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의사가 호구를 그만두었다제2화
이 화는 약 1852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성분이 똑같은데 약효가 달라 봐야 얼마나 다르겠어요? 결국 돈 더 벌려고 그러는 거잖아요?”
정유아는 숏폼 영상 하나를 틀었다.
영상 속에서는 ‘전문가’라는 사람이 비싼 약은 돈 낭비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의 눈빛이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들에게 의심받는 건 정말이지 불쾌했다.
하지만 정유아와는 더 이야기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도 알았다.
뒤에는 아직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았다.
더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다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인터넷에서 직접 사세요.”
“정유아 씨는 더 이상 진료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병원에 오지 마세요.”
나는 약을 돌려받으려고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정유아는 약 상자를 꽉 쥔 채 내놓지 않았다.
“왜요? 찔리는 게 있으니까 증거를 없애려고요? 싫은데요? 이건 증거로 가지고 있을 거예요!”
정말 막무가내였다.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때 뒤에서 기다리던 환자 한 명이 고개를 내밀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강 선생님, 이제 제 차례죠? 아직도 머리가 아파서요.”
나는 더 이상 정유아와 실랑이하지 않고 병원 밖으로 내보냈다.
“나가세요!”
결국 정유아는 돈 한 푼 내지 않은 채 약까지 들고 가 버렸다.
나는 이 일도 그렇게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 날.
병원 문을 열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병원 앞은 사람들로 빼곡했다.
마을 사람들이 거의 다 나온 듯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도 예전과 달랐다.
늘 보이던 친근함과 믿음은 사라지고 분노와 경멸만 가득했다.
“돈 돌려줘!”
누군가 먼저 외치자, 사람들이 순식간에 들끓기 시작했다.
“강지훈! 우리한테 더 받아 간 돈 전부 돌려줘!”
“우리가 그렇게 믿었는데 뒤로는 우리 돈을 뜯어먹고 있었어?”
나는 눈앞에 몰려든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봤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무슨 돈을 돌려 달라는 거예요?”
그때 마을 이장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앞으로 나왔다.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 선생, 어떻게 동네 사람들 돈을 그렇게 받아 챙길 수가 있어?”
이장이 핸드폰 하나를 내 눈앞에 내밀었다.
화면에는 자극적인 제목의 게시물이 떠 있었다.
[악덕 동네 병원의 실체 폭로! 흰 가운을 입은 흡혈귀, 단돈 1,000원을 벌려고 마을 사람들한테 사기 치다!]
글을 올린 사람은 바로 정유아였다.
영상은 악의적으로 편집되어 있었다.
내가 6,000원을 받은 장면과 마지막에 정유아를 밖으로 내보내는 장면만 남아 있었다.
거기에 달린 글 역시 나를 돈밖에 모르는 나쁜 의사로 몰아가고 있었다.
댓글창도 난리가 나 있었다.
[저런 의사는 면허부터 취소해야지. 감옥에 처넣어야 해.]
[진짜 역겹다. 순진한 동네 사람들만 골라서 등쳐먹네.]
[이런 건 인플루언서가 제대로 폭로해 줘야지!]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만큼 화가 치솟았다.
“전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영상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거예요! 제가 여기서 병원을 운영한 게 몇 년인데, 언제 여러분한테 돈을 더 받은 적이 있습니까?”
“진료비도, 약도 거의 원가로만 받았습니다. 진료비도 얼마 받지 않았고요. 형편이 어려운 분들한테는 제 돈을 보태 준 적도 있어요!”
그때 정유아가 사람들 뒤쪽에서 걸어 나왔다.
손에는 셀카봉을 든 채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다.
“여러분, 보이시죠? 이게 바로 악덕 의사의 본모습이에요. 아직도 끝까지 변명을 하잖아요!”
“정말 본인 말대로 손해만 봐 가면서 진료했다면, 왜 이렇게 오랫동안 병원을 운영했겠어요?”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남는 게 있으니까 하는 거죠. 돈도 벌고 사람들한테 고맙다는 말까지 들으니 얼마나 좋아요?”
“동네 사람들이 그렇게 믿어 줬는데, 뒤에서는 사람들을 가지고 놀았네요. 정말 위선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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