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결혼식 전날, 호텔에서 맞고 폭주했다 · 제1화설정≡

결혼식 전날, 호텔에서 맞고 폭주했다제1화

이 화는 약 2344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날, 호텔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누군가 고객님의 결혼식 현장을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무슨 소린지 이해도 안 된 채 서둘러 호텔로 달려갔다.

도착하자마자 보인 건 한 여자가 내 예비 신랑과 함께 찍은 결혼사진을 들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었다.

“이게 뻔뻔한 불륜녀 아니야? 우리 남편을 유혹하더니 그 돈으로 이렇게 호화로운 결혼식을 준비했다고?”

그 말에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에 분노가 퍼졌다.

호텔 매니저조차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게요. 결혼식 준비 내내 신랑 얼굴 한 번 못 본 게 이상하다 했는데 원래 와이프가 따로 있었군요.”

결국 더 많은 구경꾼이 몰려들었고 분위기는 격앙되어 나를 마구잡이로 몰아세웠다.

그 과정에서 난 결국 아이를 잃고 말았다.

분노에 치를 떨며 난 웃음이 나왔다.

곧장 비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일 결혼식 취소하고 진상혁한테 회사에서 당장 꺼지라고 전해!”

내 돈으로 다른 여자를 챙기고도 이렇게까지 뻔뻔할 줄이야!

좋아. 내가 어떻게 너희를 박살 내는지 한번 두고 보자고.

* * *

거울 앞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던 중, 호텔 매니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고객님의 호화 결혼식장이 난자판이 됐습니다. 한 번 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목소리엔 걱정스러운 척하는 기색이 가득했지만, 그 안에 깃든 비웃음은 숨기지 못했다.

난장판이라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 결혼식을 위해 반년 동안 정성을 쏟고 수백만 원을 들였는데 누가 감히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거야?

게다가 내일은 나와 7년을 연애한 예비 신랑, 진상혁과의 결혼식이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사고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분노가 치밀어 올라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상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상혁아, 결혼식장에 문제 생겼어. 빨리 와줘.]

그렇게 핸드백을 들고 황급히 호텔로 달려갔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매니저의 지나치게 아부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진 사모님! 이렇게 젊고 아름다우시다니요! 진 대표님과 정말 천생연분이세요.”

“그래서 결혼식 준비하는 내내 신랑 얼굴을 못 본 이유가 따로 있었네요. 원래 와이프가 따로 계셨다니!”

“사모님, 우리 연락처 교환하시죠? 앞으로 호텔 프로젝트 생기면 사모님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진 사모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물결치는 긴 머리와 볼룸감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는 여자가 매니저의 명함을 거만한 게 받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런데 먼저 이 뻔뻔한 불륜녀부터 정리해야겠어요!”

“오늘 당신의 공로는 잊지 않을게요!”

나는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다.

정성스럽게 꾸며놓았던 꽃 아치 입구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고급 샴페인 타워는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거기에 더해 바닥에는 썩은 채소와 달걀 껍데기들이 널려 있었다.

오늘 오후까지만 해도 화려했던 그 결혼식장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를 악물며 간신히 분노를 눌러 삼키고 물었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죠?”

짝!

대답 대신 한 여자가 내 뺨을 후려쳤다.

“내가 그랬어! 오늘 내가 네 꼴을 제대로 보여주려고 왔다고! 이은정이 누군지 똑똑히 알아둬!”

강하게 맞아 중심을 잃고 휘청였다.

이은정?

익숙한 이름인데...

아, 맞다.

상혁이가 예전에 말했던 대학 후배.

일자리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던 그 후배 이름이 이은정이었다.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진상혁, 대단하네. 내가 임신했다고 아버지가 특별히 너를 회사 대표로 키워줬더니 네가 진짜 대표라도 된 줄 알았나 봐? 감히 나를 속이고 이런 짓을 해?’

싸늘한 눈길로 이은정을 노려보며 단호하게 외쳤다.

“너 도대체 뭔데, 감히 날 때려?”

그러자 이은정은 당당하게 휴대폰을 꺼내더니 화면을 내밀었다.

거기엔 그녀와 상혁이가 찍은 웨딩 사진이 떡하니 있었다.

“내가 뭐냐고? 너야말로 뭔데!”

“나랑 내 남편, 웨딩 촬영한 지 반년이 넘었다고!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 사이를 건드려?”

뭐?

내가 유혹했다고?

웃기지 마!

난 휴대폰을 꺼내 상혁이를 부르려 했지만, 이은정은 내 손에서 휴대폰을 낚아채더니 바닥에 집어던졌다.

“불륜녀 주제에 사람까지 부르려고?”

이은정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나를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진 대표? 방금 검색해 봤는데 강서 그룹 대표님이라잖아.”

“요즘 젊은 애들 참... 돈 때문에 별짓 다 하네.”

“그러니까. 생긴 것도 괜찮은데 왜...”

호텔 매니저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서둘러 이은정을 달래기 시작했다.

“진 사모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그러다 몸 상하십니다. 이렇게 하죠. 저희 호텔 최고의 스위트룸을 제공해 드리고 1년간 무료 온천 혜택도 드리겠습니다. 진정하세요.”

그러더니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고객님, 죄송하지만 고객님의 결혼식은 더는 진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세로쓰기 표시 중: 본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크롤합니다(← → 키로도 이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