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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남의 편인 남편제1화

이 화는 약 2008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절친의 아기가 태어난 지 한 달을 기념하는 잔칫날, 남편 박지환은 그 친구에게 저택 한 채를 선물했다.

선물을 잘못 가져온 줄 알았다. 하지만 남편은 태연했다.

"나영이 아이, 내 아이야. 집은 그 보답으로 준 거고."

온몸이 얼어붙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물었다.

"언제부터였어?"

남편은 귀찮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중요해?"

"앞으로도 내 아내는 너야."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면서, 직접 낳을 고생도 없이 엄마가 되는 건데 뭐가 나빠?"

하지만 남편은 몰랐다. 심각한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걸.

* * *

절친 신나영도 다가와 미안한 얼굴로 내 팔을 끼었다.

"유진아, 당장은 받아들이기 힘들 거 알아."

"그래도 넌 아이를 못 낳잖아. 다른 여자가 낳는 것보단 내가 낫지 않겠어?"

"네 건 내 거나 마찬가지라고, 네가 그랬잖아..."

"솔직히 말해 줄까?"

"5년 전 네가 그 말을 한 날 밤부터, 나 지환이랑 만났어..."

나는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5년 전, 박지환과 내 결혼식에 신나영은 들러리로 참석했다.

우리는 바닷가에서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맹세했다.

당시 빚에 허덕이던 신나영의 빚을 갚아 주려고 나는 결혼할 때 가져온 돈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몇 번이고 거절하길래, 내 것이 곧 네 것이라며 받아 달라고 했을 뿐이었다.

그날 밤, 신나영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잠자리를 가졌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속까지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곳을 어떻게 빠져나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지난 5년간 나눴던 사랑이 한낱 웃음거리처럼 느껴졌다.

박지환이 돌아왔을 때, 집 안은 이미 엉망이었다.

예상했던 말다툼은 없었다. 박지환은 전에도 수없이 다투고 나면 그랬듯 다가와 나를 품에 안고, 귓가에 다정하게 속삭였다.

"다친 데는 없어? 다 큰 사람이, 아직도 애처럼 이러면 어떡해?"

그러고는 내 귓가에 입까지 맞췄다.

순간 낮에 있었던 일이 전부 악몽이었나 싶었다.

꿈은 끝났고,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바로 다음 말이 나를 그 악몽 속으로 끌어당겼다.

"요 며칠 밤마다 아이가 보챈대. 도시 북쪽 저택에 가서 나영이랑 아이 곁에 좀 있어 줘야겠어."

"걱정하지 마. 내가 제일 사랑하는 건 여전히 너야."

"나영이는 그냥 내 아이 엄마일 뿐이야.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정 못 받아들이겠으면, 앞으로 넌 남쪽에서, 나영이는 북쪽에서 살면 되잖아. 서로 신경 쓰지 말고."

"왜?"

나는 박지환을 바라보며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물었다.

"왜 하필 5년 전, 우리 결혼식 날 그 여자랑 잔 거야?"

박지환은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처음엔 그냥 술에 취해서..."

"그러다 알게 됐어. 너희가 아무리 친해도 잠자리에서는 완전히 다르더라고."

"유진아, 넌 너무 몸을 사려..."

"게다가 넌 걸핏하면 토라지잖아. 너랑 싸우고 나면 늘 나영이가 곁에 있어 줬어."

그때가 꽤 좋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박지환과 사귄 지 2년째 되던 해가 떠올랐다. 업무상 술자리에서 술에 취한 박지환은 새벽 5시에도 근처 호텔에서 쉬려 하지 않았다. 굳이 사람을 시켜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술김에 다른 여자와 엮일까 봐 그랬다고 했다.

평생 나 아니면 안 된다고, 나 말고는 어떤 여자와도 엮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지금은 내 절친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그 생각에 마음이 완전히 식어 버렸다. 우는 것조차 잊었다.

그때 박지환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뜬 고객이라는 이름을 보고도 바로 받지 않았다. 대신 내게 말했다.

"됐어, 이제 그만해."

"아직도 분이 안 풀렸으면 쇼핑이나 하고 와. 나영이랑 아이가 기다리잖아."

"아직 어린데 아빠 없이 지내게 할 순 없잖아."

"유진아, 너도 그 아이가 너처럼 되는 건 싫지?"

분노가 치밀어 눈을 부릅떴다.

아빠는 내가 세 살 때 다른 여자와 도망쳤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박지환은 일부러 그 상처를 건드렸다.

"박지환... 우리 이혼하자."

그 한마디를 꺼내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했다.

그런데 박지환은 그 말을 듣고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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