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재벌 딸 친구, 그녀가 드러낸 진짜 얼굴제2화
이 화는 약 1900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유민호는 유씨 집안의 유일한 후계자라서 친구들도 그의 체면을 세워주며 나를 설득했다.
“그래, 서연아. 너 이미 민호랑 결혼했잖아. 민호 어디 도망가겠어?”
“맞아. 인아는 너를 너무 걱정해서 그런 거야.”
“걔 네 절친 아니야? 설마 널 해치겠어?”
“재벌 남편에 재벌가 아가씨 베프까지. 우리 얼마나 너를 부러워하는지 알아?”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어금니가 부서질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겨우 화를 삼키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때 유인아가 내게 도발하듯 눈짓을 보내더니 일부러 내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는 그 명품 한정판 가방을 테이블 위에 “탁” 소리를 내며 올려놓았다.
친구들은 그 가방을 알아보고 놀란 듯 소리쳤다.
“인아야! 이 가방 네가 샀어?”
“세상에! 전 세계에 딱 세 개만 나온 거라고 하던데. 그중 하나는 제일 재벌가에서 사갔고... 혹시 너야?”
유인아도 이 가방의 가치를 몰랐는지 순간 당황했지만 곧 뻔뻔하게 말했다.
“뭐 어때. 우리 집에 이런 가방 많아.”
나는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이 가방은 분명 우리 엄마 것이었는데 어떻게 유인아 손에 들어간지 모르겠다.
지난 생에 유인아는 우리 엄마의 보석들을 몰래 훔쳐 외부에 대여하며 ‘가짜 명문가 딸’ 행세를 했었다. 아마 이번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가방을 가져갔을 것이다.
한 친구가 나와 유인아를 번갈아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근데 유씨 집안이랑 그 재벌집 딸 결혼하는 거 아니야? 그러면 서연이가...?”
그녀는 말끝을 흐리더니 미묘한 어조로 이어갔다.
“진짜로 소문처럼 서연이 입양된 딸인 거야?”
다른 친구가 곧바로 맞장구쳤다.
“그치. 듣기로는 그 집안이 은혜를 갚으려고 운전기사 딸을 입양해서 친딸처럼 키웠다던데? 서연이 딱 맞잖아.”
“은혜를 갚으려고 친딸 결혼까지 양보해? 좀 이해하기 어렵긴 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정략결혼인데 입양 딸을 시집보낸다고? 이거 윤씨 집안을 너무 무시하는데!”
“난 인아랑 유민호가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아.”
유인아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아마 우리 결혼이 정략결혼이라는 사실은 몰랐던 모양이다.
한편 유민호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나는 천천히 휴대폰을 꺼내 들고 앱을 뒤적이며 말했다.
“어... 이 가방, 몇몇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들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일부러 말을 멈추고 유인아를 쳐다보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 사람들 다 스스로를 재벌 딸이라고 소개하는 걸 봤어. 설마 이 가방 대여한 거 아니야?”
유인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빨갛게 달아오르며 나를 노려보는 눈빛은 마치 나를 잡아먹으려는 것 같았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바보같이 유인아를 믿고 이런 자리에서 그녀를 추궁하지도 않았겠지만 이번엔 다르다.
주변 친구들도 유인아를 의심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프런트에서 가위 한 자루를 들고 와서는 그 가방을 마구잡이로 잘라대며 소리쳤다.
“이건 내 거야! 네가 뭔데 나를 의심해? 봤어? 내가 가방을 찢었다고, 할 말이 또 있어?”
모두 숨을 죽이며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몇억짜리 가방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혀를 차며 비웃었다.
“참, 시원하게 자르네. 근데 어떻게 우리 엄마한테 설명할 건지 생각은 해봤어?”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인아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혼란스러워했다.
손에 든 가위를 떨어뜨리는 순간 그녀의 손가락 끝이 베이며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울면서 나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서연아, 이렇게까지 해야 네가 만족하겠어?”
유민호는 급히 유인아의 손을 붙잡고, 상처를 빨며 휴지로 감아주더니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일어섰다.
그는 내가 움직이지 않자, 화를 내며 소리쳤다.
“서연아, 인아는 네 베프이자 동생이야. 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넌 지금 유씨 집안의 며느리야. 내가 유씨 집안의 명예를 지키려고 이러는 거라고! 이 일은 아버지께 말할 거니까, 너 잘 반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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