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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함에 미친 엄마가 나를 죽였다제2화

이 화는 약 2300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내가 바닥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자, 엄마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듯 몸을 떨며 내 손목을 짓밟았다.

“송서윤,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죽은 척해서 나를 망신주니까 속이 시원해?”

“네가 내 딸이면 남들보다 더 모범을 보여야지, 어디서 특혜를 바라!”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뭔지 아니? 바로 널 낳기로 결심한 거야!”

주변에서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희주는 입을 가렸지만, 눈동자에는 명백한 즐거움이 서려 있었다.

심장이 누군가에게 짓이겨지는 것처럼 아파왔다.

엄마는 세 번의 시험관 시술 끝에 나를 가졌었다. 나는 엄마의 배에 가득했던 주삿바늘 자국들을 보며 자랐고, 엄마가 나를 낳기 위해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미숙아로 태어난 탓에 선천적인 빈혈을 앓게 된 나를 위해, 엄마는 마사지를 배우고 식단 노트를 수십 권이나 써 내려갔다.

내가 아플 때면 엄마는 겁에 질려 밤을 꼬박 새우곤 했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모든 게 변했다.

엄마는 이 학교의 학생처장이 되었다.

입학 첫날, 엄마는 나를 불러 엄포를 놓았다. 학교에서는 아는 척도 하지 말 것, 모든 일에 공정할 것.

그 ‘공정함’을 위해, 엄마는 당연히 내 차지였던 국가장학금을 2등 학생에게 넘겼다.

엄마는 담담하게 말했다. “넌 내 딸이야. 네가 장학금을 받으면 사람들이 내가 힘을 썼다고 수군댈 거야. 엄마를 이해해주렴.”

엄마는 내가 피땀 흘려 따낸 공모전 본선 진출권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양보하게 했다.

“서윤아, 엄마 원망하지 마. 엄마가 이 위치에 있는데 얼마나 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겠니.”

나는 매번 엄마를 이해하려 노력하며 모든 불공정을 삼켜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놈의 ‘공정’을 위해 심각한 빈혈인 나를 억지로 헌혈차에 태운 것이다.

“내 딸이니까 네가 더 앞장서야 해. 남들 다 하는데 너만 쏙 빠지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겠어?”

그런데 이제는 나를 낳은 걸 후회한다고 말한다.

나는 허공에서 바닥에 널브러진 내 육신을 내려다보았다.

팔은 온통 바늘구멍과 피멍으로 가득했다.

나는 죽은 척을 하는 게 아니었다. 나는 정말로 죽었다.

희주는 혈액 팩을 들고 내 몸을 건성으로 흔들어 깨우는 척했다.

“송서윤 학생, 이제 그만 일어나요. 200ml만 더 뽑으면 끝인데.”

그러더니 나를 잡아당기던 손을 놓고는 본인이 뒤로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시늉을 했다.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혈액 팩이 바닥으로 날아가 터졌고, 검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들려 올려졌던 내 몸은 다시 차가운 핏물 위로 무겁게 떨어졌다.

하얀 셔츠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그 모습은 영락없는 시신이었다.

희주는 입술을 깨물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송 학생, 일개 간호사인 나한테 이럴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나는 도와주려고 한 건데 왜 밀쳐요!”

“어떡해, 방금 뽑은 피 다 쏟아졌네. 정 처장님이 정성으로 키워주신 보람도 없게 정말 너무하네!”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며 마치 큰 모욕이라도 당한 양 흐느끼기 시작했다.

“처장님 같은 엄마를 둔 게 얼마나 부러웠는데. 동갑인데 누구는 캠퍼스에서 공주 대접받고, 누구는 죽어라 일하면서 괴롭힘이나 당하고….”

나는 옆에서 그 광경을 보며 황당함마저 느껴졌다.

죽은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밀친단 말인가!

하지만 엄마는 그 거짓말을 믿었다. 엄마는 희주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안아주며 등을 토닥였다.

“울지 마. 내가 있는 한 더는 저 아이가 널 괴롭히게 두지 않을 테니까.”

나는 멍하니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바닥에 쓰러진 나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뱉었다.

“헌혈하기 싫어서 끝까지 죽은 척하겠다 이거지? 오냐, 나도 이제 봐주지 않겠다.”

“쏟아진 피만큼 다시 뽑아. 처음부터 다시 찔러서라도 채워. 어디까지 버티나 한번 보자고!”

뒤에 서 있던 학생들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와, 진짜 연기력 대박이다. 저 천사 같은 처장님이 저렇게 화내실 정도면 평소에 얼마나 심했다는 거야?”

“엄마가 처장이라고 아주 공주병이 도졌네. 처장님이 저런 성격 안 받아주셔서 다행이다.”

“헌혈 좀 하는 게 뭐라고 저 난리야?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은 생각도 안 하나? 시간 아까워 죽겠네!”

그때, 소란을 들은 학생처 학장님이 헌혈차 근처로 다가왔다.

바닥에 쓰러진 나를, 그리고 주변에 흥건한 피를 본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정 처장님, 이 학생 왜 이래요? 119 불러야 하는 거 아닙니까?”

엄마는 고개를 돌려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학장님, 제 딸입니다. 헌혈하기 싫어서 여기서 죽은 척 쇼를 하고 있는 거예요. 바닥에 피도 저한테 반항한다고 일부러 혈액 팩을 던져서 쏟은 겁니다.”

“내버려 두세요. 오냐오냐해주니까 아주 머리 꼭대기에 앉으려고 해서 이번 기회에 버릇 좀 단단히 고쳐놓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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