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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머무는 자리제3화

이 화는 약 2297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시간은 흘러 어느새 밤이 찾아왔다. 민설아는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워 집 밖으로 나가 쓰레기통에 버렸다.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기대어 쉬며 핸드폰을 열어 SNS를 확인했다.

가장 최근 게시물은 분홍색 토끼 프로필 사진을 가진 여자가 올린 일몰 사진이었다. 사진 중 한 장에는 남자의 옆모습이 담겨 있었는데 그의 손에는 타르트 상자가 들려 있었다.

화면 속의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보니 민설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서예슬의 개인 계정은 민설아가 윤지훈 몰래 여러 사람에게 부탁해 어렵게 추가한 것이었다.

어느 날, 그녀는 서예슬이 “외국에서 먹었던 타르트가 너무 먹고 싶어~”라는 게시글을 올린 것을 보고 윤지훈이 왜 그토록 자주 타르트를 사 오는지 깨달았다.

그렇게 조금씩 민설아는 윤지훈과 서예슬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윤지훈이 고집스럽게 사용하는 세제, 그녀에게 선물했던 꽃다발, 집에 들여놓은 장식품들까지.

모두 서예슬의 SNS에 올라온 것과 똑같았다.

윤지훈은 민설아와 함께하면서도 서예슬을 잊으려 했지만 결국 그녀를 깊이 그리워하며 민설아를 대체물처럼 여겼다.

그 사실을 곱씹으며 민설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복잡한 감정이 스쳤지만 이제는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다.

가슴이 먹먹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설아는 냉장고에서 오이를 꺼내 씻어 천천히 먹었다.

시간이 흘러 벽시계의 시침이 몇 바퀴를 더 돌았다. 자정이 가까워졌을 때, 윤지훈이 집에 돌아왔다.

윤지훈은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들어왔다. 아까 떠날 때 약속했던 타르트는 까맣게 잊은 듯했다.

그는 집안을 둘러보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집에 뭔가 빠진 것 같아.”

“오후에 안 쓰는 물건들 좀 치웠어.”

민설아의 말을 들은 윤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소매 단추를 풀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했다.

윤지훈의 늘 곧은 뒷모습을 보며 민설아는 시선을 내렸다.

사실 그가 조금만 신경 썼다면 사라진 물건들 대부분이 그녀가 평소에 사용하던 것들이라는 걸 눈치챌 수도 있었다.

그렇게 똑똑한 그가 민설아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선과 마음은 서예슬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이런 작은 변화에 신경 쓰지 않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은가?

결국 그는 자신에게 친구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여자 친구의 미묘한 행동을 관심 있게 보지 않았다.

민설아는 속으로 자신을 비웃으며 생각하던 그때 윤지훈이 갑자기 물었다.

“‘유마’라는 건 어디서 맞춤 제작할 수 있을까? 그런 유행하는 건 잘 몰라서.”

어제 서예슬이 SNS에 올렸던 게시글이 떠올랐다. 윤지훈은 그녀를 위해 그것을 준비하려고 했다.

민설아는 잠시 멈칫했다가 대답했다.

“‘유마’는 최근 유행하는 거라 쉽게 만들 사람을 찾기 어려워. 그런데 내가 할 줄 알아. 내가 만들어줄게.”

민설아의 대답에 윤지훈은 잠시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 친구에게 좋아하는 여자를 위한 선물을 부탁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느낀 듯했다.

하지만 서예슬을 기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인지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구체적인 디자인과 요구사항은 내가 보내줄게.”

민설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 그녀의 눈가가 붉어진 것을 윤지훈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날 밤, 민설아는 서예슬의 SNS 게시물을 참고하며 밤새워 선물을 만들었다.

다음 날 아침, 윤지훈이 집을 나서기 전, 그녀는 ‘유마’를 그의 손에 건넸다.

윤지훈은 그녀의 부은 눈가를 보며 드물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고마워.”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심스러웠다.

민설아는 고개를 저으며 피곤한 목소리로 답했다.

“괜찮아. 네가 좋아하면 됐어.”

윤지훈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그의 돌아보지 않는 뒷모습을 보며 민설아는 미소를 머금은 채 입술을 움직였다.

“이건 내가 떠나기 전에 너희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그날 이후, 윤지훈은 밤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민설아의 행동도 방 안에서 사라져가는 물건들도.

그는 여전히 서예슬과 시간을 보내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민설아도 그를 더 이상 방해하지 않았다. 묵묵히 짐을 정리하면서 방은 점점 텅 비어갔다.

며칠 후, 겨울옷을 정리하던 중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설아야? 지훈 오빠가 취했어. 노래방에 와서 좀 데려가 줄래?”

‘지훈이가 술에 취했다고? 그가 술을 마시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민설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별다른 생각 없이 핸드폰을 들고 택시를 잡았다.

노래방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20분쯤 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소를 따라 찾아간 방 앞, 문은 살짝 열려 있었다.

그녀가 문을 천천히 밀고 들어가자 윤지훈은 한 여자의 품에 기대 속삭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사랑에 빠진 연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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