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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결혼식제3화

이 화는 약 2169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온몸이 부서질 듯 아파오자 나는 그만 그 피바다 속에 주저앉고 말았다.

온몸에 성한 곳 하나 없었지만 가장 아픈 건 새 생명이 숨 쉬고 있던 배속이었다.

입에서도 피비린내가 나고 있었고 내 시야는 점점 흐려져 가고 있었다.

엄마의 유골함을 안고 있던 나는 멀리 찌기 떨어져서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박형식을 보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떨리는 손으로 내 배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피를 토해내자 강지연은 놀란 얼굴을 한 채 박형식의 팔을 꼭 붙잡고 있었다.

“임미연, 어디서 연기야. 그냥 한번 찼다고 그렇게 죽을 듯이 굴지 마.”

여전히 고고한 자태를 유지하며 매정하게 말한 박형식은 종이를 빼 들더니 자신의 신발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그때 강지연이 눈에 눈물을 매달고 헛구역질까지 하며 본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형식 씨, 미연 씨 설마 임신한 거 아니에요? 피를 너무 많이 흘리는데요? 너무 더러워요...”

입을 틀어막고 헛구역질을 하는 강지연의 행동은 누가 봐도 가짜 같았지만 박형식은 그녀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려주며 말했다.

“더러우면 보지 마.”

강지연에게는 그토록 다정하던 그가 나를 볼 때는 눈에 혐오가 가득했다.

“임신이라니 말도 안 되지, 만약 정말 그랬다면...”

“쟤는 온 세상이 다 알도록 떠벌려서 나한테서 더 많은 걸 받아가려고 했을 거야.”

코웃음을 치며 나에 대한 증오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박형식이었다.

“어머, 사람이 어쩜 그래요...”

그들의 말이 끝났을 때쯤 배에서 피부를 지나 뼈까지 파고드는 통증이 전해져왔다.

마치 배 속의 아기가 온몸의 신경을 꽉 잡고 자신의 불만을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에 나의 내장기관들은 당장이라도 끊어져 나갈 것 같았지만 나는 기침을 하며 피를 뱉어내고는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이거 봐.”

나는 우리 아이의 피가 잔뜩 묻은 빨간 손을 떨어가며 주머니에서 검사보고서를 꺼내 박형식에게 건넸다.

“이거 다 보면 나도 너 귀찮게 안 하고 그만 갈게.”

“둘이 평생 행복하게 살아.”

아이를 갖는 게 평생의 소원이었던 박형식의 가슴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대못을 박을 생각으로 나는 그 검사보고서를 건넸다.

본인 발로 직접 그토록 원하던 박씨 가문의 후손을 차 죽였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건넨 건데 그는 보고서를 보지도 않고 바로 구기더니 피바다 속으로 던져버렸다.

“너랑 놀아줄 시간 없어.”

“사람 말 못 알아들어? 나한테 이제 남아있는 인내심 따위는 없다고.”

그는 산발이 된 내 머리채를 잡아 내리며 나더러 본인과 눈을 맞추게 했다.

“유골함 나한테 주고 강지연한테 사과만 하면 너는 계속 박씨 집안 사모님으로 살 수 있다니까? 이 말이 어려워?”

두피가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에 나는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물어뜯으면서도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충혈된 두 눈으로 박형식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그는 내 품속에 있는 유골함을 보더니 또 자극을 받은 건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소리쳤다.

“그건 왜 아직도 안고 있는 거야! 이미 다 죽은 사람으로 또 얼마나 나를 협박하려고!”

“이리 내.”

“안돼!”

박형식이 그 유골함을 빼앗아 갈 때 우리는 동시에 서로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하나는 그저 분노뿐인 외침이었고 하나는 가슴이 미어질 듯한 슬픔과 분노에서 비롯된 외침이었다.

박형식은 피부가 뜯겨나갈 정도로 할퀴어진 제 손을 보더니 눈빛을 싹 바꾸며 말했다.

“그래, 이건 너 가져.”

말을 마친 그는 고함을 지르더니 유골함 뚜껑을 열고 그걸 냅다 하늘로 뿌려버렸다.

“엄마!”

나는 바닥에 떨어지는 가루를 향해 달려가려 했지만 박형식은 그것도 못 하게 나의 머리채를 잡으며 나의 얼굴을 바닥에 붙여버렸다.

“이거 놔, 이건 우리 엄마...”

그는 다시 내 뺨을 내려치더니 다 갈라진 목소리로 외쳤다.

“그 입 다물어! 가식 그만 떨어, 너는 그냥 네 엄마의 죽음으로 나한테서 돈이라도 더 뜯어내려는 거잖아. 그래야 네가 편해지니까, 아니야?”

“그럼 네 소원 내가 들어줄게.”

그는 나를 본인 앞으로 끌고 가더니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가루를 한 움큼 집어 들고 내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엄마랑 평생 함께 있으려면 이 방법이 낫지 않아? 그냥 네 몸속에서 평생 살라고 해!”

“입 벌려! 왜 다물고 있는 건데!”

그는 내 머리채를 잡고 나를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입도 못 벌리면서 왜 사랑한다고 떠들어 대!”

“벌려서 네 그 지극한 효심 증명 좀 해보라니까? 못 하겠으면 박씨 집안 안주인 자리도 포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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