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지 5년, 엄마는 아직도 내 각막을 원한다제2화
이 화는 약 2193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외할머니는 조용히 앉아 엄마가 집안을 다 뒤지고 난 뒤에야 입을 열었다.
“그 애는 정말로 여기 없어. 이미 시신도 기증했어.”
“걔 이미 다짐했었어. 살아서든 죽어서든 다시는 너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엄마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외할머니를 향한 시선엔 증오가 가득했다.
“엄마, 그래도 내가 엄마 딸이잖아.”
“아빠가 어떻게 돌아가신지 기억은 해요? 그게 다 저 애 때문이라고요. 아빠가 멀쩡히 살아계셨을 수도 있었고, 주석형 눈도 이 모양은 아니었을 거예요.”
“나는 지금 그 살인자의 각막 하나만 필요할 뿐이에요. 생명까지 뺏으려는 게 아니라고요!”
“그 애를 입양했던 걸 진심으로 후회한다니까!”
외할머니는 그런 엄마를 실망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 애도 너에게 입양된 걸 후회했겠지.”
엄마는 옆에 놓인 의자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
“그 애가 끝까지 안 나타나면, 엄마도 여기서 쫓겨날 줄 알아요!”
“이 집 명의는 내 이름으로 돼 있어요. 내가 허락 안 하면 엄마는 이 집에 못산다고요!”
엄마는 문을 쾅 닫고 나갔고, 외할머니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내 유일한 사진 한 장을 꺼내 들었다. 눈물과 콧물이 얼굴을 타고 흘렀다.
“석경아, 너 우리 집안 사람들만 만나지 않았어도 더 잘 살았겠지?”
“네가 석형이를 구했던 걸 후회하니?”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5년 전, 석형은 허락도 없이 졸업 여행을 가겠다고 했다. 나는 걔가 무슨 일을 당할까 두려워 함께 따라나섰다.
결국, 석형은 오른쪽 눈을 감싸며 홀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엄마에게 말했다.
“나쁜 놈들을 만났는데, 누나는 도망쳤어요. 저는 그놈들한테 눈이 찔렸고, 겨우 탈출했어요.”
외할아버지는 내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엄마는 석형을 데리고 병원 치료를 받으러 가는 내내 나를 욕했다. 엄마는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는 몰랐다.
내가 그때 얼마나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았는지.
석형이 말했던 졸업 여행은, 어떤 사람이 여자아이와 놀 수 있다는 거짓말로 꾀어낸 것이었다. 사실은 그의 신장을 노린 범죄였지만 내가 따라갔기에 상황은 달라졌다.
우리는 깊은 산속으로 끌려갔다. 가는 도중 나는 도망칠 기회를 찾아 그 남자들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어서 도망쳐! 경찰에 신고해야 해!”
“그들의 사투리가 어디 출신인지 알겠어. 경찰을 꼭 데려와야 해.”
석형은 알겠다고 대답하며 도망쳤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 남자들에게 개처럼 끌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나를 초라한 오두막에 가두었다. 오두막은 낮고 허술했고, 사방에서 바람이 들어왔다. 비가 오면 집 안은 물바다가 되었다.
나는 흙바닥에 누워 그들에게 능욕당했다. 감시자는 늘 있었고, 그들은 사람 수대로 돈을 받았다. 한 번에 2천원이나 훈제 고기 한 조각.
나는 나를 능욕한 남자들이 몇 명인지 셀 수도 없었다. 늙은 남자, 건장한 남자, 장애인, 심지어 정신이 온전치 않은 사람까지. 돈만 있으면 누구나 나를 범 할 수 있었다.
나는 3년간 밤낮이 바뀌는 하늘을 바라보며 버텼다. 얼마나 임신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임신하면 돈벌이가 안 된다고 해서 몇 달마다 배를 발로 차서 떨어뜨렸다.
그 와중에 알게 되었다. 주석형은 당시 도망치다 마을에 도착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는 걸 누군가 그를 따라올까 두려웠던 것이다.
경찰이 오기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았을 텐데, 그는 그 기회를 나에게 주지 않았다.
나는 점점 순종적인 척했고, 그들의 경계를 서서히 풀게 했다. 그러다 폭우로 산사태가 나서 오두막이 무너진 날, 나는 도망쳤다.
하지만 외할머니 집까지는 2년이 걸렸고, 외할머니는 나를 보고 믿지 못했다. 계속해서 내가 진짜인지 확인했다. 나는 외할머니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
외할머니는 큰 슬픔을 참아내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데리러 오라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석형을 돌보느라 바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 배은망덕한 년이 돌아올 리가 없어요. 돌아오면 내가 다리를 부러뜨릴 거예요!]
외할머니는 남은 재산을 모두 써서 내 치료를 해 주었지만 내 몸은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장기 기증에 서명하고 병원 침대에서 세상을 떠났다.
내가 죽은 후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연락했지만, 엄마는 외할머니가 나이가 들어 헛소리한다고 무시했다.
왜냐하면, 석형은 내가 불량배들에게 끌려갔다고 거짓말을 했고, 엄마는 그걸 믿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여전히 나를 미워했다.
엄마는 나를 믿지 않았고, 지금도 석형만을 믿었다.
세로쓰기 표시 중: 본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크롤합니다(← → 키로도 이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