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전날, 호텔에서 맞고 폭주했다제2화
이 화는 약 1947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난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꾹 참았다.
“결혼식 안 한다고? 좋아. 그럼 위약금은 어떻게 할 건데?”
눈길을 돌려 난장판이 된 결혼식장을 쭉 훑어보고 호텔 매니저를 차갑게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그리고 내가 10억 들여서 준비한 이 결혼식장은? 당신들이 이걸 다 보상할 수 있긴 해?”
그러자 이은정이 비웃으며 내 머리채를 확 잡아챘다.
“보상? 네가 쓴 돈이 원래 누구 돈인데! 우리 남편 돈으로 이렇게 호화롭게 꾸며놓고도 보상을 요구해? 진짜 뻔뻔하네.”
머리채를 잡힌 나는 이를 악물며 버텼다.
그런데 이은정의 시선이 내가 들고 있던 한정판 악어가죽 핸드백에 닿더니, 갑자기 얼굴이 시뻘게졌다.
“이 가방! 내가 왜 못 샀나 했어! 네가 우리 남편한테 받아서 들고 다닌 거야? 네가 도둑고양이야?”
이은정은 다짜고짜 내 핸드백을 빼앗으려 들었다.
처음엔 나도 필사적으로 가방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런 여자와 실랑이하다 다치기라도 하면 더 불리해질 게 뻔했다.
그래서 난 손을 놓아버렸다.
그러자 그녀는 핸드백을 낚아채며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걸 본 주변 사람들은 이은정을 부축하면서 오히려 나를 손가락질했다.
“아니, 저런 여자까지 들여보내다니 요즘 호텔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돼?”
“그러게 말이야. 은정 씨 같은 분을 이런 꼴로 만들다니 호텔 명성 다 떨어지겠네.”
“맞아요! 은정 씨, 저희 남편도 강서 그룹 마케팅부에 다니거든요. 나중에 진 대표님께 꼭 잘 부탁드린다고 전해주세요!”
‘진 대표? 이름만 올려놓은 간판 대표에 불과한데... 그것도 우리 회사도 아닌 강서 그룹에서? 우습군.’
나는 속으로 비웃었다.
며칠 전 아빠가 결혼만 하면 회사 지분을 하나씩 내 이름으로 넘기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 이 꼴이라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은정은 사람들이 부축하자 우쭐해진 표정으로 머리를 정리하며 호텔 매니저를 향해 소리쳤다.
“이 호텔은 뭐 하는 곳이에요? 저런 천박한 여자를 들여보내다니 명성에 먹칠하려고 작정한 거예요?”
호텔 매니저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이은정의 비위를 맞췄다.
“예, 예! 사모님 말씀이 맞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은정은 흡족한 듯 콧방귀를 뀌더니 갑자기 내 핸드백을 열고 안에 있던 물건들을 바닥에 쏟아버렸다.
바닥은 순식간에 내 소지품으로 어지럽혀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롤스로이스 차 키와 한정판 블랙카드였다.
이은정은 그것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이 여자 좀 봐! 우리 남편 돈으로 이런 사치를 부려!”
그러더니 내 차 키를 집어 들고 내 얼굴 앞에 바짝 들이댔다.
“너 같은 게 롤스로이스를 탄다고? 이따 사람들 불러서 네 차 박살 낼 거야!”
그리고는 차 키를 바닥에 내던지더니 힐로 짓밟기 시작했다.
차 키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그녀는 한참이나 키를 짓밟고 나서야 발을 멈췄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내 핸드백을 다시 집어 들고 비웃으며 말했다.
“하... 4억짜리 핸드백이라... 이런 게 너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그녀는 전광석화처럼 프런트 데스크로 가더니 그곳에 있던 가위를 잡아 들었다.
그리고 내가 보는 앞에서 핸드백을 가위로 힘껏 잘라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전혀 막지 않았다.
그저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좋아, 자르면 자를수록 물어낼 돈만 늘어날 뿐이니까.’
그때 호텔 사장이 급하게 뛰어들어왔다.
호텔 매니저가 그의 귀에 뭔가를 속삭였고 그는 갑자기 나를 똑바로 바라보더니 말했다.
“시은 씨, 오늘부로 저희 호텔 블랙리스트로 등록하겠습니다.”
나는 귀를 의심했다.
‘뭐? 내가 블랙리스트라고?’
한참을 그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정말요?”
호텔 사장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단호히 말했다.
“저희 호텔은 명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고객님 같은 분은 저희 호텔에 맞지 않습니다.”
나는 어이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이 호텔은 우리 아빠가 대주주인데? 과연 나중에 누가 후회하게 될지 두고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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