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날 용서해줘요제2화
이 화는 약 1651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가 아니었다. 비록 내 경험이 또래의 어느 젊은 여인보다도 월등하다고 자부하지만, 조태석의 은밀하면서도 대담한 시선은 이상하게도 내 흥분을 자극했다.
‘만약 도련님의 아래에 있는 게 권복기가 아니라 나였다면...’
‘이런 자세로...’
나는 주체할 수 없이 이런 환상을 하며 몸이 마치 개미가 기어간 것처럼 점점 더 간지럽기 시작했고, 머릿속에는 다시금 친구가 조태석에게 시달리던 동영상 장면이 떠올랐다.
“계속 운동해요. 난... 난 들어가 볼게요.”
마침내, 이 금기하고도 수치스러운 흥분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마치 도망치듯 방으로 달려가 침대에 쓰러졌다.
난 급하게 잠옷 치마를 벗고 침대 머리맡 서랍 깊숙한 곳에서 작은 물건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다리를 벌린 채 조태석이 있는 거실 방향을 향해 버튼을 누른 후, 그와 함께 잠자리를 갖는 장면을 상상했다.
기력이 다해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도 나는 생각했다. 아마도... 나는 더 이상 이 감각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내 몸은 마치 태생적으로 남성의 강압적인 지배를 갈망하는 것만 같았다. 어떤 기술도 필요 없고, 오직 순수한 힘으로 나를 정복하는 것을.
다음 날, 남편의 전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때 나는 너무나도 피곤해서 눈조차 제대로 뜰 수 없었고 양쪽 무릎은 하루 종일 꿇어 있었던 것처럼 아팠으며 허리도 심하게 뻐근했다. 그래서 대충 몇 마디로 답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오후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고, 그제야 남편이 전화로 오늘도 야근이라 밤에 집에 안 들어온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몸을 겨우 일으키며 조태석이 집에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혹시 그에게 저녁을 해줘야 하나 싶어서였다.
하지만 문 손잡이를 돌리자 그가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다는 걸 발견했다. 방 안에서 들릴 듯 말 듯한 숨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참지 못하고 문틈 사이로 가만히 훔쳐봤다.
조태석은 책상 앞에 단정히 앉아, 눈앞의 컴퓨터 화면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팔은 위아래로 움직이며 무언가에 몰두한 듯 보였다. 스크린에서는 형용하기 힘든 영화가 재생되고 있었다.
영화에서 온몸이 벌거벗은 날씬한 여인이 침대에 무릎을 꿇고 앉아 통통한 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의 가는 허리를 단단히 붙잡았는데, 근육이 탄탄하게 잡힌 복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마치 소처럼 끊임없이 앞으로 돌진했다.
여자는 힘들어 숨을 헐떡이면서도 남자의 밑에 단단히 잡혀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했다.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 장면을 목격했을 때는 얼굴이 화끈거리며 붉어지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더 수치스러운 것은 조태석이 손에 든 연보라색 옷감이었다. 그건 바로 내가 며칠 전에 잃어버린 티팬티였다.
그가 가져간 거였다!
나는 온몸이 뜨겁다 못해 정신까지 어질어질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컴퓨터 화면에서 다른 화면이 재생되었다. 남자는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손가락 두 개를 뻗어 그녀의 입에 넣고는 휘저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머리를 들고 그 손가락을 빨았고, 침은 입가를 따라 천천히 가슴으로 흘러내렸다.
“이 약은 정말 효과가 있네, 어때 좋지? “
“응!”
여자가 황홀한 가운데 입에서 이 글자를 뱉어냈다.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라는 생각이 든 동시에, 난 영화 속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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