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미망인의 결혼식 함정제3화
이 화는 약 2076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나은이가 테이블 위의 사탕 하나를 까서 입에 넣었다.
“근데 진짜, 3년 전만 해도 네가 민준 씨랑 결혼할 줄 누가 알았겠어.”
나는 말이 없었다.
나은이가 사탕을 굴리며 아련한 눈빛을 했다.
“그때 민호 씨 때문에 네가 얼마나 망가졌었는지…… 나 진짜 무서웠거든.”
“민호 그 나쁜 놈, 진짜 연기력 갑이었지. 너랑 있을 땐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것처럼 굴더니. 우린 다 너희가 당연히 결혼할 줄 알았잖아.”
그녀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유진이가 나타날 줄이야.”
내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유진…….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민준과 사귄 지 반년이 지났을 무렵, 그는 나를 가족에게 소개했다.
그때 알게 되었다. 내가 죽도록 사랑했던 민호가 바로 그의 형이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던 유진은 이미 그의 형수가 되어 있었다.
당시 나는 온몸을 떨며 뒤도 안 돌아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민준은 내 손을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희야, 한 번만 기회를 줘. 평생 너한테 잘할게. 지난 일들은 그냥 다 지나가게 두면 안 될까?”
나는 오랫동안 괴로워했다.
민호와 유진을 볼 때마다 위장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민준은 정말 다정했다. 나에게 형이나 형수라고 부르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불편한 자리에서는 술을 대신 마셔주고, 음식을 챙겨주고, 그 두 사람이 내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막아주었다.
“부르기 싫으면 부르지 마. 그 사람들은 너랑 아무 상관 없어.”
하지만 나는 그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민준의 가족이었고, 유진은 형수였다. 명절마다 마주쳐야 할 사람들이었다.
민준이 잘해줄수록 나는 과거에 집착하는 내 자신이 옹졸하게 느껴졌다.
반년 넘게 마음고생을 하던 어느 날, 식사 자리에서 나는 잔을 들어 유진을 향해 웃어 보였다.
“형수님, 한 잔 받으세요.”
민준은 식탁 밑에서 내 손을 꽉 쥐었다. 그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줄곧 민준을 따라 그녀를 ‘형수님’이라 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민호 씨가 공사 현장 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그렇게 유진은 미망인이 되었다.
“축복받아야 할 날에 이런 얘기 꺼내기 싫지만,” 나은이의 냉소적인 목소리가 내 생각을 끊었다.
“진짜 화나는 건, 오늘 이 합동결혼식에 그 여자도 왔다는 거야. 나랑 내 남친은 신청했다가 떨어졌는데, 그 여자는 어떻게 온 거래?”
“심지어 파트너가 민준 씨 대학 동기인 태오 씨라며? 외국 나갔다더니 언제 왔대?”
“아니, 세상 남자들은 다 그런 불쌍한 척하는 타입에 환장하는 거야?”
나은이는 화가 치미는지 사탕 봉지를 구겨버렸다.
“옛날에 너랑 민호 씨 약혼했을 때도 그래. 친척들 다 모인 자리에서 유진이 아프다고 너 버리고 달려갔었지? 알고 보니 둘이 호텔에 있었고! 진짜 쓰레기들이었어.”
나은이의 목소리에 물기가 어렸다.
“그날 밤 너 혼자 강가에 서 있었잖아……”
나는 눈을 내리깔았다.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민준 씨가 물속으로 뛰어들어서 너 안 건져 올렸으면……”
그녀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을 훔쳤다.
나는 그녀에게 티슈 한 장을 건넸다.
“민준 씨 말이야.” 나은이가 티슈를 받아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때 쫄딱 젖어서 입술이 보라색이 될 때까지 떨면서도, 네 옆에 주저앉아 ‘겁내지 마요, 내가 같이 있을게요’라고 했잖아. 생판 남이었는데 어떻게 그렇게까지 해줬을까?”
그녀의 말투가 다시 밝아졌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친구를 보는 안도감 같은 것이었다.
“자기도 예전에 사랑에 속아본 적 있어서 네 마음 잘 안다고, 평생 곁에서 치유해주겠다고 했잖아.”
“너 그때 몸무게가 40킬로도 안 나갔어. 아무하고도 말 안 하다가 민준 씨가 와야 겨우 밥 한 숟가락 뜨고. 우린 다 민준 씨가 하늘이 보내준 구원자인 줄 알았어.”
나은이는 티슈를 꽉 쥐었다.
“3년 동안 네 손끝 하나 조심스럽게 대하는 거 보면서, 우리끼리는 민준 씨가 어디 고장 난 거 아니냐고 농담까지 했어. 근데 생각해보니 그게 다 널 너무 아껴서 그랬던 거더라. 진짜 사랑이지, 그게.”
‘사랑’이라는 단어에서 나은이의 눈가가 다시 붉어졌다.
나는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았다.
그리고 픽 웃으며 말했다.
“그거, 사랑 아니야.”
나은이가 멍청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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