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간 아내가 임신해서 돌아왔다제3화
이 화는 약 1952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주연과 유석민이 옷을 헐벗은 채 한데 뒤엉켜있는 영상이었다. 두 사람은 마치 짐승처럼 낯뜨거운 신음을 냈다.
나는 화를 내며 동영상을 끄고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당신 누구예요? 이 영상을 보여주는 목적이 뭐죠?”
여자는 선글라스를 올리면서 경박스럽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당신도 이미 눈치챘을 것 같은데요? 우리 다 피해자인데 서로 아는 사이만 만나라는 법은 없잖아요. 이 자료 그쪽한테 필요할 것 같으니 그냥 줄게요.”
그러고는 병실을 나가버렸다. 공기 속에 그녀의 향수 냄새만 남았다.
나는 갑자기 헛구역질이 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런 사적인 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여자라면 유석민의 여자인 게 분명했다. 이 자료로 이주연에 대한 마지막 환상까지 완전히 깨져버렸다.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않아 병원에 이틀 정도 더 입원해야 했다. 하도 따분해서 휠체어에 앉아 바람을 쐬러 나갔다. 그러다가 모퉁이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는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애가 3개월이 됐는데 지우라고? 절대 못 지워. 애만 낳으면 그 여자랑 이혼하겠다면서 뭐가 그렇게 복잡해? 쉬지 않아도 되니까 당장 회사에 자리 하나 만들어줘. 뭐? 일자리도 주지 않고 명분도 안 주면 그냥 이대로 있으라는 거야?”
이주연의 목소리가 내 귀에 정확히 때려 박혔다. 모르는 척하기도 힘들었다.
생각해보면 참 어이가 없었다. 나는 그녀를 끔찍이도 아꼈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의 내연녀가 되는 걸 택했다.
그때 우리의 아이를 낳자고 했을 땐 기어코 지우겠다고 하더니 남이 원하지도 않는 아이는 낳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주연에게 무슨 일이 있든 이제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나는 못 들은 척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주연은 전화를 끊고 돌아서다가 나를 보고는 노발대발했다.
“최규빈 이 변태 자식아, 날 미행한 것도 모자라 엿듣기까지 해? 사람이 어쩜 이렇게 뻔뻔할 수 있어? 나랑 석민 오빠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끼어들 생각인가 본데 꿈 깨. 난 무조건 이혼할 거야.”
나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
“이주연,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야? 난 네 일에 하나도 관심이 없어. 넌 뻔뻔스럽게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다른 남자 아이까지 가졌어. 너 같은 여자는 나한테 무릎 꿇고 빌어도 절대 용서하지 않아.”
그러고는 휠체어를 타고 휙 가버렸다.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수군거리면서 이주연을 손가락질했다.
조금 전 통화로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석민은 유부남이었고 이주연과 결혼할 생각이 없는 건 물론이고 일자리도 마련해주지 않았다.
‘이러니까 다른 회사를 알아보겠다고 했지.’
그런데 아직도 나와 이혼 도장을 찍지 않은 걸 보면 나를 세컨드로 둘 생각인 것 같았다. 절대 그녀 뜻대로 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이틀 뒤 나는 퇴원하여 회사로 돌아왔다. 중요한 자리의 면접은 내가 직접 맡기로 했다.
이주연이 나의 사무실로 쳐들어오더니 흥분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규빈아, 갑자기 어디서 이 많은 돈이 생겼어? 내가 알아봤는데 회사 규모가 이 정도로 되려면 적어도 20억은 투자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나는 그녀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이주연은 뻔뻔스럽기 짝이 없었다.
“왜 상관이 없어? 이건 우리 재산이야.”
“그래서?”
나는 마음속의 분노를 참으면서 물었다. 원래는 내가 모은 재산을 그녀와 나눌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이주연은 돈 때문에 외도했고 다른 남자 아이까지 가졌다.
나의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아버렸는데 내 돈을 쓸 자격이 있을까?
“회사 재산을 반으로 나눠서 주식 절반을 나한테 주든지 현금으로 주든지 둘 중 선택해.”
이주연은 탐욕스럽게 자신의 요구를 얘기했다. 나는 그녀를 보며 냉랭하게 웃었다.
“돈은 내가 번 거야. 너한테 일전 한 푼도 줄 수 없어.”
그러자 이주연이 소리를 질렀다.
“안 주겠다고? 그럼 이혼해주지 않고 다른 남자 아이까지 키우게 하는 수가 있어.”
나는 분노하며 메모리 카드를 던졌다.
“이주연, 다른 사람을 협박하기 전에 약점 잡힌 게 있나 없나 그것부터 확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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