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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비밀 은인은 다름 아닌 친어머니였습니다제1화

이 화는 약 1905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18년 전의 비극적인 사고는 나와 다른 한 소녀의 인생 궤적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그날, 내 자리를 가로챈 채 18년을 살아온 가짜 아가씨 강채린이 차가운 유전자 검사 결과지 두 장을 들고 이 저택으로 들이닥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녀는 매끄러운 대리석 테이블 위로 결과지를 거칠게 내던졌다. 목소리에는 수년간 억눌러온 원망이 가득했다.

“이서윤,” 그녀가 소파에 앉은 부모님—아니, 강 회장 부부를 가리키며 나를 지목했다. “저 애가 당신들의 진짜 딸이야. 나랑 당신들 사이엔 피 한 방울 안 섞였다고.”

말을 마친 그녀는 마치 천근만근의 짐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해 보였으나, 말투는 여전히 오만하고 날이 서 있었다.

“이제 됐지?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 거야. 스카이다이빙이든 뭐든, 당신들이 간섭할 자격 이제 없잖아?”

강 회장 부부는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앉아 있었다. 갑작스럽게 마주한 진실 앞에서 그들은 충격과 불신에 휩싸여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채린은 그들의 넋 나간 모습이 짜증스럽다는 듯, 나를 그들 앞으로 거칠게 밀쳐냈다.

“우리가 바뀌었다는 건 팩트야.” 그녀가 한 자 한 자 힘주어 강조했다. “그러니까 난 이제 당신들 딸 아니야. 부모라는 핑계로 더 이상 날 구속할 생각 마. 알겠어?”

* * *

채린이 나를 찾아왔을 때, 나는 낡은 건물 옥상에서 밤바람을 맞고 있었다.

7월의 인천은 숨이 막힐 듯 덥고 습했다.

야간 교대 근무를 마치고 나온 내 모습은 초라하고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내 눈앞에 서 있는 화려한 아가씨들과는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들처럼 보였다.

“얘가 네 부모님 친딸이라고? 진짜 꾀죄죄하다.”

채린의 옆에 서 있던 여자가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 잘못된 거 아냐? 사모님이 그렇게 미인이신데, 어떻게 저런 애가 나와.”

“그러게. 우리 채린이 정도는 돼야 강씨 집안 아가씨답지.”

그들의 노골적인 멸시와 달리, 채린은 내 외모가 꽤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그녀는 내 앞으로 다가와 턱을 치켜들었다.

“우리 태어났을 때 병원에서 바뀌었대. 네가 우리 부모님 친딸이야.”

비웃음이 섞인 말투는 마치 대단한 시혜라도 베푸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입에서 나온 말은 내 비루한 세상을 단숨에 밝히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채린은 이미 자기 집안 내력을 떠벌린 상태였다. 그녀의 부모는 자산 가치만 수조 원에 달하는 JK 그룹을 소유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그 거대 기업의 진짜 공주라는 뜻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로또 당첨보다 희박한 확률의 일이 내게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왜 부모님이 아닌 채린이 직접 나를 찾아왔을까.

보통 드라마 속 가짜 아가씨들은 진짜가 돌아오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 안달이지 않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채린이 풋 하고 비웃음을 터뜨렸다.

“착각하지 마. 네가 친딸이라고 해서 당장 강씨 집안 아가씨가 되는 건 아니니까. 우리 부모님이 날 얼마나 사랑하시는데.”

“네가 그분들 관심을 조금이라도 분산시켜 준다면, 오히려 내가 고맙지.”

말을 내뱉으며 그녀는 나를 아래위로 불쾌하게 훑었다.

“근데 너 같은 애가 과연?”

채린의 친구들은 그 말에 배를 잡고 깔깔거렸다. 소위 '금수저'들의 오만한 웃음소리가 옥상에 울려 퍼졌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나 역시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참을 수 없었다.

저택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채린의 친구들은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다. 새로 받은 페디큐어부터 한정판 명품 백, 새로 뽑은 스포츠카 이야기까지.

나는 귀를 기울이며 그 모든 단어들을 머릿속에 새겼다. 조만간 이 모든 것들이 내 일상이 될 테니까.

이윽고 화제는 남자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건 내 관심 밖이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들은 스위스에서 할 스카이다이빙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나는 이 상황의 진짜 내막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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