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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의 말을 믿고 나를 버린 남자친구제3화

이 화는 약 1828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발아래로 힘이 쭉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다리 힘이 풀리며 차가운 바닥에 털썩 주저앉자, 부경탁이 허둥지둥 내 어깨를 붙잡았다.

그의 위로가 간간이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나는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아주 오래전에 엄마가 한 말이 있었다.

“엄마는 네가 진우 그 애랑 사귀는 건 반대하진 않아. 하지만 우리 같은 보통 집안이 그런 재벌가와 어울리긴 할까? 결국 네가 상처받을지도 몰라.”

당시 달콤한 서진우의 애정에 취해 있던 나는 태연하게 웃어넘겼다.

“괜찮아요, 진우가 반드시 잘해줄 거라고 약속했단 말이에요.”

그러나 서진우가 내 가슴에 가장 깊이 가시를 박을 줄은 몰랐다.

남자의 가벼운 맹세를 진심으로 믿은 내가 바보였다.

얼음처럼 식은 어머니의 손을 꼭 쥐고 나는 흐느껴댔다.

“엄마... 이제 서진우랑 절대 안 만날게요. 다 엄마 말씀대로 할게요. 제발... 제발 한 번만 더 눈 떠주세요.”

그러나 텅 빈 방 안에는 내 목소리만 하염없이 메아리쳤다.

한참이 지난 후,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엄마의 시신을 화장터에 보내려고 했다.

화장 절차를 밟기 위해 정신을 차렸을 때, 병원 측의 차가운 통보를 받았다. 치료비를 모두 정산해야 엄마의 시신을 인계해 준다는 것이었다.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순간, 내 뺨을 후려갈기고 싶었다.

“분할 납부는...”

막 입을 열려는 순간, 부경탁이 자신의 카드를 건넸다.

“이걸로 정산해 주세요.”

“안 돼요! 이미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부경탁은 내가 말리려는 손을 제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선 급한 불부터 꺼야 되잖아요? 돈은 나중에 천천히 갚아도 괜찮아요.”

그의 결연한 눈빛에 나는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심지어 묘지 비용까지 그가 대신 내주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서둘러 일자리를 찾아 빚을 갚는 것뿐이었다.

부경탁의 도움으로 뒷일을 쉽게 마칠 수 있었다.

나와 엄마는 원래 친구가 없었기에 빠르게 절차를 넘길 수 있었다.

장례식 당일, 갑자기 큰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하늘도 흐렸다. 엄마를 끝까지 배웅해 준 사람은 나와 배경탁밖에 없었다.

차가 천천히 묘지에 들어서자 직원이 나와 인계를 시작했다. 그들은 어머니의 유골이 담긴 유골함을 살며시 정해둔 자리에 넣은 뒤 자리를 떴다.

한때 내가 시집가는 걸 보는 게 엄마의 가장 큰 소원이었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게 끝나버렸다.

부경탁이 나를 보며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지내실 생각이세요?”

“여기 남아있을 거예요.”

부경탁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여기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여기 묘지에서 직원을 뽑는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일할 거예요.”

예전엔 항상 내게 남은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다.

엄마와 함께할 시간은 언제든 있다고 생각했기에, 서진우와의 사랑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러나 이제야 깨달았다.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고, 다음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걸.

그래서 나는 엄마 곁에 남기로 결심했다.

부경탁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는 내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

“진아 씨께서 잘 지내는 게 어머님께 가장 큰 위로가 될 거예요.”

장례식이 끝난 후, 부경탁은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려 했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숙였다.

엄마가 떠나면서 집까지 사라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잠시 생각한 후, 나는 서진우와 함께 지내던 아파트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내 물건들이 아직 거기 있을 테니,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됐다.

이 시간대에 서진우가 집에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문을 열자, 서진우는 집에 있었고 송혜미와 열정적으로 입을 맞대고 있었다.

서진우는 나를 보자 당황하며 자기 다리에 앉은 송혜미를 밀쳐냈다.

“진아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그러다 문득 자신의 상황을 깨달았는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긴 왜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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