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천사제1화
이 화는 약 1627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내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 오빠가 필요하다면 전부 줄 것이다.
이제 오빠는 신장이 필요하다.
“신장을 주면 죽는다고 하던데, 무서워요.”
“엄마, 아빠, 나 죽고 싶지 않아요.”
내가 울며불며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퍼지며 큰 화제가 됐다.
이 온라인 폭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고, 엄마는 내 뺨을 때린 후 날 집에 가둬버렸다.
* * *
내 부모님은 은 매우 금슬이 좋으셔서 대학 졸업하자마자 결혼했고, 결혼 후 바로 임신해서 오빠를 낳았다. 세 식구는 정말 행복하게 살았다.
오빠가 여섯 살 되던 해 평범한 감기에 열이 좀처럼 낫지 않았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상태가 좋지 않으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부모님은 믿을 수 없다며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온갖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결국 오빠는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이라는 병을 진단받았다.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병이었다.
부모님은 친척과 친구들에게 간절히 부탁해 이식을 위한 검사를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의사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가 일치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원래 오빠 하나만 키울 생각이던 부모님은 다시 아이를 갖기로 결심했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집안의 네 번째 아이였다. 첫째는 오빠였고, 둘째와 셋째는 엄마가 임신 5개월이 됐을 때 HLA가 맞지 않아 중절됐다.
그리고 나서야 부모님은 나를 낳았다. 나는 운이 좋은 건지, 아니면 불행한 건지 모르겠다.
내가 태어난 날, 대학생이던 이모가 간호사로부터 나를 받아 안았다. 그날, 아빠와 출산을 막 마친 엄마는 병실이 아닌 오빠의 수술실 앞에 있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모두가 오빠가 완치됐다고 믿었다. 이후 몇 년 동안 우리 가족은 드물게 평온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오빠가 중학교 1학년 때 다시 열이 나고 기침을 반복하며 잇몸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유치원에 다니던 터라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 이후로 오빠가 입원하면 나도 함께 입원하는 일이 잦아졌다. 오빠가 주사를 맞으면 나도 같이 주사를 맞았다.
처음엔 간호사가 나를 붙잡아야 했고, 나는 울면서 버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침대에 조용히 누워 주사를 맞았다. 더는 몸부림치지도, 울지도 않았다.
간호사는 내가 용감하다고 칭찬했지만 나는 그냥 익숙해진 것뿐이었다.
의사는 이 병이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도 생존할 수 있다고 했다. 오빠는 여섯 살 때 발병해 열세 살 때 재발했고, 올해 열여덟 살이 됐다. 의사는 이만하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의사는 오빠가 병마와 싸우는 영웅이라고 했고, 나도 작은 영웅이라며 우리 모두가 용감하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잘 안다. 매번 주사를 맞을 때 정말 아프다. 사실은 울고 싶다. 용감한 게 아니라 단지 체력을 아끼고 싶어서다. 우는 것도 너무 힘든 일이니까.
혈액검사를 끝내고 나면 늘 기운이 빠졌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오빠의 병은 점점 심해졌다. 이제는 신장에도 문제가 생겼다. 의사는 신부전증이 심각해서 신장 이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선생님, 건우 신장 이식 수술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주세요.”
엄마의 목소리는 쉰 상태였다. 분명 한바탕 울었을 것이다.
의사 선생님과 부모님은 이미 수술 일정을 논의하고 있었다. 나는 사무실 밖 복도에 기대어 서 있었다. 병원 에어컨이 너무 세게 틀어져서 그런 건지 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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