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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작되기 두 시간 전제3화

이 화는 약 2602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윤지원이 벌떡 일어서는 바람에 의자가 뒤로 넘어졌다.

요란한 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사과할 겨를도 없이 도서관을 뛰쳐나온 윤지원은 달리면서 신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영 언니, 오늘 오후에 시간 있어요? 커피 한잔 사 드리고 싶어요.”

카페에서 윤지원이 함께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 달라고 부탁하자 신아영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지원아, 갑자기 웬 건강검진이야? 어디 아파?”

윤지원은 다급히 핑계를 지어냈다.

“학교에서 받으라고 해서요. 언니, 저 혼자 가기 무서워서요. 같이 가 주면 안 돼요?”

신아영은 미심쩍은 눈으로 윤지원을 바라봤다.

“정말이야?”

윤지원은 최대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예요. 그리고 언니도 함께 검사받았으면 좋겠어요. 뭐랄까... 혼전 건강검진이라고 할까요? 이제 오빠와 결혼할 예정이잖아요.”

신아영은 민망한 듯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너도 참...”

그때 신아영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윤주혁이었다.

“어디야?”

“지원이랑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있어.”

잠시 침묵하던 윤주혁이 짧게 말했다.

“일찍 들어와.”

전화를 끊은 신아영은 웃으며 중얼거렸다.

“하여간, 껌딱지라니까.”

윤지원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린 뒤 학교에 수업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은 주말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학교 정문 앞에는 윤주혁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

차에서 내린 윤주혁은 다짜고짜 윤지원의 손목을 움켜잡고 담벼락 쪽으로 끌고 갔다.

윤지원이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윤주혁은 붙잡고 있던 손목을 거칠게 놓았다.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던 윤지원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화끈거리는 무릎과 팔꿈치를 내려다보니 살갗이 벗겨진 자리마다 핏방울이 맺혀 있었다.

윤주혁은 싸늘한 눈으로 바닥에 넘어진 윤지원을 내려다보았다.

“윤지원, 경고하는데 아영이한테서 떨어져. 괜한 말도 꺼내지 말고 쓸데없는 짓도 하지 마.”

윤지원은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킨 뒤 떨리는 목소리로 해명했다.

“아니야. 난 그냥 아영 언니한테 같이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 달라고 부탁했을 뿐이야.”

윤주혁은 순간 멈칫했다.

“어디 아파?”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질문이었다.

윤지원은 잠시 굳어졌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아니고... 학교에서 받으라고 한 거야.”

윤주혁은 한동안 윤지원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굳어 있던 얼굴에 미묘한 변화가 스쳤다.

무언가를 떠올린 듯했지만, 윤주혁의 눈빛에는 여전히 윤지원의 말을 의심하는 기색이 어려 있었다.

잠시 후 윤주혁은 몸을 낮춰 윤지원의 무릎에 난 상처를 살폈다.

“차에 타.”

윤주혁은 윤지원을 데리고 약국으로 가 소독약과 거즈를 산 뒤, 길가에 쪼그려 앉아 상처에 약을 발라 주었다.

손길은 다정하지 않았지만 상처를 닦고 거즈를 붙이는 동작만큼은 무척 꼼꼼했다.

윤주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말에는 나도 같이 갈게. 너희 둘 다 검진받아.”

윤지원은 고개를 숙인 채 발끝만 바라보았다.

어느새 눈물이 차올라 시야가 흐릿하게 번졌다.

검사 결과가 나온 날, 신아영은 충격을 받은 듯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흘렸다.

진단 결과는 초기 골육종이었다.

의사가 설명했다.

“다행히 아주 일찍 발견됐습니다. 완치율도 매우 높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윤주혁은 신아영을 품에 끌어안았다. 자칫 신아영을 잃을 수도 있었다는 두려움에 두 손까지 덜덜 떨었다.

신아영은 눈시울을 붉힌 채 윤지원을 바라봤다.

“지원아, 고마워... 정말 고마워.”

윤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신아영의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윤주혁의 시선이 신아영의 어깨 너머로 윤지원에게 향했다. 깊고도 무거운 눈빛이었다.

윤지원은 지난 생에서 신아영이 세상을 떠난 날을 떠올렸다. 온종일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윤주혁은 신아영이 윤지원과의 하룻밤을 알고 미련 없이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뒤, 신아영의 묘 앞에서 온몸이 흠뻑 젖은 채 하루 종일 서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윤주혁은 눈에 보이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부수다가 윤지원이 서랍 맨 아래 숨겨 둔 일기장을 발견했다.

그는 윤지원이 일부러 자신과 하룻밤을 보낸 사실을 신아영에게 알렸다고 확신했다.

윤지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윤주혁은 믿지 않았다.

윤주혁은 윤지원과 이혼한 뒤 빈손으로 내쫓았을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도록 앞길까지 막았다.

결국 윤지원은 곁을 지켜 주는 사람 하나 없이 월세방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아영 언니는 살아남을 거야. 그렇게 되면 오빠가 나를 원망할 일도 생기지 않겠지. 그리고 나는 떠날 거야.’

가슴을 짓누르던 짐을 마침내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검사와 진료를 모두 마쳤을 무렵,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윤주혁이 입원 수속을 밟으러 간 사이 윤지원과 신아영은 병원 로비에 앉아 기다렸다.

신아영은 윤지원의 어깨에 기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원아, 나 무서워.”

윤지원은 신아영의 손을 가볍게 토닥였다.

“무서워하지 마요. 오빠가 있잖아요. 언제나 언니 곁을 지켜 줄 거예요.”

...

신아영은 곧바로 입원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이후에는 항암 치료가 이어졌다.

윤주혁은 모든 업무를 미룬 채 날마다 병원에 머물며 신아영을 간호했다.

윤지원은 학교와 병원을 오가는 동시에 유학 서류까지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어느 날 병원에서 함께 집으로 돌아온 뒤 윤주혁이 윤지원을 불러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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