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지 5년, 엄마는 아직도 내 각막을 원한다제3화
이 화는 약 2074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보름이 지나고, 엄마가 주석형을 데리고 다시 돌아왔다. 엄마는 정말 몰상식한 행동으로 외할머니를 집에서 쫓아냈다.
“날 원망하지 마요. 엄마가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던 손녀라면서요? 엄마가 이렇게 당하면 반드시 나타날 거야.”
석형은 엄마의 팔을 붙잡으며 겉으로는 걱정스러운 척 말했다.
“엄마, 외할머니 나이도 많으신데 이제 그만하세요.”
“아마 누나가 여전히 제가 엄마의 사랑을 뺏어갔다고 생각하고 화난 거예요. 그래서 일부러 안 나타나는 거겠죠.”
그는 한쪽 눈을 감싸며 말했다.
“저는 한쪽 눈으로도 볼 수 있어요. 괜찮아요.”
그러자 엄마는 석형을 끌어안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석형아, 괜찮아. 엄마가 반드시 그 못된 년을 찾아낼 거야.”
“너를 이렇게 만든 애를 가만히 두진 않을 거야.”
엄마는 차가운 눈빛으로 외할머니를 쏘아보았다.
“굶어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그 애를 찾아와요.”
“나는 이미 병원도 준비해 놓았어요. 그 애가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수술할 수 있어요.”
외할머니는 평소 독서와 신문 읽기를 즐기는 분이라, 조용히 비웃으며 말했다.
“장기 매매는 불법이고, 노인을 부양하지 않는 것도 불법이야.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것 같으면 계속해 보시지.”
“나는 절대 이 집을 떠나지 않을 거야. 내가 떠나면, 석경이 혼이 날 찾지 못해 불안해질 거라고.”
그 말을 들으며 내 심장은 날카로운 고통에 찔렸다.
‘외할머니가 정말 나의 존재를 느끼고 계신 걸까?’
그러자 엄마는 위협적으로 말했다.
“내 성격 알잖아요. 엄마가 어디까지 버티나 보자고요.”
외할머니는 화가 나 몸을 떨며 외쳤다.
“그 애는 이미 이 세상에 없어! 왜 믿질 않는 거야?”
“그 애가 네 친딸은 아니었어도, 너를 친엄마처럼 여겼는데 어떻게 그렇게 대할 수 있어?”
엄마의 눈엔 분노만이 가득했다.
“그 애 때문에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내 아들이 눈 하나를 잃었어.”
외할머니는 진정하려 애쓰며 말했다.
“그때는 사고였어. 누구도 원치 않았던 일이야.”
“석형이가 굳이 나가 놀겠다고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외할머니의 말을 석형이 급히 끊었다.
“저 때문에 싸우지 마세요.”
“저는 절대 누나를 원망하지 않아요. 누나는 단지 제가 엄마의 사랑을 뺏을까 봐 무서웠을 뿐이에요.”
석형은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렸고, 그가 보여준 것은 붉게 충혈된 오른쪽 눈이었다. 그것은 그날의 사고로 인해 다친 눈이었다.
그 상처는 그동안 엄마에게 내가 저지른 잘못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증거였다. 엄마는 늘 이런 감정에 휘둘렸고, 이번에도 그랬다.
더욱 상냥한 목소리로 석형을 위로하며 말했다.
“역시 자식은 친자식이 최고야. 주워 온 애들은 다 배은망덕하더라.”
“땅을 파헤쳐서라도 그 애를 찾아내고 말겠어.”
나는 공중에 떠서 엄마의 일그러진 얼굴을 바라보며, 마치 가슴에 돌덩이가 얹힌 듯 숨이 막혀왔다. 엄마는 정말 나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장기 기증 후, 모든 과정이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이다.
내가 어느 대학에 있거나, 어느 병원에서 의학 실습체로 쓰이고 있는지는 나조차도 알 수 없었다.
외할머니가 내 장기 기증 동의서를 꺼냈지만, 엄마는 보지도 않고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가짜 문서로 날 속이려 해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 애는 그렇게 이기적인 인간이었어. 어릴 때 사탕 한 알도 석형에게 안 줬던 애가 어떻게 장기를 기증했겠어요?”
외할머니는 구부정한 몸을 숙여 찢어진 종이 조각을 주워 모았다. 이윽고 입술을 떨며 나를 부르는 소리를 냈다.
“석경아, 걱정하지 마. 할머니가 곧 널 찾으러 갈게.”
나는 외할머니가 날 찾으러 오길 원치 않았으나, 엄마는 다르게 생각했다.
엄마는 바닥에 흩어진 종이 조각을 발로 차며 말했다.
“엄마, 석경이는 대체 어디 있는 거예요?”
그때, 외할머니가 폭발하듯 소리쳤고, 내 사망 신고서를 엄마 얼굴에 던졌다.
“네가 직접 봐! 여기에 도장이 찍혀 있잖아!”
“눈이 먼 거야? 아니면 돌대가리인 거야? 이걸 누가 위조할 수 있겠니?”
엄마는 외할머니의 고함에 멍해졌다. 그러고는 외할머니의 손에 든 사망 증명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고인: 주석경, 여성, 나이 25세. 2010년 7월 7일 사망. 생전 3년에 걸친 잔혹한 학대로, 생식 기관은 심각하게 손상되었고, 몸 곳곳에 중대한 상처를 입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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