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애하는 엄마제3화
이 화는 약 3072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문득 내가 여섯 살이 되기 전 일이 떠올랐다.
그때도 부모님은 동생을 더 예뻐했지만, 그래도 나까지 완전히 외면하진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집 앞에서 아빠가 다른 여자와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봤다.
어렸던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대로 엄마에게 달려가서 말했다.
엄마는 아빠와 크게 싸웠다.
나는 옆에 멍하니 서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저 아빠가 엄마에게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엄마 앞을 막아선 채 나름대로 잔뜩 화난 얼굴로 아빠에게 말했다.
엄마를 괴롭히지 말라고.
반면 동생은 울면서 두 사람에게 달려가 안겼다.
엄마 아빠가 헤어지는 건 싫다고 울며 매달렸다.
세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그러더니 거짓말처럼 다시 화해했다.
그리고 그 뒤부터 모든 화살은 나를 향했다.
엄마는 괜히 일을 키웠다며 나한테 손가락질을 했고, 아빠는 내 뺨을 때리며 집안을 망치는 애라고 했다.
나중에 커서야 알게 됐다.
엄마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빠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저 모른 척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엄마는 아빠와 이혼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내가 그 일을 입 밖에 내는 바람에, 두 사람이 애써 덮어 두던 문제를 더는 모른 척할 수 없게 됐다.
엄마는 자존심이 센 사람이었다.
그래서 알면서도 계속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아빠 역시 밖에 여자가 있었지만, 아내와 아이를 버린 남자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진 않았다.
이혼할 생각도 없었다.
결국 윤시우는 두 사람이 다시 한발씩 물러설 수 있는 구실이 됐다.
그리고 나는 이미 금이 갈 대로 간 두 사람의 관계를 계속 떠올리게 하는 존재가 됐다.
그날 이후 나는 집안 분위기를 망치는 아이가 됐고, 점점 없는 사람 취급을 받게 되었다.
반대로 윤시우는 가족을 지켜 낸 착한 아이가 됐다.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귀한 아들이 됐다.
그 뒤로 동생은 점점 더 거리낌 없이 부모님 앞에서 내 험담을 했다.
결국 나는 부모님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됐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곧장 시장에 가서 좋은 뼈를 골라 사 왔다.
윤시우의 손목 회복에 좋다며 푹 고아 주겠다고 했다.
뼈에는 이상이 없어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빠는 과일 껍질을 전부 깎아서 한입 크기로 잘라 윤시우 입가에 갖다줬다.
손을 쓰면 안 되니 푹 쉬어야 한다는 이유였다.
식탁에는 온통 윤시우가 좋아하는 음식만 올라와 있었다.
엄마는 국을 떠 주고, 아빠는 반찬을 집어 주느라 바빴다.
윤시우는 자신에게만 쏟아지는 관심을 당연하다는 듯 누리면서 환하게 웃었다.
“엄마, 아빠도 오늘 고생 많으셨잖아요. 두 분도 많이 드세요.”
그러고는 부모님 그릇에 반찬을 하나씩 올려 줬다.
아빠가 흐뭇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시우가 이제 엄마 아빠 걱정도 다 해 주네. 아빠는 시우가 준 건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을게.”
엄마는 눈시울을 붉히면서 감동한 얼굴을 했다.
“우리 아들, 정말 엄마 마음도 알아주네.”
윤시우는 부모님에게 조금만 잘해 줘도 큰 사랑을 받았다.
나는 뭘 해도 칭찬 한마디 듣기 어려웠다.
그러던 엄마가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젓가락을 탁 내려놓았다.
표정도 금세 차갑게 굳어졌다.
“윤지우 그 못된 자식, 아직도 안 들어와? 우리가 가만히 있으니까 우습게 보는 거야?”
“사람을 죽이려고 한 걸 신고도 안 했으면 감사할 줄 알아야지. 이제는 집을 나간 척까지 하네.”
아빠가 듣기 싫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걔 얘기는 꺼내지도 마. 안 들어오면 오히려 잘됐지. 얼굴 안 봐도 되니까 속 편하잖아.”
“모레가 시우 생일이잖아. 생일 준비나 제대로 하자.”
그 말을 듣자 엄마의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
엄마는 윤시우의 생일 파티 이야기를 신나게 꺼냈다.
친척과 지인들을 전부 불러서 크게 축하해 주겠다고 했다.
식탁은 금세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아무도 더는 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목이 메었다.
‘엄마, 난 이미 죽었어요.’
‘왜 죽은 뒤까지 당신들한테 이런 말들을 들어야 해요?’
‘이렇게까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였으면, 처음부터 왜 나를 낳았어요?’
윤시우의 생일은 금세 돌아왔다.
부모님은 호텔 연회장을 통째로 빌리고 현수막까지 걸었다.
찾아온 손님들은 하나같이 부모님이 윤시우를 얼마나 아끼는지 칭찬했다.
그때 친척 한 명이 엄마 손목의 순금 팔찌를 가리키며 웃었다.
“이거 시우가 선물한 거지? 그러니까 그렇게 예뻐할 수밖에 없지. 저렇게 살가운 아들이 어디 있어. 우리 집 애는 하루가 멀다 하고 속만 썩이는데.”
엄마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 팔찌는 내가 사 준 거였다.
그동안 엄마가 윤시우에게 준 사랑에 비하면, 내가 받은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늘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그래서 방과 후마다 친구들 공부를 봐주고 받은 돈을 조금씩 모았다.
그 돈으로 엄마에게 순금 팔찌를 사 줬다.
딱 한 번이라도 엄마가 웃어 주길 바랐다.
하지만 엄마는 칭찬은커녕 집의 돈을 훔친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그때 나를 훑어보던 차가운 눈빛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엄마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잠시 자리를 비우겠다고 했다.
그리고 아빠에게 다가가서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잠시 망설이던 엄마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근데 지우가 아직도 안 들어왔잖아.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닐까?”
내가 죽은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엄마는 그제야 나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아빠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 큰 애한테 무슨 일이 생겨?”
그때 윤시우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형이 저 보기 싫어서 그런 걸 수도 있잖아요. 그날도 제가 있는 집에서는 단 한순간도 있기 싫다고 했거든요.”
엄마 얼굴에 잠깐 떠올랐던 걱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럼 영영 들어오지 말라고 해! 이 집이 지 마음대로 되는 줄 알아? 우리한테 소중한 아들은 시우야. 걔가 뭔데!”
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듯 아팠다.
‘엄마, 원하던 대로 됐어요.’
‘나는 이제 정말 다시는 못 돌아가요.’
연회장 안에서는 계속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엄마 얼굴에도 좀처럼 보기 힘들던 환한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엄마는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우빈 씨, 무슨 일이에요? 오늘 시우 생일이라 지금 좀 바쁜데.”
전화를 건 사람은 그날 엄마에게 나를 구조하자고 말했던 손우빈이었다.
잠시 침묵하던 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연 씨, 지우가 죽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우 생일 파티를 하고 계신 겁니까?]
세로쓰기 표시 중: 본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크롤합니다(← → 키로도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제4화는 공식 앱에서
본 사이트에서의 미리 읽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앱을 설치하고 아래 앱 코드를 입력하면 이 작품의 제4화부터 그대로 읽어 나갈 수 있습니다.
T40983- 아래 버튼에서 공식 앱을 설치합니다(무료).
- 앱을 열고 「코드 입력」에 이 코드를 넣으면 이 작품이 책장에 들어갑니다.
작품 페이지로 돌아가기 본 사이트에 게재된 것은 미리 읽기 장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