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수의 도시 생활제3화
이 화는 약 3515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짝!
손바닥이 한여름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하얗고 말랑한 볼이 곧바로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맑은소리가 메아리 치자 한형걸은 놀라 두 눈이 커다래졌다. 옆에 있던 두 경호원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여름은 자신의 뺨을 손으로 감쌌다. 어마어마한 고통과 강렬한 수치심에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아 날카로운 비명을 질렸다.
“아아아! 감히 날 때려?!”
여진수는 한여름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한형걸을 쳐다봤다.
“손녀분이 안하무인에 위아래를 모르기에 대신 교육 좀 했는데, 불만 있으십니까?”
한형걸은 쓴웃음을 지었다.
“감히 불만이 있을 리가. 내 이 손녀, 확실히 너무 곱게 자랐어.”
“할아버지, 저 자식 죽여요. 당장 죽이라고요!”
한여름은 히스테릭하게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이 나이 먹도록, 뺨을 맞은 건 처음이었다.
“다물거라!”
크게 호통을 친 한형걸은 무사의 기세를 조금 풀었다.
“내가 평소에 널 너무 오냐오냐했던 것 같구나. 당장 은인께 사과하거라. 안 그럼 이제부터 너 대학 졸업할 때까지, 용돈은 한 푼도 없을 줄 알아. 모든 은행 계좌를 전부 동결시킬 테니까 가서 쓰레기나 주우면서 살아!”
한여름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한형걸을 쳐다봤다.
그녀는 단 한 번도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엄하게 혼이 난 적이 없었다.
한형걸의 낯빛은 아주 차가웠고, 말투 역시 거절할 여지도 없이 단호했다.
그녀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은행 계좌가 동결될지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미! 안! 해!”
그녀는 몹시 힘겹게 여진수에게 그 몇 글자를 토해냈다. 굴욕감이 마음속에서 들끓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돌아가기만 하면 반드시 사지를 잘라버릴 거야!”
고개를 숙인 그녀의 두 눈에 더없이 짙은 원망의 기색이 담겨 있었다.
여진수가 손을 내저었다.
“됐어, 너 같은 꼬맹이랑 물고 늘어졌다간 체면 깎여.”
여진수는 그대로 자리를 떠나려 했다.
투두두두-
그때, 한 헬기가 상공에 나타났다.
거대한 기류에 주위의 온갖 초목이 이리저리 흔들렸고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중 한 경호원이 말했다.
“지원이 도착했습니다.”
한형걸이 여진수를 향해 읍했다.
“은인, 부디 나와 함께 하씨 가문에 함께 돌아가지 않겠나. 내 제대로 보답하겠네.”
그 말에 여진수는 조금 솔깃해졌다.
“서울에 있는 곳입니까?”
“맞네.”
“좋아요. 그럼 이왕 가는 김에 형원 그룹 근처까지 데려다줘요.”
그는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얼마 없어 우선은 자신의 지분을 손에 넣은 다음 약왕주를 가지고 있는 여자애에게 접근할 생각이었다.
한형걸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리 모시겠네!”
이내, 한껏 억울한 얼굴의 한여름을 보자 한형걸은 마음이 약해졌다.
“뭘 넋을 놓고 있는 것이야. 얼른 와.”
한여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다가갔다.
잠시 후, 헬기는 큰소리를 내며 떠났다.
두 경호원은 그 자리에서 견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헬기 안, 한형걸은 이따금 여진수에게 말을 건네며 그에게서 뭐라도 알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스승님에게 여러 가지로 갈고 닦인 여진수는 능구렁이가 된 지 오래라, 쓸만한 정보는 조금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한여름은 구석 자리에 앉아 휴대폰으로 연락처에 있는 한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조성준, 나랑 사귀고 싶다며? 부탁 하나면 들어주면, 사귀어 줄게.]서울, 한 화려한 별장 안.
조성준은 집안 풀장 옆에 누워있었고, 그의 옆에는 비키니 차림의 미녀 두 명이 그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조성준은 형원 그룹 조성수의 유일한 아들이었다.
타고나길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터라 서울에서는 하늘도 가릴 수 있는 존재였다.
해치고 망친 여자들은 셀 수도 없었고, 심지어 임신한 몇 명은 자살까지 하기도 해싿.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휴대폰을 확인한 그의 얼굴에 순간 기쁨이 드러났다.
“하하하, 드디어 이날이 오는구나!”
그는 오래전부터 한여름에게 구애를 했었다.
한여름의 미모와 몸매를 탐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집안이 더 마음에 들었다!
하씨 가문은 형원 그룹보다는 훨씬 강한 가문이었다.
하씨 가문 어르신인 한형걸은 한때 중급 무사이기도 했다.
제자를 몇 명 거두기도 했었고 현재는 재계, 정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아들 역시도 대단한 인물이었다.
평소에는 조성준이 한여름에게 구애를 해도 그녀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었다.
조성준은 곧장 메시지를 보냈다.
[여름아, 뭐든 말해. 하늘이 두 쪽이 된다고 해도 반드시 들어줄게!]
이내, 상대에게서 답장이 돌아왔다.
[웬 촌뜨기가 날 괴롭혔어. 30분쯤이면 형원 그룹으로 갈 거야. 그때 와서 팔다리를 전부 부러트려.]
조성준은 두 눈을 빛내더니 벌떡 일어나며 비키니 차림의 두 미녀에게 지시했다.
“가서 내 옷 가져와!”
이내 그는 전화를 걸었다.
형원 그룹도 음지에서 용병을 육성하고 있었다.
전화 한 통에 곧바로 열몇 명의 사람이 모였다.
이내 조성준은 위풍당당하게 형원 그룹으로 향했다.
30분 뒤, 헬기는 형원 그룹 옥상에 멈췄다.
한형걸은 사전에 미리 조성수에게 언질을 주었다. 이런 사소한 일은 이참에 빚도 지울 수 있어 당연하게 들어주었다.
여진수는 줄을 잡고 미끌어지더니 이내 착륙했다.
한형걸이 소리 높이 외쳤다.
“다음에 또 보세, 은인!”
한여름은 원한 서린 얼굴로 다시 조성준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시각, 조성준은 이미 사람들을 이끌고 빌딩 아래에 도착해 있었다.
문자를 받은 조성준은 곧바로 위로 올라갔다.
조성수 사무실.
조성수가 비서에게 지시했다.
“옥상으로 가지.”
한형걸이 직접 호송할 인물이면 간단한 인물이 아닐 게 분명했다.
숨을 크게 들이켠 여진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여긴 공기질이 참 안 좋네.”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대문 쪽으로 향했다.
쾅!
미처 가까이 가기도 전, 누군가가 대문을 발로 박찼다.
살기등등한 건장한 체구의 남자 열몇 명이 뛰어 들어오더니 여진수를 단단히 에워쌌다.
마지막으로 걸어 들어온 조성준은 여진수를 흘깃 쳐다보더니 무시와 혐오를 드러냈다.
“정말 촌뜨기였잖아. 다들 가서 저 자식 손발을 부러트려.”
여진수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은 채 침착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당신들은 누구지? 딱히 원한을 산 적 없는 것 같은데.”
조성준은 섬뜩하게 웃었다.
“너, 내 여자친구에게 밉보였으니, 그에게 맞는 대가를 치러야지!”
여진수는 단박에 한여름이 떠올랐다.
이렇게 도가 지나치게 굴 줄이야. 정말 답도 없는 여자였다.
“비키는 게 좋을 거야.”
여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
“함부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진 않거든.”
의사인 그에게 있어 부상을 치료하고 사람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듣자 자리에 있는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감히 저런 말을 하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 녀석인가 보네!”
조성준 역시 폭소를 터트리다 이내 얼굴을 굳혔다.
“됐어. 어서 처리해. 여자친구 만나러 가야 하니까!”
한여름의 그 섹시한 몸매에 청순한 얼굴을 떠올리니 그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의 말을 들은 열몇 명의 건장한 남자들은 주머니에서 삼단봉을 꺼내 들었다. 하나같이 흉흉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여진수를 단단히 노려봤다.
“난 기회를 줬는데 너희가 잡지 않은 거야. 나중에 내 탓하지 마.”
여진수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으며, 공격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그때,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다.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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