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집도의의 손을 부순 결과제3화
이 화는 약 1839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상자 깊숙이 넣어두었던 학위 증명서와 전문의 자격증을 꺼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이 확실한 증거들을 들고 장덕수의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과장님, 병원 홈페이지에 제 학력 증명서와 이력을 즉시 게시해 주세요.”
“그리고 저 가족들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하겠습니다.”
두꺼운 증명서 뭉치를 책상 위에 내던졌다.
장덕수는 증명서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손사래를 쳤다.
“이러지 마. 지금 이런 거 올려봤자 네티즌들은 우리가 조작했다고 생각할 거야. 세탁한다고 더 욕한다고!”
“지금 여론이 최악이야. 네가 해명하면 할수록 저들은 더 미쳐 날뛸 거라고.”
나는 책상을 짚고 그의 피하는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럼 저 사람들에게 오물을 뒤집어쓰고 가만히 있으라는 건가요?”
“제 차에 페인트 테러가 일어났고, 밤마다 협박 전화가 와요. 이게 과장님이 말한 ‘참으면 해결되는’ 상황인가요?”
장덕수는 귀찮다는 듯 일어나 창가로 가서 담배를 물었다.
“성유진, 네가 이 타이밍에 나서면 병원은 불바다가 돼.”
“조사단이 확인 중이니까 반달만 참아. 소나기는 피해야 할 거 아냐.”
“그냥 집에 가서 조용히 있어. 입 꾹 다물고 사고 치지 말고!”
또 대의, 또 소나기.
자신의 안위를 위해 부하 직원을 주저 없이 제물로 바치는 상사를 보며, 나는 마음속의 마지막 끈을 끊어버렸다.
“좋아요. 병원에서 안 하겠다면 제가 직접 해결하죠.”
나는 책상 위의 서류를 챙겨 한 걸음에 방을 나섰다.
뒤에서 장덕수의 악에 받친 고함이 들려왔다.
“너 사고 치기만 해봐! 앞으로 의료계에 발도 못 붙이게 할 줄 알아!”
나는 돌아보지 않고 엘리베이터 내림 버튼을 눌렀다.
병원이 죽은 척을 한다면, 내가 직접 저 가족을 찾아가 담판을 지을 생각이었다.
차를 몰아 보호자의 집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노랗게 염색한 머리에 팔 가득 문신을 한 젊은 남자였다.
박정숙의 아들, 손태오였다.
그는 상의를 벗은 채 담배를 꼬고 앉아 나를 훑어내렸다.
“오호, 이게 누구야? 그 전문대생 아냐? 왜, 병원에서 잘려서 밥 빌어먹으러 왔어?”
나는 차가운 표정으로 학위 복사본을 그의 코앞에 들이밀었다.
“당장 인터넷에 올린 허위 영상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 올리세요.”
“이건 제 박사 학위증과 전문의 자격증입니다. 당신들의 행동은 엄연한 명예훼손입니다.”
손태오는 잠시 멍하니 서류를 보더니, 이내 과장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내 손에서 서류를 낚아채더니 읽어보지도 않고 갈갈이 찢어버렸다.
“가짜 서류 좀 만들어서 오면 내가 겁먹을 줄 알았냐? 이 바닥 생리를 내가 모를 줄 알아?”
“박사? 네가 박사면 나는 옥황상제다, 이 년아!”
그는 욕설을 내뱉으며 찢어진 종이 조각들을 내 얼굴에 던졌다.
집 안에서 기척을 느낀 박정숙이 튀어 나왔다.
나를 보자마자 그녀는 허리에 손을 얹고 폭언을 쏟아냈다.
“이 낯짝 두꺼운 돌팔이가 감히 여길 어디라고 기어 들어와!”
“네 실력이 형편없어서 우리 영감이 맨날 가슴 아프다고 난리인데!”
“말해두는데, 위자료 10억 내놓기 전엔 절대 안 끝나!”
나는 탐욕에 눈이 먼 모자를 얼음장 같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르신이 가슴 통증을 느끼는 건, 입원 중에도 몰래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의사 지시를 어겼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계속하시면 심장 부위에서 2차 대출혈이 일어날 겁니다.”
“그땐 그 어떤 의사도 못 살립니다.”
손태오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발광하며 달려들었다.
“누구 보고 죽으래, 이 씨…!”
그는 거친 황소처럼 나를 밀쳐냈다. 거대한 힘에 밀린 나는 중심을 잃고 복도 벽에 세게 부딪혔다.
“당장 꺼져! 한 번만 더 알랑거리면 그땐 진짜 죽여버린다!”
손태오가 욕을 하며 집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려 했다.
그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닫히는 문틈 사이로 오른손을 뻗어 문을 막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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