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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케이크 속 비밀제3화

이 화는 약 2243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엄마가 걱정하실까 봐 평소 엄마가 하시던 대로 옷을 세탁기에 돌리고 바닥도 깨끗이 닦았다.

엄마가 돌아오시더니 옷은 왜 갈아입었냐고 물으셨다.

나는 얼굴을 붉히며 일부러 부끄러운 척했다.

“바지에 오줌 쌌어요.”

그 말에 엄마는 며칠 동안 나를 놀리셨다.

아빠가 내 방에서 나를 찾을 리 없었다. 이미 나는 작은 상자 안에 들어가 있었으니까.

아빠는 화난 얼굴로 엄마를 쏘아보며 말했다.

“서지아, 너 진짜 대단하네. 이혼하자고 말 꺼내기 전에 애부터 숨겨놓았어?”

“돈도 없고, 능력도 없고, 집안 배경도 없으면서, 너도 이혼하면 내가 널 이길 수밖에 없다는 거 알잖아.”

“그래서 민준 앞세워서 나 붙잡으려고? 나한테 돈 뜯으려고 작정했지? 너 정말 머리 하나는 잘 굴리네.”

“내가 딱 한 마디만 할게. 이혼은 해줄게. 돈 조금 줄 수도 있어. 하지만 민준은 절대 못 줘!”

아빠의 독설을 듣고도 엄마는 아무 말없이 가만히 계셨다.

그리고는 준비해 두었던 짐과 내 유골을 들고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섰다.

아빠는 문 밖까지 따라 나오며 소리쳤다.

“꺼져! 아주 멀리 꺼져 버려! 내가 우리 부모님 때문에 결혼했지, 너 같은 애랑은 죽어도 결혼 안 해! 다시는 찾아오지도 마!”

아빠가 내 말을 들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난 아빠랑 있지 않을 거야! 엄마랑 있을 거야! 아빠 싫어!”

그리고 엄마를 따라 싫어했던 그 집을 떠났다.

엄마는 가끔 잠들기 전 내게 자신과 아빠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 이야기를 내가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셨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그 이야기를 하나도 잊지 않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소꿉친구였고, 두 집안은 친척처럼 가까운 사이였다.

어릴 때부터 약혼이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엄마의 집안이 망하면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충격으로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중학생이었던 엄마를 데려다 키우셨고, 약혼을 그대로 지키기로 하셨다.

둘은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며 별생각 없이 잘 어울렸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간 후 아빠는 유희라는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녀는 유부남인 교수를 사랑하며 그를 따라 해외로 떠났다.

아빠도 유희를 따라가려 했지만 화가 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를 집에 가두고, 엄마와의 결혼을 강요했다.

엄마는 아빠를 특별히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 귀하게 자란 데다 아빠의 집에서도 편하게 지냈기에 자신이 어디로 갈 수 있을지,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뜻을 거스를 수도 없었다.

엄마는 과거의 추억을 믿고 아빠와 서로 존중하며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빠는 그때부터 엄마를 미워하게 되었다.

아빠는 엄마가 자기 집 재산을 탐낸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더는 약혼녀나 며느리라는 명분으로 편히 살 수 없을까 봐 엄마가 두려워했다고 여겼다.

그래서 엄마가 몰래 고자질을 하고, 기회를 틈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부탁해 아빠를 억지로 결혼하게 만들었다고 믿었다.

엄마가 아빠의 사랑을 가로막아, 아빠가 진정 사랑했던 사람을 잃게 만들었다고 여겼다.

내 기억 속의 아빠는 집에 거의 오지 않았다.

특히 유희 아주머니가 다시 우리 삶에 나타난 후로는, 두 사람이 만날 때마다 격렬한 다툼이 벌어졌다.

엄마는 나를 데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 이름으로 넘겨준 아파트로 이사했다.

아마도 그 두 분은 이런 날이 올 것을 미리 짐작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엄마에게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

“민준아, 조금만 참아줘. 엄마가 요 며칠 너무 힘들어서 네 묘지를 준비 못 했어. 곧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줄게. 괜찮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엄마가 내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저렸다.

‘이제 엄마는 더는 나를 볼 수 없게 되는구나.’

이제는 더 이상 엄마와 함께 케이크를 만들거나 블록을 쌓거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엄마는 내 묘지를 보러 가셨고, 묘지는 높은 산 위에 있었다.

그곳에서 놀이공원의 커다란 관람차가 보였다.

그때 매니저가 계약서를 가지고 엄마의 사인을 요구하였는데 갑자기 엄마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온 전화였고, 누군가 강제로 집에 들어왔다는 소식이었다.

엄마가 급히 집으로 돌아가니 관리실 직원과 경비원이 거대한 경호원들에게 가로막혀 있었다.

집 안에서는 아빠가 고함을 치고 있었다.

“이 작은 집에서 애를 못 찾는다는 게 말이 돼?”

엄마는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물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아빠는 불쾌한 표정으로 엄마를 쳐다보며 말했다.

“잘 왔네. 민준 데리고 와. 유희에게 사과하게 데려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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