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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의사가 호구를 그만두었다제1화

이 화는 약 2108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작은 병원을 운영하셨다.

감기약을 한 번 처방해 주고도 단돈 1,000원밖에 받지 않으셨다.

병원을 물려받은 뒤에도 나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지키며 동네 사람들을 정성껏 치료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인플루언서에게 약값 6,000원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악덕 병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돈에 눈이 멀어서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사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병원 앞을 막아섰고, 그동안 부당하게 받은 돈을 전부 돌려 달라고 몰아붙였다.

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했다.

그동안 받은 진료비를 모두 돌려준 뒤, 내 손으로 병원 문을 닫았다.

“원하신 대로 병원은 문을 닫겠습니다. 앞으로 머리가 아프거나 열이 나면 시내 종합병원에 직접 가서 접수하세요. 다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이 또다시 내 집 앞을 막아섰다.

다만 이번에는 병원 문을 다시 열어 달라고 애원하기 위해서였다.

* * *

“6,000원이라고요? 이거 완전 사기잖아요!”

목소리를 높인 젊은 여자는 얼마 전 마을로 돌아온 인플루언서 정유아였다.

가벼운 배탈로 설사를 조금 하는 정도라서 최대한 순한 위장약만 처방해 줬을 뿐이었다.

“약값만 5,000원이에요. 진료비는 1,000원만 받은 거라 비싼 편이 아닙니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정유아가 핸드폰 화면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방금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똑같은 약이 5,000원이잖아요. 배송비도 무료고요!”

그러더니 따지듯 말을 이었다.

“진료비를 1,000원밖에 안 받았다고요? 이런 동네 병원은 나라에서 약값 지원도 해 주잖아요. 그 돈까지 혼자 챙기는 거 아니에요?”

지원금이라니.

나는 잠시 멈칫했다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런 지원을 받으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지원 금액도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줄곧 아는 제약업체를 통해서 직접 약을 공급받아 왔다. 약효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제품을 쓰기 위해서였다.

명문 의대를 졸업했을 당시만 해도 여러 병원에서 나를 데려가려고 했다.

그때 마을 이장이 직접 찾아왔다.

마을이 시내와 너무 멀어서 노인들과 아이들이 병원에 다니기 힘들다며, 고향으로 돌아와 줄 수 없겠냐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 마을 사람들이 어머니와 나를 도와줬던 일을 떠올린 나는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마을에서 환자를 진료한 지도 벌써 5년이었다.

이렇게 막무가내인 환자가 처음도 아니었다.

나는 곧바로 벽에 붙어 있는 진료비와 약값 안내표를 가리켰다.

“약값은 전부 공개되어 있고 저도 돈을 주고 약을 들여옵니다. 정유아 씨한테 더 받은 돈은 한 푼도 없어요.”

“어머, 제법 그럴듯하게 해 놨네요.”

정유아가 팔짱을 끼고 비웃었다.

“그래 봤자 이런 식으로 돈 뜯어내는 건 아무것도 모르는 동네 사람들한테나 통하죠.”

정유아는 눈을 흘기더니 병원 안팎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여러분, 이것 좀 보세요! 이 사람 진료비를 제멋대로 받아요!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뜯어먹고 있다고요!”

순식간에 주변의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사람들의 눈에는 의심과 경계의 기색이 묻어 있었다.

그때 이웃집 별이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볼을 잔뜩 부풀린 채 정유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유아 언니, 거짓말하지 마세요! 강 선생님은 좋은 분이에요!”

“내가 지난번에 열이 났을 때도 강 선생님이 치료해 주고 사탕도 줬어요. 엄청 친절하셨단 말이에요!”

그 모습을 보자 나는 별이를 향해 살짝 웃어 보였다.

그런데 정유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정유아는 핸드폰으로 내가 처방한 약을 검색하더니 화면을 별이 눈앞에 들이밀었다.

“잘 봐. 인터넷에서는 5,000원인데 여기서는 6,000원을 받았잖아. 무려 1,000원이나 더 받은 거라고!”

“꼬맹이가 사탕 하나 받았다고 홀랑 넘어갔네. 그렇게 순진해서 커서 세상을 어떻게 살려고 그래?”

“언니!”

별이의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내 표정도 차갑게 굳었다.

“말조심하세요.”

나는 정유아의 핸드폰 화면을 가리켰다.

“잘 보세요. 서로 다른 제약회사 제품입니다.”

“제가 처방한 약은 정제 공정부터 달라요. 부작용도 적은 제품이라 원가 자체가 더 비쌉니다.”

그러자 정유아는 마치 꼬투리라도 잡았다는 듯 더욱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그런 말은 인터넷의 전문가들이 진작에 다 틀렸다고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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