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남의 편인 남편제3화
이 화는 약 1898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만두소에는 유리 조각이 잔뜩 들어 있었다.
한 입 삼킬 때마다 수없이 많은 바늘로 목을 찌르는 것 같았다.
나는 고통을 참으며 만두를 뱉어 내고 신나영에게 따졌다.
"만두에 유리 조각을 넣어 놓고, 이게 사과라고?"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본 박지환이 의아한 눈으로 신나영을 돌아봤다.
신나영은 순식간에 눈물을 쏟았다.
그러더니 힘없이 박지환의 품에 몸을 기댔다.
"난 안 그랬어..."
"만두 빚는 것도 지환이가 옆에서 봤는데, 어떻게 유리 조각이 들어 있겠어?"
"유진아, 난 진심으로 사과하러 온 거야. 왜 그런 뻔한 거짓말로 날 모함해?"
"나랑 아기가 죽기라도 해야 용서해 줄 거야?"
신나영의 말 몇 마디에, 박지환은 내 잘못이라고 단정했다.
"유진아, 정말 실망이야..."
"오늘은 무조건 나영이한테 사과해."
문득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지환을 보러 회사에 갔을 때였다. 여비서가 내가 일부러 자기 서류를 더럽혔다며 뒤집어씌웠다.
아무리 해명해도 소용없던 그때, 박지환이 나타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 여비서를 해고했다.
그때 박지환은 이렇게 말했다.
"난 내 아내를 무조건 믿어."
하지만 이제 그 믿음은 다른 여자를 향하고 있었다.
"내 잘못도 아닌데, 왜 내가 사과해야 해?"
나는 가슴을 짓누르는 아픔을 참으며 외쳤다.
내 태도에 박지환은 더 격해진 듯했다.
박지환은 미친 듯이 내 입에 만두를 밀어 넣었다.
내가 피를 한 모금 토하고 나서야 박지환은 정신이 드는 듯했다.
"유진아, 왜 그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하지만 나는 대답할 힘조차 없었다.
의식을 잃기 직전, 박지환이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빨리 구급차 불러!"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는 박지환의 걱정 가득한 얼굴이 있었다. 그런데 입에서 나온 말은 또다시 칼날처럼 꽂혔다.
"나랑 나영이 원망하는 건 알아."
"그래도 나영이한테 뒤집어씌우겠다고 네 몸을 해치면 안 되지."
입을 열어 보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유리 조각에 성대를 다친 건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걸 알아차린 박지환은 곧바로 일어나 의사를 찾으러 나갔다.
그러자 신나영이 내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왜 목소리가 안 나오는지 알아? 내가 만두에 약을 탔거든."
"넌 말도 못 하잖아. 지환이는 믿어 주지도 않을 거고."
"서유진, 넌 그 천박한 네 엄마랑 똑같아. 태생부터 천한 년."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온 힘을 다해 신나영을 밀쳤다.
신나영은 내게 의기양양한 웃음을 보이더니 바닥에 쓰러졌다. 두 다리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병실로 돌아오던 박지환이 하필 그 장면을 봤다.
박지환은 곧바로 신나영을 안아 들고 병실을 나갔다.
그러면서 나를 향해 사납게 내뱉었다.
"나영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의사는 신나영에게 출산 후 외상으로 인한 이차성 대량 출혈이 생겼다고 했다.
박지환은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렸다.
"너희가 얼마나 친한 사이였는데. 어떻게 그렇게 악독하게 굴어?"
"서유진, 이 악독한 여자..."
내 코앞에 손가락을 들이밀며 퍼붓는 욕설에, 마지막 남은 마음마저 식어 버렸다. 나는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
[생각 다 했어요. 최대한 빨리 사람을 보내 저 좀 데려가 주세요.]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의사가 뛰어와 신나영에게 수혈이 필요한데 병원에 혈액이 부족하다고 했다.
"저 여자 피를 뽑아!"
박지환은 망설이지 않았다.
바늘이 혈관을 파고들었다. 피가 끊임없이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나는 절망에 잠겨 박지환을 바라봤지만, 돌아온 말은 차갑기만 했다.
"다 네가 나영이한테 갚아야 할 빚이야..."
몇 통이나 뽑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의식이 점점 흐려지는 것만 느껴졌다.
그러고는 쓰레기처럼 병실에 버려졌다.
나는 휴대폰에 저장해 둔 박지환의 무정자증 진단서를 찾아, 마지막 힘을 다해 전송 버튼을 눌렀다.
'박지환, 이게 내가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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