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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함에 미친 엄마가 나를 죽였다제3화

이 화는 약 1461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학장님은 그 말을 듣고는 난감한 듯 엄마를 타일렀다.

“정 처장님, 헌혈은 본인 의사가 제일 중요한데… 정 하기 싫다면 그냥 보내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하지만 엄마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아는지, 그는 이내 자리를 떴다.

엄마는 나를 한번 훑어보고는 분노가 더 치미는 듯 차갑게 말했다.

“끝까지 안 일어나겠다 이거지? 좋아, 그럼 거기 누운 채로 뽑아.”

“희주 씨, 그냥 이대로 진행해요. 다 뽑고 나서도 그냥 둬요. 여기서 계속 자고 싶다는데 소원대로 해줘야지. 다른 학생들 방해 안 되게 구석으로 밀어버리고요.”

엄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희주는 주삿바늘을 다시 들고 내 혈관을 찾아 사정없이 찔러 넣었다. 이미 멎어가는 심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기어코 400ml를 꽉 채우고 나서야 멈췄다.

작업이 끝나자 그녀는 내 몸을 발로 툭 건드렸다.

“야, 일어나. 다 뽑았으니까 이제 연기 그만해. 처장님도 가셨는데 누가 봐준다고 그래?”

내가 움직이지 않자 희주는 비웃음을 흘리며 뒤에 서 있는 남학생들을 불렀다.

“저기, 힘센 남학생 둘만 도와줄래요? 이 공주님께서 여기서 계속 주무시겠다고 하니까, 방해 안 되게 인도 쪽으로 좀 옮겨주세요.”

나는 허공에서 내 육신이 짐짝처럼 인도 위로 던져지는 것을 보았다. 가슴 밑바닥이 쓰라렸다.

두 시간 후, 모든 학생의 헌혈이 끝났다.

몇몇 학생이 팔을 문지르며 내 쪽을 힐끔거렸다. 동정어린 시선도 있었다.

“서윤이 몸도 약한데 저렇게 땡볕에 둬도 괜찮을까?”

그때 헌혈 기록지를 들고 지나가던 희주가 코웃음을 쳤다.

“착한 척 좀 마세요. 쟤 100% 연기예요.”

“가까이 가지 마요. 엮이면 병원비 내놓으라고 난리 칠걸요? 내가 저런 부류 한두 번 보는 줄 알아?”

아까 상황을 지켜봤던 다른 학생도 맞장구를 쳤다.

“송서윤 원래 엄마 믿고 공주병 심했잖아. 이제는 죽은 척까지 해서 학교 명예 실추시키고 싶나 봐.”

나를 걱정하던 학생들도 그 소리에 질색하며 자리를 피했다. 혹시라도 번거로운 일에 휘말릴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희주는 그 광경을 보며 승리감에 도취한 듯 발걸음을 옮겨 엄마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처장님, 여기 오늘 헌혈 기록지입니다. 확인하시고 사인 부탁드려요.”

엄마는 내 이름 옆에 적힌 ‘400ml’ 기록을 확인하고서야 굳어있던 미간을 조금 풀었다.

“서윤이는 왜 안 왔어? 내가 너 도와서 봉사활동 하라고 시켰을 텐데.”

희주는 고개를 숙이며 망설이는 척 연기했다.

“그게… 제가 좀 전에 가서 일으켜 세우려고 했는데, 송 학생이 처장님이 직접 와서 빌기 전까지는 절대 안 일어난다고 하더라고요.”

엄마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었다.

“처장님, 송 학생이 꽤 오래 누워있긴 했어요. 이대로 두면 좀 그럴 텐데… 그냥 가서 사과하시는 척이라도 하고 데려오시는 게 어때요?”

엄마는 서류를 책상 위에 거칠게 내동댕이쳤다.

“내가 너무 오냐오냐 키웠어. 버릇이 나빠져도 한참 나빠졌지.”

“지가 안 일어나고 어쩔 거야? 배짱 좋으면 어디 밤새 그러고 있어 보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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