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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녀는 내 목숨값을 치렀다제2화

이 화는 약 1225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언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가계부의 빽빽한 내역을 응시하는 그녀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갔다.

[2026년 4월 1일, 연우 생활비 100만 원 입금...]

뒤로 넘겨보니, 2018년부터 시작해 매달 이 내역이 빠짐없이 적혀 있었다. 꼬박 8년. 약 1억 원에 달하는 돈이었다.

반면 언니는 2015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주식 투자를 한답시고 모은 돈을 날리고 빚만 잔뜩 지고 있었다. 이 집을 먹여 살린 진짜 주역이 누구인지는 초등학생도 알 수 있었다.

내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지자 엄마가 허겁지겁 변명을 늘어놓았다.

"내가 또 사람을 착각했구나. 연우를 지수로 착각하고 적었어."

예전 같았으면 이 한마디에 마음이 약해졌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스스로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엄마를 똑바로 응시하며 물었다.

"정말 착각하신 건가요, 아니면 일부러 언니 편을 드시는 건가요?"

"그리고 엄마의 그 인지장애, 진짜인가요, 아니면 연기인가요?"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자 엄마는 우물쭈물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있던 언니가 가계부를 낚아채며 소리쳤다.

"엄마가 날 좀 더 챙겨줬다고 해도 그게 뭐 어때서! 네가 워낙 싹수없고 정 안 가게 구니까 그렇지!"

그 당당함에 기가 차서 대꾸할 말조차 잃었다.

그래, 두 딸 중 하나는 말수 적고 무뚝뚝한 나였고, 다른 하나는 싹싹하고 애교 넘치는 언니였으니 누구라도 언니를 더 예뻐했겠지. 하지만 그것이 내가 오랜 세월 차별받고 학대당해야 했던 면죄부는 될 수 없었다.

나는 엄마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이 일억 원에 방금 보낸 사천만 원, 그리고 그동안 사드린 명품과 보석들까지 합치면 이억 원은 족히 넘을 거예요."

"이걸로 절 키워주신 은혜는 전부 갚은 걸로 하죠."

나는 가방을 챙겨 다시 걸어 나갔다.

"서라!"

뒤에서 분노와 황당함이 섞인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작 이런 일로 엄마를 안 보겠다는 거냐?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엄마의 목소리는 너무나 가벼워서, 내가 정말 사소한 일로 유난을 떠는 건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심장 깊은 곳에서 몰아치는 쓰라린 통증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 '착각'의 순간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것들이 내 가슴속에 무거운 바위가 되어 나를 옥죄고 있었다는 것을. 엄마의 병이 평생 낫지 않아 내 삶이 영원히 저당 잡힐까 봐 불안해했던 밤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 모든 것이 지독한 거짓말이었다니.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동안 뼈를 깎아가며 갈구했던 엄마의 인정 같은 건, 이제 내게 아무 쓸모가 없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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