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전화를 끊은 엄마제2화
이 화는 약 1933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준우야, 괜찮아?!”
주성언의 다급한 목소리가 문을 뚫고 방 안까지 울려 퍼졌다.
나는 침착하게 문을 열었다.
시계의 바늘은 정확히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딱 그 시간이야. 전생에서 준우가 쓰러진 바로 그 시간.’
거실로 나가자, 준우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아이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작은 손은 본능적으로 가려운 목을 긁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는 내가 사 온 케이크가 놓여 있었고, 이미 한 조각이 잘려나가 있었다.
‘땅콩 알레르기... 이게 다시 시작된 거야.’
주성언은 초조하게 여기저기를 뒤적이며 약을 찾고 있었다.
그는 나를 보자 눈에 희망이 깃들었다.
“여보, 준우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당신이 항상 약 챙겨서 다니잖아, 그렇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 나한테 약 있어.”
하지만 나는 약을 꺼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준우는 기도가 좁아져서 얼굴이 점점 보랏빛으로 변하자, 시어머니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약이 있으면 빨리 좀 꺼내! 지금 애가 얼마나 힘든데!”
손님 중 한 명이 거들었다.
“그러게요, 지금 애가 이렇게 괴로워하는데, 약이 어디 있는지 빨리 찾아야죠!”
“하정 씨, 약 어디 있어요?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에 있어요, 아니면 옷 주머니예요? 빨리 생각해 봐요!”
“진짜 답답하네요. 다들 어서 약 찾아봐요.”
순식간에 사람들이 준우의 약을 찾기 위해 거실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거실은 이내 혼란 그 자체로 변했다.
‘...다들 이렇게 난리를 치고 있지만, 아무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묻지 않네.’
나는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았다.
‘이번에는 다르게 끝날 거야.’
“찾을 필요 없어요.”
나는 차분하게 입을 열며 그들의 행동을 멈췄다.
“약은 제가 가지고 있어요.”
내 손바닥 위에 옅은 하늘색 약 한 알이 놓였다.
주성언의 얼굴에는 한 줄기 희망이 떠올랐다.
“그래, 맞아! 그거야. 여보, 빨리 줘! 내가 준우한테 먹일게.”
그는 손을 내밀며 안도의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한 다음 행동은 남편의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나는 가볍게 웃으며 손에 든 약을 샴페인 잔 위로 던져버렸다. 약은 잔 속에서 거품을 내며 녹으면서 천천히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모든 사람이 그 순간 멍해졌다.
주성언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여보,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건 준우를 살릴 약이라고!”
그는 떨리는 손으로 샴페인 잔 속을 뒤져 약을 꺼내려 했지만, 약은 이미 알코올에 녹아 사라지고 있었다.
초조함에 가득 찬 그는 숨을 고르며 내 어깨를 꽉 붙잡았다.
“여보, 이제 그만해. 장난은 거기까지만 해. 이건 정말 준우의 목숨이 달린 일이야. 약을 다시 꺼내 줘.”
“제발!”
모든 사람이 무거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나는 천천히 두 손을 들어 보였다.
“여보, 그 약 더 없어. 방금 그게 집에 있던 마지막 한 알이었어.”
“그런데 왜 그걸 던졌냐고!”
시어머니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소리쳤다.
“그럴 리가 없어.”
주성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준우의 숨소리는 점점 약해졌다.
나는 여전히 약을 꺼낼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시어머니는 초조함에 못 이겨 무릎을 치며 휴대폰을 꺼내 119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전화를 걸자마자, 나는 시어머니의 손에서 휴대폰을 뺏어 끊어버렸다.
전화기의 화면이 꺼지며, 준우의 창백한 얼굴과 겹쳐 보였다.
“준우 어미, 너 미쳤어?”
시어머니는 울분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나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주성언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다시 휴대폰을 들어 119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이 지체된 탓에, 준우는 숨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이를 갈며 말했다.
“소하정, 만약 우리 준우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어머니, 준우는 괜찮을 거예요.”
주성언은 반사적으로 나를 변호하며 대답했다.
그는 몸을 꼿꼿이 세운 채 준우를 조심스럽게 반쯤 앉힌 자세로 안아, 아들의 숨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려 애쓰고 있었다.
세로쓰기 표시 중: 본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크롤합니다(← → 키로도 이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