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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 진심제3화

이 화는 약 2122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이 학교 냄새가 왜 이래요? 진짜 역겨워.”

부연서는 코를 틀어막으며 차 안으로 다시 숨어들며 창문을 닫아버렸다.

나는 언니의 이런 반응에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나는 다시 SUV 위로 천천히 떠오르며 학교 근처를 바라보았다.

나는 이 마을에서 15년을 살았다.

학교 주변은 가축 농장과 푸른 풀밭이 펼쳐진 곳으로, 무리지어 있는 소와 양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푸르른 풀밭 위엔 자연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나는 이곳에서 살았다.

도시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이곳에서 외할머니와 의지하며 살아왔고, 방과 후엔 근처 농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소와 양을 돌보며 생활비를 벌곤 했다.

언니와 나는 다른 학교를 다녔다.

부연서는 도시의 사립학교에 다녔고, 나는 외할머니댁 근처의 시골 고등학교에 다녔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내 성적이나 생활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 이 한적한 마을에 발길조차 한 적이 없었다.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온 것은 외할머니 장례식 때였다. 그마저도 간단히 추모한 뒤 떠났고, 매년 설날에만 나를 잠시 도시로 부르곤 했다.

마을 사람들에게 나는 사실상 고아나 다름없었다.

나는 고아가 아니라고 해도, 다를 바 없었다.

“부소민! 너 나와!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이 못된 계집애, 동생이 죽어가는데 누나라는 게 숨어서 도와주지도 않아? 안에 숨으려면 평생 나오지 마라!”

엄마는 분노에 차 학교 정문을 있는 힘껏 흔들어댔다.

작은 학교의 철문이 덜그럭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냈고,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두 놀라 모여서 수근대기 시작했다.

곧 교무부장이 밖으로 뛰어나왔다.

“아! 부소민 학생 부모님이시군요! 정말 잘됐습니다!”

“이 아이 정말 훌륭한 학생이에요! 저희 쪽은 막 니엘대학교 디자인학부에서 부소민 학생을 특별 전형으로 합격시켰다는 소식을 받았거든요!”

부연서는 ‘니엘대학교’라는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특별 전형? 합격?! 부소민이?!’

나는 공중에 멈춰 섰다.

니엘대학교 디자인학부는 내 어릴 적 꿈이었다.

어릴 적 외할머니는 헝겊을 모아 옷을 지어주시곤 했다.

외할머니는 솜씨가 마치 마술 같아, 낡은 천 조각들이 외할머니의 손을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곤 했다.

외할머니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우리 소민이 커서 니엘대학교 디자인학부에 갈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만들 수 있을 거야.”

그 말에 나는 혼자 다짐했다.

‘언젠가 꼭 니엘대학교 디자인학부에 가겠어!!’

“니엘대학교에서 부소민 학생에게 장학금을 특별 지원했어요. 한 학기에 2,000만 원이고, 마을 정부에서도 명예 장학금으로 4,000만 원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교무부장은 감격해하며 눈물을 흘렸다.

교무부장은 부모님 앞에서 수십 년의 교직 생활 동안 이렇게 뛰어난 학생은 처음이라며 감탄해 마지않았다.

나는 직접 니엘대학교의 합격통지서를 열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죽었고, 아무것도 만질 수 없었다. 그저 머리를 들이밀어 아빠가 손으로 떨며 열어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빨간색 실크 커버에 금박으로 장식된 통지서는 펼쳐지며 입체적으로 디자인된 축소된 캠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뚝!

물방울 하나가 합격통지서 위로 떨어지며 검은 잉크가 번져나갔다.

‘눈이 오는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아빠는 고개를 푹 숙였고, 몸이 순간적으로 떨렸다.

그것은 아마도 나의 착각일 것이다.

엄마는 한 학기 장학금 2,000만 원과 마을 정부의 4,000만 원 지원금 소식을 듣자 눈이 번쩍였다.

‘우리 아들 병원비 선납금 2,000만 원 해결될 수 있겠네!!’

“그러니 이 계집애가 도망칠 수 있는 날개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집에 돌아오지 않은 거야! 돈이 생겼으니 숨어서 동생을 안 도와주는 거지!”

“소민이가 학교에 없으면... 설마 거기에 있을까요...?”

부연서는 말을 더듬으며 눈길을 피했다.

“소민이 어디 있는지 아는 거야? 어서 말해!”

아빠는 조급한 목소리로 언니의 어깨를 잡았다.

아빠의 손아귀는 무척 강했던지, 언니의 얼굴이 굳어지며 분노가 어린 표정을 지었다.

“지난번 외할머니 장례식 때, 소민이가 어떤 뚱뚱한 남자랑 모텔로 들어가는 걸 봤어요. 혹시 거기 있는 거 아닐까요?”

영혼 상태인 나는 언니의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얘졌다.

‘그걸 어떻게 봤지?!’

‘아빠, 제발 거긴 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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