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편애하는 엄마 · 제1화설정≡

편애하는 엄마제1화

이 화는 약 1854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동생이 나를 절벽 아래로 밀었다.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구조대장인 엄마는 손목을 삔 동생만 챙겼다.

나는 희미해져 가는 목소리로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엄마는 차가운 얼굴로 나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동생이 다쳤는데 왜 지켜 주지도 않았어! 어디서 약한 척을 해? 혼자 여기 남아서 제대로 반성해!”

엄마는 곧바로 구조대원 전원에게 철수하라고 명령했고, 아무도 나를 구조하지 못하게 했다.

결국 나는 아무도 없는 외딴곳에서 홀로 숨을 거뒀다.

하지만 뒤늦게 내 죽음을 알게 된 엄마는 이미 썩어 버린 내 시신을 끌어안으면서 내 이름을 미친 듯이 계속 불렀다.

* * *

죽은 뒤, 내 영혼은 엄마 곁을 떠돌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게 차갑기만 했던 엄마는 동생의 손을 붙잡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손목을 주물러 주고 있었다.

“시우야, 엄마가 지금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줄게. 손은 분명 괜찮을 거야.”

엄마가 윤시우를 데리고 떠나려던 순간, 한 구조대원이 두 사람을 막아섰다.

잠시 망설이던 그 구조대원이 입을 열었다.

“지우가 아직 절벽 아래에 있습니다. 먼저 구조해야 하지 않을까요?”

엄마의 표정이 단번에 싸늘해졌다.

“걔를 왜 구해요? 동생 하나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는데, 나도 따질 게 많아요. 그냥 혼자 아래에 있게 둬요. 아무도 구하지 마세요.”

말을 마친 엄마는 바닥에 침까지 뱉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나를 힘껏 밀어서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다 손목을 삔 건 윤시우였다.

그런데 엄마에게 잘못한 사람은 오히려 동생을 지키지 못한 나였다.

구조대원은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하고 다시 말했다.

“지연 씨, 그래도 지우가 아까부터 꼼짝도 안 합니다. 정말 잘못된 걸 수도 있으니 일단...”

엄마는 눈을 흘기며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신경 쓰지 마요. 내가 혼낼까 봐 일부러 저러는 게 뻔해요. 나는 안 속아요.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어요?”

“실컷 누워 있다가 알아서 걸어오라고 해요. 이번에는 제대로 버릇을 고쳐 놔야지. 보기만 해도 속이 터져 죽겠다니까요.”

엄마의 말을 듣고 있자니 죽은 뒤인데도 가슴 한구석이 아파왔다.

엄마는 구조대장이었다.

크고 작은 구조 현장을 수도 없이 겪어 왔다.

야외에서는 작은 변수 하나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고, 다친 사람은 최대한 빨리 구조해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

엄마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절벽 아래에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바위가 있었다.

하필 나는 그 위로 떨어졌다.

날카로운 바위가 등을 깊숙이 파고들면서 큰 상처가 났다.

그런데도 엄마는 살려 달라는 내 애원을 외면했다.

손목을 삔 동생만 걱정하며 내게 모진 말까지 내뱉었다.

“너는 그렇게 큰데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어? 동생 하나 지키지도 못하고. 내가 널 왜 낳았나 몰라!”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엄마는 모든 대원들에게 당장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누구도 나를 구조하지 못하게 했다.

그 말에 끝까지 붙들고 있던 희망마저 사라졌다.

‘엄마, 내가 그렇게 싫었어요?’

‘죽어 가는 나한테 줄 사랑은 조금도 없었던 거예요?’

‘그럼 이 목숨, 엄마한테 돌려줄게요.’

구조대원이 다시 엄마를 설득하려던 그때, 윤시우가 갑자기 아프다며 신음했다.

“엄마, 손목이 너무 아파요. 혹시 부러진 거 아니에요? 무서워요.”

엄마의 얼굴에서 짜증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걱정하는 기색이 번졌다.

엄마는 곧바로 구조 장비를 차에 실었다.

“걱정하지 마, 시우야. 엄마가 아무 일 없게 해 줄게.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가자.”

그러고는 다른 대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빨리 출발해요! 시우 치료가 늦어지면 가만 안 있을 거예요!”

대원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고 차에 올랐다.

이렇게 대놓고 차별받는 건 이미 익숙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왜 아직 가슴이 아픈 걸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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