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이혼 후의 자유 · 제1화설정≡

이혼 후의 자유제1화

이 화는 약 2136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손자의 생일날, 나는 선물을 가지러 가던 길에 사고가 났다.

그리 심각한 사고는 아니었기에, 간단히 붕대를 감고는 집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그러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생일 파티는 끝난 상태였다. 남은 건 내가 치워야 할 어질러진 흔적뿐이었다.

아무도 내 팔에 붕대가 감겨 있는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옷은 다 빨았는지, 밥은 준비되었는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내가 몸이 아파서 아침을 준비하는데 늦었더니, 아들과 며느리는 나를 게으르다고 욕했다.

나는 마음이 상해 친구 집에 가서 시간을 보내려 했으나, 그들은 내가 나이 먹고도 고집을 부린다고 말했다.

게다가 남편은 가정부와 사랑에 빠져, 나와 이혼하자고 했다.

‘그래, 까짓것 이혼해.’

끝도 없이 반복되는 집안 일과 빼앗긴 월급, 그리고 가족들의 무관심, 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 * *

사고를 낸 운전자가 집으로 전화를 수십 통 걸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마 다들 바쁜가 보네.’

손자의 생일을 축하해 주느라, 아마 나를 잊었을 것이다.

간단하게 응급처치를 받은 후, 운전자는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집에 들어서기도 전에, 안에서 웃음소리와 떠들썩한 대화가 들렸다.

이 집은 내가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잠시 정신이 혼미해졌을 때 손에 쥔 열쇠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제야 그들은 내가 돌아왔다는 걸 알았다.

나는 그들이 조금이라도 미안해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리 모두 그냥 차분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밖에서 뭐 하다 늦은 거야? 애 생일인데 그런 것도 신경 안 써?”

남편이 불평을 시작했다.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짓고, 손자를 바라보았다.

“준우야, 할머니가...”

‘금 팔찌를 하나 샀어.’

“어머니께서 너무 늦게 돌아오셔서 저희끼리 이미 식사 마쳤어요. 나머지 좀 치우신 다음 먹을 것 좀 있나 한번 살펴보세요.”

내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며느리, 임정아가 내 말을 끊고 준우와 함께 식탁에서 일어났다.

준우는 여전히 핸드폰을 보고 있었고, 한 번도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남편, 서정국은 이쑤시개로 치아를 이리저리 쑤시며 일어나서 말했다.

“방금 치킨 먹어봤는데 맛없더라. 네가 먹고 난 후 식탁 치워.”

1분도 지나지 않아, 식탁 위의 웃음소리와 떠들썩함은 사라졌다.

역시나 내 존재가 그들의 즐거운 분위기를 방해한 것 같았다.

나는 식탁 위에 흩어진 뼈다귀들, 먹다 남은 산산조각 난 케이크, 한 입 물었던 치킨을 보고 있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내 마음은 답답함으로 가득 차, 붕대로 감긴 팔을 내려다보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팔은 내 가슴 앞에 걸려 있었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조차 묻지 않았다.

나는 잠시 의자에 앉아 쉬고 나서야, 한 손으로 일어나 힘겹게 치우기 시작했다.

한 팔을 움직일 수 없었기에, 한 손으로 식탁을 치우느라 시간이 더 들었지만, 설거지는 하지 못했다.

벌써 자정이 넘었다. 집은 조용했고, 모두 잠들었다.

나는 쌓인 설거지 더미들을 보며 한숨을 쉬다가, 결국 설거지는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그때 내 머리는 얼핏 윙윙거렸다.

원래 나이가 들어서 몸이 좋지 않은데, 오늘 사고까지 당하고 나니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었다.

나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곧장 침대에 쓰러졌다.

잠들기 전, 나는 내일 준우에게 줄 금팔찌를 떠올렸다. 그게 그의 생일 선물이었다.

다음 날 아침, 준혁이가 나를 깨웠다.

눈을 뜨자마자, 그의 불만 가득한 눈빛이 나를 향해 있었다.

“엄마! 왜 아직도 자고 있어요? 어제저녁 설거지도 안 하시고, 오늘 아침도 준비하지 않으신 거예요?”

나는 머리가 아프고 목도 아파,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일어나서 겨우 설명하려는 순간 준혁은 짜증을 내며 손을 흔들었다.

“됐어요! 이제 와서 해봤자 늦었으니 저희 둘은 나가서 사 먹을 거예요.”

“엄마는 왜 이렇게 우리 생각을 안 해요? 우리는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서 쉬지도 못하는데, 엄마는 집에서 잠만 자고 아무것도 안 하잖아요.”

준혁은 계속해서 불평을 늘어놓으며, 나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았다.

“저희 둘은 밖에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만 아버지는 집에서 밥을 드셔야 해요. 그러니 아침 식사 꼭 준비하세요. 그리고 준우가 학교에 가야 하니까, 잊지 말고 데려다줘요. 참, 저와 정아 옷들은 침실에 두고 갔으니까 잊지 말고 모두 빨아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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