가 내 팔을 붙들며 소곤거렸다.

“근데 민준 씨, 오늘 진짜 멋있을 거야. 너희 3년 사귀면서 손도 제대로 안 잡았다며? 오늘 드디어 법적으로 부부가 되네. 안 떨려?”

“안 떨려.” 내가 무심하게 말했다.

“거짓말. 입술이 이렇게 하얗게 질렸는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휴대폰이 진동했다. 엄마의 영상 통화였다.

항암 치료를 막 끝낸 엄마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다.

안색은 황달기로 누랬지만, 눈매만은 휘어지게 웃고 있었다.

“우리 딸, 오늘 정말 예쁘다. 엄마가 생중계 다 보고 있어. 민준이가 우리 딸 데려가려고 게임 하는 거 보니 정말 기특하더라. 이따가 너무 고생시키지 마라……”

나는 마른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너희 도장 찍는 거 얼른 보고 싶다.”

그때 간호사가 약을 갈러 들어오다 화면을 힐끗 보았다.

“어머, 아드님 아니, 따님이 오늘 신부님이에요?”

“네, 쉰 쌍이 같이 결혼한대요. TV에도 나오고요!” 엄마의 목소리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웠다. “우리 딸이 참 착한 남자를 만났어요. 3년 동안 한 번도 속 안 썩이고, 우리 딸을 눈에 넣어도 안 아프게 아껴줬거든요.”

나는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엄마는 모른다. 3년 동안 나를 쫓아다니며 사랑한다 말했던 그 남자가, 왜 굳이 이 소란스러운 합동결혼식을 고집했는지.

그저 혼란을 틈타 자신의 형수와 몰래 부부의 연을 맺기 위해서라는 것을.

허를 찔린 부모님이 어쩔 수 없이 그 부도덕한 결혼을 인정하게 만들려는 속셈이라는 것을.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화면을 향해 미소 지었다.

“알았어, 엄마. 신호가 안 좋네. 이따가 혼인신고 끝나고 다시 전화할게.”

전화를 끊자 나은이가 내 붉은 면사포를 매만져주었다.

“이런 전통 혼례 방식도 참 예쁘다. 전국 생중계라니, 엄마가 보시면 정말 병이 싹 나으실 거야.”

그녀가 창밖을 내다보며 중얼거렸다.

“근데 민준 씨는 왜 이렇게 안 와?”

“다른 방들은 벌써 신부 데리고 나갔는데. 벌써 28번째 커플 입장한다고 방송 나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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