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전화를 끊은 엄마제3화
이 화는 약 2353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15분이 지나자 의사가 도착했다.
사람들은 급히 자리를 비켜주며 숨을 죽이고 준우의 응급처치를 기다렸다.
하지만 준우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아이의 온몸에는 이미 심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붉은 발진이 가득했고, 손발의 경련도 거의 멈춰 있었다.
누가 봐도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나는 한쪽에서 차갑게 서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내 무심한 태도에 참다못한 누군가가 날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소하정, 네 아들이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데, 넌 정말 아무 걱정도 안 되는 거야?”
“네가 그 아이의 친엄마가 맞긴 해?”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주성언이 먼저 나섰다.
“죄송합니다. 하정이도 지금 너무 놀라서 그래요.”
그는 나를 감싸며 변호하듯 말을 이었다.
“게다가 집에서 준우를 제일 신경 쓰는 사람이 하정이예요. 그러니 더 이상 뭐라고 하지 말아 주세요.”
주성언은 나를 향해 위로하듯 미소를 지었다.
‘늘 그랬지. 어떤 상황에서도 날 대신해 앞에 나서던 사람이었어.’
의사는 여전히 준우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준우의 동공은 9mm 이상으로 풀려 있었고, 심전도는 결국 직선을 그렸다.
삐-
의사는 고개를 떨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죄송합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시어머니는 절규하며 준우에게 달려들었다.
“우리 준우, 아직 살릴 수 있어요! 선생님, 제발 다시 한번만... 제발요!”
“준우야, 눈 좀 떠봐! 할머니 여기 있잖아. 할머니는 너 없으면 못 산단 말이야...”
시어머니의 울음은 거실을 가득 채웠고, 그 슬픔은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주성언은 충격에 휩싸인 듯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자신에게 말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우리 준우가 겨우 세 살인데, 단순히 알레르기 반응이었을 뿐인데... 분명 살릴 수 있어. 그렇지, 살릴 수 있겠지?”
그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 눈으로 방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맞죠? 우리 준우는 괜찮아질 거죠?”
주성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고, 목소리엔 절박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며 눈을 마주치기를 피했다.
의사는 응급처치 도구를 정리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보호자님, 부디 마음을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평범한 생일 파티가 비극으로 끝날 줄은.
준우의 시신을 꼭 끌어안고 있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시어머니의 얼굴은 분노와 슬픔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소하정! 네 잘못이야! 다 네가 우리 준우를 이렇게 만든 거라고!”
“왜, 왜 준우의 생명을 살릴 약을 버린 거야? 네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냐고!”
시어머니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점차 나에게 쏠렸다.
사람들의 눈엔 의심과 비난이 가득했다.
“그러니까. 그 약은 살릴 수 있었던 약이잖아.”
“소하정 씨가 약을 꺼내기만 했어도 준우가 살았을지도 몰라.”
“그런데 약을 버리다니, 이게 말이 돼? 누가 자기 애가 죽어가는 걸 보고도 저럴 수 있어?”
“이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이건 살인이나 다름없어!”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점점 더 커졌다.
비난의 화살이 나를 향해 쏟아졌다.
그 순간, 주성언이 나서서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만들 하세요! 하정이는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예요!”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게다가 그 약은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어요. 먹어도 효과가 없었을 겁니다.”
이 말은 주변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잠시 멈추게 했다.
그는 내 손을 잡으며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여보, 알아. 너도 얼마나 준우를 사랑했는지 내가 누구보다 잘 알아. 당신이 얼마나 힘들지 나도 알아.”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방에 있던 의사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약이 조금 오래됐어도, 효과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약효가 줄어들 뿐, 먹는 데 큰 문제는 없었을 겁니다.”
“만약 의문이 있으시다면, 약을 회수해서 검사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의사의 논리적인 설명은 분위기를 다시 무겁게 만들었다.
그때, 주성언이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선생님!”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어갔다.
“제 아내는 약학 지식이 부족합니다. 그걸 잘 몰랐던 것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닙니까?”
“게다가 약이 술에 젖었잖아요. 누가 세 살짜리 아이에게 술에 젖은 약을 먹일 수 있겠습니까? 그랬다가 상태가 더 나빠졌으면 어쩌려고요?”
“하정이도 최선을 다한 겁니다. 다들 제 아내를 비난하지 말아 주세요.”
주성언의 논리적인 변호로 사람들의 의심과 비난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약은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어.”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내게로 쏠렸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그냥 내가 일부러 버린 거야.”
그 순간, 방 안은 얼어붙은 듯 정적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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