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파멸의 렌즈 · 제1화설정≡

파멸의 렌즈제1화

이 화는 약 1817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동생 유진이 5개월째 컬러렌즈를 빼지 않고 있다.

나는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 유진이를 직접 병원에 데려갔다.

다행히 각막이 손상되진 않아 우리는 안약만 좀 처방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유진이가 이 일로 나에게 원한을 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유진은 내가 잠든 틈을 타 나에게 복수했다.

“눈은 재생 가능한 기관이야. 곧 염색에 성공할 뻔했는데 너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잖아!”

죽기 전, 나는 피투성이가 된 유진의 얼굴에 나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유진이는 소파에 앉아 친구에게 자신의 컬러렌즈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유진이 착용한 것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 렌즈였다.

* * *

“착용한 지 5개월이나 됐는데 아무 일도 없잖아?”

“두 달만 지나면 내 눈동자는 파란색으로 변할 수 있을 거야. 생각만 해도 기뻐.”

익숙한 말이 들리자 나는 저도 모르게 몸이 굳었다.

전생에 침실에 있던 나는 유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렌즈는 연속 5개월째 빼지 않기는커녕 이틀만 지나도 눈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

나는 즉시 유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렌즈를 뺐을 때에는 아주 얇았다.

의사는 아주 엄숙하게 말했다.

“한 달만 더 늦게 왔으면 안구는 지키지 못했을 겁니다.”

“실명할 가능성이 아주 높았습니다.”

나는 마음속에 기쁨으로 가득 차 뒤의 원망으로 뒤덮인 눈빛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날 밤 나는 유진에게 안약을 넣어주고 잠에 들었다.

한바탕 따끔한 통증이 나를 잠에서 깨웠고 눈을 뜨자 주위는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유진의 손에 들려 있던 과도가 내 오른쪽 눈동자의 정중앙에 꽂혀 있었다.

유진은 미친 것 같았고 마치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칼을 여러 번 아래로 눌렀다.

“너만 아니었으면 난 지금 이미 파란색 눈동자가 되었을 거야!”

“죽어!”

엄청난 통증이 나를 뒤덮었고 난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유진은 재빨리 칼을 뽑아 내 왼쪽 눈동자에 겨누었다.

이 생각만 하면 나는 눈이 은근히 아파왔다.

눈빛은 저도 모르게 유진의 뒤통수에 떨어졌고 마음속 원한은 더욱 숨겨지지 않았다.

이번에 나는 유진의 눈동자가 파란색으로 변할 수 있을 지 한 번 봐야겠다.

유진도 이때 뒤에 있던 나를 눈치챈 듯하다.

“됐어, 됐어. 그만 말하자. 끊어.”

전화를 끊은 뒤 유진은 재빨리 일어나더니 나의 어깨를 껴안았다.

“언니, 나 이따가 놀러 나갈래.”

유진은 다정하게 얼굴을 들이댔다.

평소에 유진이가 애교를 부리기만 하면 나는 절대로 두말없이 돈을 주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 나는 몸을 움직여 유진이와 거리를 벌렸다.

나는 내 몸에 걸쳤던 유진이의 손을 천천히 내려놓고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요즘 언니도 거의 죽을 것 같아!”

이 말을 들은 유진이의 얼굴에는 약간의 불쾌함이 스쳤다.

“무슨 일인데?”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전에 한 투자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난 모든 밑천을 전부 투자에 넣었어.”

말하면서 나는 자신의 양쪽 주머니를 두드렸다.

“지금 난 한 푼도 없어. 빚도 수두룩하고.”

유진은 이 말을 듣더니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러니까 언니 말은 모든 돈을 전부 날렸다는 거야?”

“왜 이렇게 멍청해!”

“정말 환장하겠네. 그럼 앞으로 내 용돈은 어떻게 할 건데?”

사람은 분노하면 아무 소리나 막 한다고 하더니 유진이는 마음속 생각을 전부 내뱉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줄곧 유진이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유진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은 건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언니, 그런 뜻은 아니었어.”

“내가 묻고 싶은 건 그 돈은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거야?”

나는 할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사람도 사라졌는데 어디 가서 찾겠어.”

“지금 난 빚만 잔뜩 져서 걱정이 태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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