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수의 도시 생활제2화
이 화는 약 3852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썩 꺼져, 이 야만인. 타지 마, 할아버지를 건드리지도 말고!”
마구 할퀴어 대는 한여름은 잔뜩 화가 난 고양이와도 같았다.
한여름의 발악에 여진수는 짜증이 확 솟구쳤다.
구해주겠다는데 이 지x이야!
정신에 문제라도 있는 건가?
한여름의 손을 덥석 잡은 여진수는 힘을 주어 잡아당겨 그녀를 차에서 끌어 내렸다.
한여름은 있는 힘껏 발버둥 쳤다.
“아아악, 이거 놔! 이 망나니가!”
짝, 짝!
여진수는 그런 한여름을 봐주지 않고 곧바로 허리를 잡아 들어 올린 뒤 세게 두 번 때렸다.
순간 흠칫한 한여름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여진수를 쳐다봤다.
“너… 감히!”
여진수는 곧바로 한여름을 바닥에 내던진 뒤 사나운 말투로 위협했다.
“닥쳐. 안 그러면 확, 가만 안 둘 거야! 이런 외진 곳에서 넌 절대로 도망 못 가. 야수도 내 상대가 못 되는 판에,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
그 말에 한여름은 덜컥 겁을 먹었다.
여진수는 그런 한여름을 더 신경 쓰고 싶지 않아 곧장 차 안으로 들어갔다.
우선 노인의 맥부터 짚어 본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은침을 꺼내 소독했다. 그런 뒤 번개 같은 속도로 노인의 혈자리에 찔러넣었다.
방금전까지 숨 쉬는 것마저도 버거워하던 노인은 여진수가 침을 놓자 호흡이 점차 편안해졌다.
차 밖에서 그 광경을 목격한 두 경호원의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드러났다.
회장님이 무사한 것을 확인한 두 경호원은 더 방해하지 않았다.
쳔천히 두 눈을 뜬 노인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네, 청년. 의술이 참 대단하군.”
여진수는 다시 한번 그의 맥을 짚었다.
“강제로 무도의 경계를 돌파하려다 실패해 경맥에 울이 맺혀 있군요.”
노인이 두 눈을 빛냈다.
“안목이 아주 좋군. 혹 무술에도 능한가?”
여진수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스승님은 일찍이 그에게, 필요한 때가 아니면 절대로 자신의 무술 조예를 함부로 드러내지 말라고 했었다.
그랬다간 큰일이 난다고 하면서 말이다.
“조금만 더 참아요. 맺혀 있는 기들을 전부 풀어줄게요. 체질이 사품 무사니까, 울만 풀리면 다른 병들도 절로 사라질 거예요.”
그 말을 듣자 노인은 동공이 확 수축하더니 호흡이 가빠졌다.
“자네… 정말, 정말로 내 몸을 치료할 수 있나?”
어떻게 흥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노인도 위세가 대단한 큰 인물이었다.
하지만 요 몇 해 사이 강행 돌파하다 실패하는 바람에 그동안 쌓아온 힘들이 전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배후의 세력도 예전과는 비할 바가 못 됐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명의를 찾아갔는지 모른다. 하지만 전부 속수무책이었다.
여진수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의 상황은 그다지 심각한 축은 아니었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약왕에 도달할 수 있는 여진수의 의술로는 전혀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만약 정말로 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어떤 바램이든 다 들어주겠네.”
노인은 끓어오르는 듯했다!
최근 몇 해 동안 그는 이미 완전히 절망했었다.
일찍이 치료를 포기한 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아, 아들을 위해 길을 닦을 수 있기만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에게 살길이 있다는 말을 들었으니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돈깨나 있어 보이는 노인인데, 왜 이렇게 진중하지 못한 걸까?
별것도 아닌 걸로 호들갑은!
그는 노인의 몸에서 은침을 뽑은 뒤 소독을 하고 다시 찔러넣었다.
이번에는 전과 달랐다. 그가 시전한 것은 실전된 도세 십삼침이었다.
이 초식 한 번이면 이 세간의 모든 악재는 전부 넘겨, 죽으려고 작정해도 쉽지 않았다.
노인은 순간 숨이 헉 멎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여진수의 몸에서 그마저도 놀랄 만큼의 기운이 흘러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눈 깜짝할 사이, 열세 개의 침이 전부 놓아졌다.
따뜻한 기운이 그의 몸 구석구석에 흐르고 있었고, 손상된 경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었다.
창백하던 노인의 안색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쿵!
거대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폭발했다. 깊이 잠들어 있던 늑대가 별안간 깨어난 것 같은 기운이었다.
차량 밖, 두 경호원은 다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해 하마터면 그대로 무릎을 꿇을 뻔했다.
차 안, 여진수는 노인의 기세에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고작 사급 무사일 뿐이었다.
무사는 일부터 구품으로 나뉜다.
일품이 가장 낮고 구품이 가장 높으며 일품 이전에는 비무사 단계가 있다.
일부터 삼품은 하3품 무사이다.
사품부터 육품은 중품경 무사로, 사람들에게 대사라고 불린다.
칠품부터 구품은 고품계 무사로 사람들에게 종사라 불린다.
그리고 여진수는 구품을 전부 채운 무사로 종사라고 불리우는 존재였다!
“다 나았어, 정말로 전부 회복했어!”
몸 안에 가득 차 있는 거대한 힘을 느낀 노인은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
간만에 느껴지는 힘의 기운은 정말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이었다.
“자네는 내 은인이야. 이 한형걸, 새로운 삶을 살게 해준 은혜에 깊은 감사를 전하네.”
말을 마친 그는 여진수를 향해 허리를 숙여 깊이 인사했다.
여진수는 담담하게 그 인사를 받았다.
“전 공으로 도와준 게 아니에요.”
여진수가 말했다.
“저희 의문의 규율에 따라, 가난한 자를 도와 치료하면 100원만 받아요. 하지만 부유한 자를 치료해 주었을 땐 50만 원을 받죠. 그리고 당신은 2천만 원으로 선행을 베풀어야 해요.”
한형걸은 여진수가 보상으로 수억, 수십억을 요구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정말로 요구했어도 한형걸은 줄 수 있었다.
그의 목숨은 그 정도 값보다 훨씬 비쌌다.
하지만 여진수는 고작 50만 원만 요구했고, 순간 그를 향한 호감이 배가 되는 것 같았다.
이제 보니 원칙이 있는 청년이었다!
“아직 은인의 이름도 모르는군.”
“여진수입니다.”
“여진수, 여 은인이셨군.”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 한형걸은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이런 은인을 만나다니, 내가 전생에 아주 큰 덕을 쌓은 게 분명해!”
그 모습을 본 두 경호원은 얼이 빠졌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한여름도 마찬가지였다.
방금 전까지 위독하던 한형걸이었는데, 이렇게 멀쩡하다니?
“할아버지, 이제 괜찮은 거예요?”
한여름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한형걸의 곁으로 달려갔다. 그녀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한형걸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상만 회복한 게 아니라 이 할애비의 무도 경계마저도 회복했다.”
“정말 잘됐어요!”
한여름은 감격에 겨워 폴짝폴짝 뛰었다.
하지만 이내, 여진수를 가리키며 표독스럽게 말했다.
“할아버지, 아까 저 자식이 절 괴롭혔어요. 얼른 저 대신 혼내주세요!”
그 말을 듣자 한형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무슨 그런 헛소리를. 저 청년은 우리 하씨 집안의 은인이야. 얼른 고개 숙여 사과해!”
한여름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한형걸을 쳐다봤다.
“할아버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예요? 저 할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손녀잖아요. 제가 괴롭힘을 당했는데 제 편에 서기는커녕, 어떻게 저더러 저 야만인에게 사과를 하라고 해요?”
한형걸은 인내심있게 달래며 말했다.
“여름아, 저분은 우리의 은인이야. 저 청년이 없었다면 이 할애비는 아마 오늘을 넘기지는 못했을 거야. 착하지, 말 들어. 어서 은인에게 사과해.”
“싫어요!”
한여름은 두 눈을 붉혔다.
“분명 괴롭힘을 당한 건 전데, 왜 제가 사과해야 해요? 제 편 안 들어줄 거예요? 그런 거라면, 절 쫓아다니는 사람에게 전화해 저 자식을 죽여버리라고 할 거예요!”
곱게 자란 아가씨인 한여름은 이런 모욕은 난생처음이었다.
지켜보던 여진수는 연신 고개를 저었다. 정말 사랑만 받고 잘못 자란 아이였다.
자기중심적인 데다 그 누구도 안중에 없는 성격이었다.
한형걸은 몹시 화가 나 손을 번쩍 들어올렸지만 끝끝내 손을 대지는 못했다.
어찌 됐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손녀라 아까워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 사이 한여름은 이미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지금 당장 사람을 불러 널 죽여버리고 말 거야. 이 야만인!”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패왕이라 불리던 여진수는 말할 것도 없었다.
말끝마다 따라붙는 "야만인"이 여진수의 심기를 아주 제대로 건드렸다.
그는 한여름의 앞으로 한걸음 성큼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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