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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집도의의 손을 부순 결과제1화

이 화는 약 2224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나는 또다시 같은 이유로 고발당했다.

시작은 그 난도 높은 심장 재건 수술이었다.

수술을 마친 지 불과 몇 시간 전.

나는 보호자들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온 줄만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내 가슴에 달린 ‘심장 전문의’라는 명찰을 보더니 대뜸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수술비로 수천만 원을 썼는데, 이 병원이 미쳤나! 어디서 전문대 졸업한 애송이한테 우리 영감 심장을 맡겨!”

“당신들 딱 기다려. 당장 고소할 테니까!”

전문의 와 전문대생의 차이를 설명하려 입을 뗐지만, 과장은 오히려 내게 보호자 앞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라고 강요했다.

나는 그저 이 소동이 그렇게 일단락되는 줄로만 알았다.

“지금… 제가 전문대를 나왔다고 하셨나요?”

나는 눈앞의 보호자를 보며 황당함에 말을 잃었다.

* * *

“이것 좀 보세요! 이게 사람 새끼가 할 소리야? 어디서 굴러먹던 전문대생이 감히 내 영감 심장에 칼을 대!”

심혈관 센터 복도에 박정숙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는 순식간에 내 앞으로 성큼 다가오더니, 대답할 틈도 없이 내 뺨을 세게 내리쳤다.

‘짝!’ 하는 굉음과 함께 입안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번졌다.

부어오른 왼쪽 뺨을 감싸 쥐자 귀에서 이명이 들려왔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나는 수술실에서 꼬박 여덟 시간을 버텼다.

우리 시에서 이 첨단 기술을 유일하게 보유한 의사로서, 죽음의 문턱까지 간 그녀의 남편을 억지로 끌어올려 놓은 참이었다.

당연히 감사 인사가 올 줄 알았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불꽃이 튀는 손찌검이었다.

박정숙은 내 의사 가운의 깃을 움켜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가슴팍에 달린 명찰을 세게 찔러댔다.

“사람들아, 이 악덕 병원 좀 보세요!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안다니까!”

“피 같은 돈 수천만 원을 갖다 바쳤더니, 대학도 못 간 전문대 졸업생을 데려다가 우리 영감 생체 실험을 했대요!”

“어쩐지 수술 끝났는데도 영감 얼굴이 허옇더라니! 이 돌팔이 년이 사람을 다 망쳐놨어!”

나는 심호흡을 하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눌렀다.

“보호자님, 용어부터 제대로 알고 말씀하세요.”

“명찰에 적힌 ‘전문’은 심혈관 분야의 ‘전문의’라는 뜻이지, 전문대를 졸업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는 정식 의대를 졸업하고….”

“어디서 개수작이야!”

박정숙이 내 구두 위에 침을 퉤 뱉었다.

그녀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허벅지를 치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전문이면 전문대지, 내가 글도 모르는 병신인 줄 알아?”

“우리 아들이 그러는데, 요즘 전문대 나온 애들은 취직도 못 해서 뒷구멍으로 돈 찔러주고 들어온다더라!”

“그런 주제에 누굴 고쳐! 당장 수술비 내놔! 위자료 내놓으라고!”

바닥을 굴러대며 생떼를 쓰는 여자를 보며 나는 아득한 허망함을 느꼈다.

자신만의 논리에 갇힌 무지한 사람에게는 그 어떤 설명도 통하지 않았다.

나는 보안실에 연락하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때, 통통한 손 하나가 나타나 내 휴대폰을 거칠게 낚아챘다.

심혈관 센터장 장덕수가 땀을 흘리며 인파를 헤치고 들어왔다.

그는 박정숙을 향해 비굴할 정도로 비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이고, 보호자님. 화 푸세요. 말씀으로 하셔야지, 이렇게 노하시면 어떡합니까.”

말을 마친 그는 내 팔을 세게 잡아끌어 원장실 옆 부속실로 밀어 넣었다.

문이 닫히자마자 장덕수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성유진, 너 미쳤어? 일을 더 키우고 싶어서 환장했냐고!”

나는 붉게 부풀어 오른 뺨을 가리키며 그를 차갑게 응시했다.

“장 과장님. 저 여자는 공공장소에서 의사를 폭행했고 제 학력을 모독했어요. 신고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장덕수는 짜증스럽게 손을 내젓더니 정수기에서 물을 한 컵 받아 내 손에 쥐여주었다.

“유진아, 넌 아직 젊어서 세상을 몰라. 요즘 의사-환자 관계가 얼마나 예민한지 몰라서 그래?”

“우리 센터 다음 달에 상급 종합병원 지정 평가 있는 거 알지? 원장님이 한 번만 더 구설수 오르면 끝장이라고 신신당부하셨어.”

“이 판국에 경찰을 불러? 병원 얼굴에 똥칠할 일 있어?”

나는 종이컵을 테이블 위에 탁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래서요? 저는 그냥 이유 없이 뺨을 맞고, 뒷구멍으로 들어온 전문대생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참아야 합니까?”

장덕수는 한숨을 내쉬며 내 어깨를 다독였다.

“능력 있는 사람이 참아야지 별수 있겠냐. 보호자도 다 걱정돼서 저러는 거야. 배운 게 없어서 용어를 헷갈린 거잖아.”

“독일 박사까지 따고 온 엘리트가 시골 할머니랑 싸워서 뭐 하겠어? 그냥 나가서 사과하고 적당히 넘어가자. 응?”

나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눈앞의 상사를 바라보았다.

“가해자한테 사과하라고요? 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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