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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로 얼룩진 그림자제2화

이 화는 약 3131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2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3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할 말을 남기고 나니 마음이 놓여서 떠났다.

하지만 차에 오르기도 전에, 여기 있을 리 없는 세 사람을 보게 되었다.

유이서는 울면서 우지우의 품에 안겨 있었고, 우지후는 옆에 서서 유이서의 손을 잡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세 사람은 마치 한 가족처럼 보였고, 그 장면은 너무나 따뜻하고 사랑스러웠다.

나는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우지우, 중요한 고객 만나러 간다더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내가 나타나자 세 사람 모두 놀란 듯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우지우는 당혹감이 가득했다.

그는 유이서를 놓고 서둘러 내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재이야, 내 설명 좀 들어줘.”

“이서가 길에서 죽은 유기견을 발견했는데 어쩔 줄 몰라서 나한테 도움을 요청한 거야.”

“그래서 우리가 그 강아지를 화장장에 데려와 화장한 거고...”

나는 유이서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나를 힐끗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내가 심각한 표정을 짓자 우지후도 긴장하며 말했다.

“이서 아줌마는 착한 사람이에요. 아빠랑 저도 그냥 아줌마를 돕고 싶었어요...”

유이서는 곧장 불쌍한 척하며 나에게 사과했다.

“사모님, 죄송해요. 우 대표님의 일을 방해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우지우는 나를 끌어안으며 내가 왜 화장장에 있는지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온 신경은 유이서에게 쏠려 있었다.

마치 내가 유이서를 곤란하게 만들까 봐 걱정하는 듯 변명하기 바빴다.

“이서는 아줌마의 딸이잖아. 아줌마가 우리 집에서 오랫동안 일했는데 이서 일을 좀 더 신경 써줘야 하잖아.”

“그래, 당연하지...”

나는 우지우를 가볍게 흘겨본 뒤 아무 말없이 떠나려고 했다.

우지우는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끌어안으며 낮은 목소리로 나를 달랬다.

“일정을 너한테 미리 말하지 않은 건 내 잘못이야. 재이야, 내가 지금 바로 제일 높은 빌딩의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서 저녁을 사 줄게. 그걸로 화 풀어줘.”

그는 내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억지로 차에 태웠다.

우지후는 내 손을 꼭 잡고 계속 나를 달래었다.

내 시야 한구석에서 유이서는 질투심 어린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고급 레스토랑은 확실히 화려했다.

장미로 뒤덮인 장식과 정성껏 배치된 촛대는 마치 우지우가 나에게 프로포즈했던 때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다음 순간 레스토랑 매니저가 내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

그는 정성스럽게 준비된 케이크를 들고 유이서 앞으로 걸어와 공손히 말했다.

“사모님, 오늘은 우 대표님과 사모님이 사랑을 나눈 지 1,000일 되는 기념일입니다.”

“우 대표님께서 매달 가족분들과 방문해 주셔서 감사의 의미로 저희가 사모님께 특별히 준비한 케이크입니다. 이 케이크로 우 대표님과 사모님의 백년해로와 가족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레스토랑의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마치 모두가 냉동고에 갇힌 듯 숨조차 쉬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가 창백해지는 우지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웃음을 흘렸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초콜릿인데.”

알고 보니 유이서는 이미 밖에서 사모님으로 통하고 있었다.

내 가벼운 웃음에 우지우는 정신을 차렸다.

그는 몹시 화를 내며 케이크를 바닥에 내던졌다.

“당신이 무슨 매니저야? 진짜 사모님도 못 알아보는 거야? 이분이 내 아내야!”

그는 내 손을 강하게 잡으며 결혼반지를 보여주었다.

“오늘 처음 왔는데 이런 큰 실수를 저질렀어? 앞으로 이 레스토랑은 문 닫는 게 좋을 거야!”

매니저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했다.

하지만 우지우의 눈짓을 보자마자 재빨리 머리를 긁적이며 상황을 이해한 듯 행동했다.

그는 황급히 나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사모님, 죄송합니다. 제가 사람을 착각해서 축하의 대상을 잘못 짚었습니다.”

우지후도 나에게 와서 안기며 애교를 부렸다.

“엄마, 이 매니저가 분명 사람을 잘못 본 거예요. 오늘은 저도 처음 아빠랑 엄마랑 같이 왔는걸요.”

나는 평소에 정직하고 선량하다고 생각했던 내 아들이 얼굴도 붉히지 않고 거짓말하는 모습을 보았다.

모두가 나를 속이려고 애쓰는 걸 보며, 나는 고개를 젓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됐어, 배고프니까 먼저 밥이나 먹자.”

어차피 난 곧 떠날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되든 나에겐 상관없었다.

우지우와 우지후는 서로를 바라보며 눈에 띄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우지우가 나를 데리고 자리에 앉았을 때 준비된 음식들 속에 내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고수가 가득 뿌려져 있는 걸 발견했다.

예전엔 우지우가 나랑 밥을 먹을 때마다 고수가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고 몇 번이고 주의를 줬었다.

혹시라도 꼭 넣어야 하는 요리라면 그는 하나하나 꼼꼼히 골라내곤 했었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푸른색과 코를 찌르는 고수 향을 마주하니 젓가락을 잡은 손마저 힘이 빠지는 듯했다.

내가 한참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자 우지우는 갑자기 굳어버렸고, 이내 그의 눈에 미안함이 스쳐 지나갔다.

“재이야, 미안해. 내가 요리사에게 미리 말하는 걸 깜빡했어...”

“다른 식당으로 옮기자.”

나는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그럴 필요 없어. 이서 씨가 맛있게 먹고 있잖아. 이서 씨가 고수를 좋아하니 여기서 계속 먹자.”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나는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있는 유이서를 바라보았다.

유이서는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살짝 올리며 일부러 수줍은 척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사모님.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미슐랭 요리를 먹을 수 있네요.”

“사모님은 정말 복받으신 분이에요. 저도 사모님처럼 우 대표님 같은 좋은 남편 만나고, 지후처럼 착한 아들 낳고 싶어요.”

나는 씁쓸하게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서두르지 마. 6일 후면 그들은 전부 네 것이 될 테니까.’

우지우와 우지후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유이서가 배부르게 먹을 때까지 아무 말없이 놔두었다.

그렇게 모두가 식사를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섰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한 대의 통제 불가능한 스포츠카가 엄청난 속도로 우리 쪽으로 돌진해 오고 있었다.

극도의 위험 속에서 나는 비틀거리며 가까스로 몸을 피했지만 곁눈으로 우지우와 우지후가 유이서를 향해 몸을 날리는 모습을 보았다.

“이서야, 조심해!”

“이서 아줌마, 빨리 피하세요!”

귀청이 터질 듯한 충돌음이 울려 퍼진 후 나는 무기력하게 그들 부자가 나를 지나 유이서를 꼭 끌어안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눈앞이 흐릿해지고, 귓가에 울리는 소리가 멀어져 가는 와중에도 나는 차가운 눈물을 눈가에 머금은 채 천천히 눈을 감으며 속삭였다.

“시스템, 나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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