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취향에 숨겨진 욕망제1화
이 화는 약 2098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억대 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회사에서 담당자로 승진하자마자 탕비실에서 가슴만 크고 머리는 텅 빈 여자라는 둥, 몸을 팔아 실적을 올렸다는 둥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여비서의 말을 엿듣게 되었다.
나는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하지만 여비서의 남편이 극구 만류하면서 아내한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용서를 빌도록 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다음 날, 예상치도 못하게 회사 단톡방에 합성된 사진과 호텔 체크인 기록이 올라왔다.
동료들은 하나같이 경멸의 시선을 보냈고, 대표님도 인성을 운운하며 나를 해고했다.
남편은 즉시 이혼을 제기했고 딸의 양육권까지 빼앗아 합의금 없이 집에서 쫓아냈다.
결국 이웃들의 손가락질에 정신이 딴 데 팔린 나머지 차에 치여 사고로 죽게 되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승진하던 날로 환생했다!
* * *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대형 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본사에서 나를 특별히 지역 담당자로 승진시켜주었다.
게다가 이달의 우수사원으로 선정되어 복도에 사진까지 붙여 놓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나머지 한숨 돌리려고 탕비실로 피신했다.
“우리 회사에 대단한 사람이 들어왔네요. 벌써 억대 계약을 따내다니.”
“그러니까. 영업에 꽤 재능이 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조언을 좀 구해야겠어요.”
문밖에서 동료들의 칭찬 소리를 들은 나는 친목도 다질 겸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이때, 대표 비서 임지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슴만 컸지 머리는 텅 비었거든요? 그런 사람이 대단하다니? 장난하지 마세요. 몸을 팔아 승진한 걸 눈치 못 챘어요?”
옆에 있던 여직원이 못마땅한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임지혜 씨,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안세린 씨가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헛소문을 퍼뜨려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지혜는 화가 나서 입을 삐쭉이며 씩씩거렸다.
“헛소문이라니? 남자랑 호텔 방에 들어가는 모습을 똑똑히 목격했거든요? 심지어 한 명도 아니었어요! 같은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나 더러운 수법으로 출세하는 걸 인정하겠는지, 비서실에서 안세린은 이미 잠자리로 실적을 쌓아 올린 여자라고 알려졌죠.”
이에 문을 열려고 했던 손이 움찔하면서 물컵도 바닥에 떨어뜨렸다.
“죄송해요. 다친 데는 없죠?”
나는 옆에 있던 동료에게 거듭 사과했다.
“전 괜찮아요. 오히려 세린 씨가 더 걱정되는데... 임지혜는 비서 실장이라는 타이틀만 믿고 멋대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거예요. 얼른 경찰에 신고해서 본때를 보여줘요.”
충고를 아끼지 않는 고참 직원을 바라보자 별안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전생에는 그녀가 임지혜를 상대하려고 나를 이용해서 나중에는 회사까지 쫓아내려는 큰 그림을 그렸다고 오해했었다.
하지만 조언을 무시한 탓에 가정이 파탄 나고 길거리를 떠돌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안 돼요. 경찰에 신고하지 마세요.”
이때, 뒤에서 임지혜의 남편 정시호가 불쑥 끼어들었다.
임씨 집안의 데릴사위로서 회사 생활도 잘했기에 젊은 나이에 벌써 구매팀장 자리까지 앉게 되었다.
“세린 씨, 제가 와이프 대신 사과할게요. 아마도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저녁에 집에 가서 잘 얘기해서 꼭 누명을 벗겨줄 테니까 한 번만 봐줘요.”
정시호의 얼굴에 진심이 가득했지만 전생에 끝까지 사과와 해명이 없었다.
반면, 임지혜는 몰래 자기 남편을 꼬셨다고 생각해서 욕설의 수위가 나날이 높아졌고 동네방네 루머를 퍼뜨린 지경까지 갔다.
게다가 전생에 정시호가 뒤에서 한 말이 잊히지 않았다.
“내가 말했지? 안세린은 남자한테 환장했다고, 끝까지 안 믿더니...”
만약 우연한 기회에 엿듣지 못했더라면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나는 정시호를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탕비실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한창 쉬쉬거리던 임지혜는 화들짝 놀랐다.
“내가 여러 남자와 호텔 방에 들어간 걸 직접 목격했다는데 사실인가요?”
그녀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네?”
이내 휴대폰을 꺼내 방금 탕비실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를 녹음한 음성 파일을 재생했다.
“어느 호텔에서 봤죠? 언제? 정확히 몇 명이랑? 왜 난 기억이 하나도 안 날까요? 사실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계속되는 추궁에 임지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뒤에서 눈짓하는 정시호를 보자 그제야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어린 직원이 일찌감치 세린 씨를 따라 잘못된 길을 걸을까 봐 비밀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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